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사장 "여러 글로벌 메이저, 동해 투자 관심"(종합)
"다른 글로벌 기업 4곳도 관심 뜻 전해와"…5개 해외업체 접촉 첫 공개
사업설명회 등 투자유치 절차 진행…"전문성·자금력 갖춘 회사 대상"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을 총괄하는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19일 "사업 설명서 발송 전임에도 여러 글로벌 메이저 석유기업의 참여 관심이 있어 순차적으로 사업 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한 데 이어 "지속해서 사업 설명회를 실시해 심해 탐사·개발 기술 및 운영 전문성과 자금력을 갖추고 관심을 표명하는 글로벌 회사를 대상으로 투자 유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김 사장은 최소 5차례 탐사 시추에 총 5천억원 이상의 재원이 필요한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의 타당성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는 데 대해서는 "해외 심해 평가 전문 기관과 함께 탐사 유망성을 평가했고, 국내·외 전문가 자문단 검증과 글로벌 메이저 석유기업의 추가 검증이 있었다"면서 글로벌 메이저 기업의 검증 참여 사실을 처음 공개했다.
김 사장은 지난 5월 초 메이저 석유기업 한 곳과 접촉해 비밀준수 계약을 체결한 뒤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 데이터 일부를 공유한 단계까지 나아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밀 유지 의무 탓에 이 업체의 이름을 공개하지는 못한다면서도 "말하면 금방 알 기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회사가) 동해 가스전 유망성을 높이 평가했고, 이후 이 회사는 내부 검토 거쳐 (석유)공사 측에 사업 참여 관심을 밝혀왔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이어 지난 3일 동해 가스전 개발 공식 발표 이후 다른 글로벌 기업 4곳이 추가로 사업 참여 관심 의사를 보여왔다고 전했다.
앞서 정부와 석유공사는 액트지오사의 자문을 바탕으로 해 '대왕고래' 등 7개의 유망구조를 도출한 결과를 국내·외 전문가 그룹을 통해 교차 검증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한국이 기술적 측면에서 심해 석유·가스 자원 개발 경험이 전무한 만큼 개발 경험이 풍부하고 자금력도 갖춘 글로벌 메이저 석유기업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 사장은 일반적인 투자 유치 절차가 ▲ 공식 사업 설명서 송부 ▲ 관심 표명 기업과 비밀 준수계약 체결 ▲ 사업설명회 및 자료 열람 운영(1∼2개월) ▲ 참여 의향 접수(자료 열람 후 1∼2개월) ▲ 우선협상자 선정 및 계약 협상(2개월) ▲ 계약 체결 단계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의 설명대로라면 현재 한 글로벌 메이저 기업이 자료 열람 단계까지, 나머지 4개 기업은 초기 접촉 단계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해외 기업의 투자를 받기 전 관련 제도 개선, 광구 재설정 등 필요한 절차를 먼저 진행할 계획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 관련 제도가 대규모 자원이 있을 것으로 상정하고 만든 게 아니어서 지금 있는 제도대로 개발하면 해외 투자로 들어오는 기업에 일방적 혜택이 커질 수 있는 문제도 있다"며 "그래서 조속히 국내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석유와 가스가 대량으로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왕고래' 등 새롭게 발견된 유망구조들이 기존의 복수 광구의 경계에 걸쳐 있어 개발·투자를 위한 구획도 새로 정리해야 한다.
투자 유치 절차를 고려할 때 각종 제도 등에 대한 내부 정비를 마치고 본격적인 해외 투자 유치 협상 단계로 가려면 빨라도 내년 중반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올해 12월부터 4개월간 약 1천억원을 들여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의 분수령이 될 첫 탐사 시추를 진행할 계획이다. 따라서 첫 탐사는 해외 메이저 기업의 투자 없이 한국 단독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향후 개발 일정과 관련해 김 사장은 "2024년 심해 지역 1차 탐사시추를 개시하고, 2025년부터는 순차적으로 잔여 유망구조에 대한 탐사시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첫 탐사시추의 경우 석유공사 단독 개발 가능성이 높냐는 물음에는 "그 옵션(해외 투자 유치)은 살아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시간상으로는 굉장히 급하다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한편, SK E&S 등 민간 자원개발사들은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업계 전문가로 통하며 '성공률 20%' 역시 통상적인 기준에서 볼 때 탐사시추로는 낮은 확률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민간에서도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가 국내 에너지 시장의 경쟁력을 제고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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