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아 “라인야후 사태, 주일대사관 늑장대응으로 골든타임 놓쳐”

“과기부도 미온적 대응…라인야후의 ‘네이버 지우기’ 속도 내는 중”

(시사저널=신현의 객원기자)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 ⓒ황정아 의원실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로 촉발된 이른바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주일 한국대사관의 늑장 대응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미온적 대응이 일을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주일 한국대사관이 네이버 자본관계 재검토 행정지도(3월5일)가 있은 지 한 달이 지난 후에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관련 전문을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며 "대응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속절없이 흘려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황 의원은 "과기부는 전문을 수신한 지 한참 지난 4월26일에서야 처음으로 총무성 담당 과장을 만나 일본 정부의 입장을 확인했고, 지난달 29일 차관 간 면담을 통해서는 '행정지도가 지분 매각을 특정한 것은 아니다'라는 일본 정부의 입장이 유지되고 있다고 했으나 차관 간 면담 이후 라인야후의 네이버 지우기는 오히려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인야후는 이달 초 라인페이 등 핀테크 서비스를 운영 중인 한국법인 '라인 비즈플러스' 청산을 결정했다. 지난 13일에는 라인페이 서비스를 전격 종료한 뒤 소프트뱅크의 '페이페이'로 통합하는 등 '탈 네이버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황 의원은 "일본이 우리나라 기업이 키워온 글로벌 경제 플랫폼인 라인을 강탈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는 동안 정부는 늦장·미온적 대응으로만 일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라인 사태가 한·일 관계와 별개 사안이라는 대통령의 대일 굴종 외교 인식이 정부 부처에도 뿌리내린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앞서 일본 총무성은 지난 3월5일과 4월16일 두 차례에 걸쳐 라인야후에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 사이버 보안 강화를 요구하는 행정지도를 내린 바 있다. 특히 행정지도 내용에 자본관계 재검토 요구가 포함돼 일본이 네이버로부터 라인야후 경영권을 빼앗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지난달 2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번 행정지도는 이미 발생한 중대한 보안 유출 사건에 대해 어디까지나 보안 거버넌스를 재검토해 보라는 요구사항"이라고 일축하며 "한·일 정부 간에 초기 단계부터 이 문제를 잘 소통하면서 협력해왔고, 또 앞으로도 계속 긴밀히 소통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