본격 여름 시작…무더위 식히는 ‘소설 바캉스’ 떠나볼까

김보람 기자 2024. 6. 1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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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30도가 넘는 무더위에 이른 여름휴가를 계획하는 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

마음에 드는 책 한권을 골라 시원한 그늘 아래에서, 수영장의 선베드에 누워 여름휴가의 낭만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출판계가 여름 바캉스를 맞아 잇따라 내놓은 소설 두 권을 모아봤다.

올해 여름 편에는 타인의 시선이나 신념을 허물어뜨리는 사건에도 굴하지 않고 확고한 신념으로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인물의 이야기를 다룬 세 편의 소설과 작가의 인터뷰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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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30도가 넘는 무더위에 이른 여름휴가를 계획하는 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 마음에 드는 책 한권을 골라 시원한 그늘 아래에서, 수영장의 선베드에 누워 여름휴가의 낭만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출판계가 여름 바캉스를 맞아 잇따라 내놓은 소설 두 권을 모아봤다.

‘소설보다: 여름 2024’ (문학과지성사 刊)

■ 소설보다: 여름 2024 (문학과지성사 刊)

출판사 ‘문학과지성사’는 분기마다 ‘이 계절의 소설’을 선정해 ‘소설보다’ 시리즈를 출간하고 있다. 올해 여름 편에는 타인의 시선이나 신념을 허물어뜨리는 사건에도 굴하지 않고 확고한 신념으로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인물의 이야기를 다룬 세 편의 소설과 작가의 인터뷰를 실었다.

서장원의 ‘리틀 프라이드’는 트랜스 남성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조건과 그 조건이 요구하는 것들 가운데서 갈등하는 토미를 주인공으로 한다. 트랜스젠더인 토미는 성별정정을 위한 인우보증서가 필요한데, 그가 떠올린 사람은 오스틴이다. IT스타트업 기업에서 함께 일했던 오스틴은 외모콤플렉스를 해소하기 위해 사지연장술을 받는다고 한다. 이처럼 소설은 외모와 관련된 콤플렉스를 다루는데, 자신의 몸을 긍정한다는 일이 갖는 복잡한 함의를 고민하게 한다.

예소원의 ‘그 개와 혁명’은 수민의 아버지 태수씨의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를 다룬다. 소설은 운동권이었던 태수씨를 중심으로 펼쳐지는데, 유연한 노동문제에 대해 비판하면서도 운동권 세대가 대표하는 거대한 담론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다음 세대의 피로감을 보여준다.

함윤이의 ‘천사들(가제)’은 주인공 ‘나’가 미처 정리하지 못한 감정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다. 부산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영화 오디션을 심사하는 꿈을 꿨지만, 그 꿈이 닿은 곳은 현실의 장례식장인 것처럼 말이다. 함 작가는 “천사와 사랑 그리고 애도와 죄의식 또 수치심 등이 서로 그리 다르지 않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표현했다.

‘결혼식을 위한 쾌적한 날씨’ (휴머니스트 刊)

■ 결혼식을 위한 쾌적한 날씨 (휴머니스트 刊)

책은 대첨 부인의 딸 ‘돌리’의 결혼식을 위해 영국 시골 저택에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야단스러운 소동극으로 시작한다.

3월의 어느 날 강한 바람이 우짖으며 휘몰아치고 있지만, 대첨 부인은 자꾸 날씨가 좋다고 말한다. 당사자인 돌리는 정작 결혼에 확신이 없어 침실에 앉아 럼주를 마시고 있고, 돌리를 사랑하는 ‘조지프’는 연신 “결혼을 막아”라고 중얼거리며 돌리를 찾아다닌다. 돌리의 부자 신랑 ‘오언’은 돌리의 거북이를 마음대로 놓아준다.

과연 허례허식으로 가득 찬 사랑 없는 결혼식은 무사히 끝날 수 있을까?

책은 상대를 속이는 것보다 자신을 속이는 것이 쉬운 사람들이 모여 어떻게든 굴러가는 삶을 기괴하면서도 쾌적하게 보여준다. ‘뉴욕 타임스’는 책에 대해 “대단히 특이한 유머 감각과 관찰력, 통찰력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짧은 스케치 같지만 매력적인 색깔과 질감, 정확한 묘사들로 가득 차 읽는 재미가 있다.

김보람 기자 kbr1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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