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감사" 말했던 푸틴, 북에 군사기술 넘기긴 어렵다…왜?
북한과 러시아가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지만 전문가들은 북러 간에 군사기술 협력 강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로선 급한대로 북한에 재래식 무기를 추가 요청할 가능성이 높지만 반대급부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에 필요한 첨단기술을 추가로 넘기긴 어렵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19일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러시아는 2008년 한국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었는데 북한은 '포괄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북러가 다방면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지만 군사협력은 앞으로도 기존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러시아로선 북한에 대한 군사기술 지원 자체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담을 안을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박 교수는 "러시아가 북한에 줄 수 있는 군사기술은 정찰위성과 우주발사체 관련 기술이 최대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러시아가 북한에 ICBM 완성에 필요한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나 원자력 추진 잠수함, 정찰위성의 눈에 해당하는 핵심기술 등을 넘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는 수십년간 미국과 그 위성국의 패권적, 제국주의 정책에 맞서 싸우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양국관계의 기초가 될 새로운 기본 문서가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문서'를 두고 북러가 2000년 7월 '침략 또는 안전 위험 상황 발생시 지체없이 상호 접촉한다'는 친선 협력에 관한 조약을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에 준하는 상호방위조약으로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국제사회 제재를 받는 북한과 사실상 동맹에 준하는 관계를 맺긴 어렵다고 전망한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푸틴 대통령이 최근 '한국이 우크라에 무기를 공급하지 않아 감사하다'고 할 정도로 외교관계를 관리하고 있다"며 "우크라와 전쟁 중이어서 북한과 밀착 협력하지만 전쟁이 끝나면 교역량이 많은 한국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북러 교역액은 2800만 달러 수준이다. 반면 한러 교역액은 150억 달러에 달한다. 북한보다 약 530배 많은 수치다. 결국 러시아가 우크라와의 전쟁을 위해 북한을 선택하고 한국과 외교관계를 단절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는 국가들 간 서로 필요에 의한 일시적 협력으로 본다"며 "국제·정치적 상황이 변하면 양국 관계가 변할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북러 간 무기거래와 낮은 수준의 군사기술 교류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무기 성능을 개선하고 한반도 정세를 오판해 무력도발을 자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조 석좌연구위원은 "북한이 우크라전에 자국 무기를 검증하면서 성능을 개선한다면 우리 안보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이 지난달 발사에 실패한 정찰위성 2호에는 러시아가 쓰는 새로운 엔진이 쓰였다"면서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이 열린 장소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로 우주기술 교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 노동자 파견 등이 이뤄질 수 있다고 봤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관계자는 "대북제재 위반 사항인 북한의 노동자 파견이나 북한 에너지 공급 등에 관한 협력방안은 비공식적으로 논의됐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규범을 위반하면서까지 북한과 밀착하진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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