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고민이라면…“뇌 혈류 검사 등 건강검진 해보세요”
두통이 심해 습관적으로 진통제를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신경 쓸 일이 생기면 갑자기 머리가 옥죄는 느낌이 든다며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어느날 갑자기 자고 일어났는데 목 뒤가 뻣뻣해 지면서 두통이 생기기도 한다. 현기증이 나듯 어지러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처럼 두통과 어지럼증 다양한 이유로 발생한다. 이들 증상은 일생을 살아가며 자주 경험하는 이상 증세이기도 하다.
가벼운 두통이라면 적당히 휴식을 취하거나 약물을 복용할 경우 자연스레 완화된다. 하지만 두통과 어지럼증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드물게 뇌종양, 뇌경색 등 치명적인 질환의 전조 증상일 수 있으므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수원 S서울병원 나경민 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 도움말로 두통관리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우선, 두통을 느끼는 부위다. 머리가 아픈 곳은 두개골 내외의 신경 및 혈관, 근육, 뇌수막 및 골막 등이다.
두통은 흔히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뉜다. 편두통, 긴장성 두통, 군발 두통 등이 일차성 두통으로 분류된다. 환경적 요인, 스트레스, 수면 부족, 피로, 호르몬 변화, 음주, 카페인 등 원인은 워낙 다양하다.
나경민 원장에 따르면 일차성 두통은 발병 빈도 및 강도를 줄이는 방법을 실천하며 개선할 수 있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진통제 복용, 주사요법 및 물리치료 등을 통해 완화할 수 있다.
그는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꾸준한 운동과 스트레칭, 스트레스 감소를 위한 노력을 통해 예방 및 완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나경민 원장에 따르면 일차성 두통의 궁극적 목표는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이다. 따라서 일차성 두통이라면 두통 발생 빈도를 줄이고 통증 발생 시 빠르게 가라앉히는 치료 과정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차성 두통의 경우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이차성 두통의 원인은 뇌경색, 뇌종양, 뇌출혈, 뇌수막염 등 중증 질환일 수 있다.
나경민 원장은 “극심한 두통이 갑작스레 나타나는 경우, 두통 증세가 지속적이고 점차 심해지는 경우, 두통과 더불어 어지럼증 및 발열, 마비 증세 등을 느끼는 경우, 외상 후 두통이나 마비 증세를 겪는 경우 등이라면 이차성 두통을 의심해야 한다. 이럴 경우 신경과 전문의 진단을 받고 정밀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두통 진단의 핵심 과정으로는 환자 개개인의 면밀한 병력 청취 및 문진, 신경학적 진찰이 있다. 두통의 원인과 증세, 합병증 여부 등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후 잠정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혈액 검사, 엑스레이 검사, 뇌파(EEG) 검사, 뇌혈류 검사, 경동맥초음파 검사, 뇌 MRI·MRA 등의 영상 검사를 시행한다. 전문의의 풍부한 임상경험 및 철저한 검사 프로세스가 필수다.
두통과 함께 으레 동반되는 게 어지럼증이다. 어지럼증은 크게 말초신경계 및 속귀(전정기관) 이상, 중추신경계(뇌혈관) 이상, 자율신경계 이상, 심리적 원인 등으로 나타난다. 어지러울 때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휴식하면 호전될 수 있지만, 증상이 반복되고 주기적으로 나타난다면 신경과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나경민 원장은 “전정기관 또는 전정신경 이상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증상이 심하지만 오래 지속되지는 않는다”며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발생한 어지럼증은 젊은 여성이나 노인에게 잦고, 기립성 저혈압을 가진 사람에게 쉽게 나타난다. 어지럼증은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지만 뇌졸중 증세와 비슷해 주의해야 한다. 뇌졸중 증상으로 인한 어지럼증일 경우 방치하면 악화되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두통, 어지럼증이 오래 이어진다면 병원을 찾아 정밀검진을 받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들 증상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로는 뇌혈류 검사, 경동맥 초음파 검사, MRI, MRA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뇌혈류 검사는 초음파로 두개골 내 뇌혈관의 혈류 속도를 측정해 혈관의 협착 및 팽창 정도를 진단한다.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MRI 등에 비해 정확도는 약간 떨어지지만 환자에게 통증이나 불편함을 주지 않고, 검사비가 저렴해 많이 시행된다.
경동맥 초음파 검사는 초음파로 경동맥의 동맥경화 여부와 혈관 상태 및 혈액 흐름 정도를 파악한다. 동맥경화로 인해 혈관이 좁아지는 경동맥 협착증 여부를 검사해 뇌경색 위험이 얼마나 있는지 알아본다.
나경민 원장은 “심한 두통, 어지럼증, 메스꺼움 등이 동반되어 진통제를 복용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빨리 신경과를 방문해 검사 받아보는 게 중요하다”며 “뇌와 혈관에 구조적 이상이 발견될 우려가 있어 다양한 장비를 활용한 검사가 필수”라고 조언했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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