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 대장' 푸틴…24년만 방북까지 늦춘 의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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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을 국빈 방문하기로 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새벽 북한에 도착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의 '지각' 도착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밤 잠을 자지 못한 채 새벽 영접을 할 수 밖에 없었고 1박 2일의 국빈 방문 일정은 '당일치기'로 축소됐다.
따라서 푸틴 대통령의 지각 방북은 북러 밀착에 대한 한미일 결속 강화 등을 의식한 수위 조절 차원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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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권 잡기 위해 정상회담 지각, 푸틴 외교 주목
"방북 지각, 보안상 문제일 듯…北과 협의 가능성"
북러 밀착에 대한 한미일 결속 의식한 수위 조절
18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을 국빈 방문하기로 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새벽 북한에 도착했다. 크렘린궁은 이날 새벽 2시가 넘은 시각 푸틴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당초 18일 저녁 늦게 평양에 도착해 19일 오후까지 머물다 베트남으로 향할 예정이었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외교적 이벤트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의 '지각' 도착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밤 잠을 자지 못한 채 새벽 영접을 할 수 밖에 없었고 1박 2일의 국빈 방문 일정은 '당일치기'로 축소됐다. 국빈 방문 일정이 몇시간씩 늦어진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보안상의 문제로 '지각 도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각에서는 북러 간에 합의가 잘 안 돼서 뜸 들이는게 아니냐고 하지만 그런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위원은 그러면서 "여러 가지 협정, 그리고 MOU 성과 사업이라고 하는 문서들이 20여건 체결이 됐는데 그중에 일부는 벌써 공개가 됐다"며 "보안상의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전쟁 중인 기간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사항을 다 고려했을 것"이라면서 "북한과는 사전에 합의가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각 도착이 러시아의 정치적, 외교적 '셈법'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푸틴 대통령은 과거 여러 정상회담에서 지각하기 일쑤였다. 따라서 '지각 대장'이라는 악명을 갖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14년 당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담 때에는 4시간 15분 늦었고, 2016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만남에서는 3시간 가량 늦었다. '지각'이라는 외교적 결례로 상대국 정상들은 오랜 시간 기다리는 수모를 겪은 것이다.
한국 정상들과의 만남에서도 지각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과 회담할 때는 1시간 45분, 2019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린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회담에는 2시간 가까이 늦었다.
푸틴 대통령의 이같은 '지각'은 주도권을 쥐기 위한 계산된 행동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으로 이른바 '푸틴 타임'(Putin time)이라는 표현까지 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지각 행보는 서방국가나 상대하기 껄끄러운 정상을 대할 때 주로 썼다는 점에서 이번 방북 지각을 '주도권 잡기' 차원이라고 볼 수는 없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김 총비서가 러시아를 찾았을 땐 30분 먼저 정상회담 장소에 나와 기다리는 성의를 보였다.
오히려 더 고도화된 '계산된 지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러 정상은 이번에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어 대내외에 과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는 북러의 밀착을 우려하는 서방의 압박과 제재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한국과의 관계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일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지 않는다며 "이에 대해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한러 관계가 악화되기를 바라지 않는다"며 "한반도 전체와 관련한 양국 관계 발전에 관심이 있다"고 유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따라서 푸틴 대통령의 지각 방북은 북러 밀착에 대한 한미일 결속 강화 등을 의식한 수위 조절 차원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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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미현 기자 marialmh7@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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