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고위 검사 '3분의 2'가 특수활동비 오남용 의혹
뉴스타파가 지난달 단행된 검사장급 이상 검찰 인사 대상자 중 특수활동비 지출증빙자료를 확보한 고위 검사 22명을 대상으로 특수활동비 집행 실태를 검증한 결과, 고위 검사의 70%에 이르는 15명에게서 세금 오남용 의혹이 확인됐다.
세금 오남용 검증 기준은 설 또는 추석 연휴 시작 직전에 특수활동비를 무더기로 집행한 ① ‘명절 떡값’ 의혹을 포함해, 일정 기간 동안 같은 금액을 고정적으로 지출하는 ② 특수활동비 ‘나눠먹기’, 한 해의 특수활동비 불용액을 0원으로 만들기 위한 ③ 12월 ‘연말 몰아쓰기’와 ④ ‘연말 털어쓰기’ 등이다.
범죄 정보 수집, 수사 등 기밀 유지가 필요한 검찰의 특수활동은 규칙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마약 유통과 관련한 정보 수집이냐, 조직폭력배에 대한 수사냐 등에 따라 특수활동비의 지출 규모와 시기도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매달 일정 금액의 고정 지출이나, 명절 직전 또는 연말마다 몰아쓰는 등의 행태는 결국, 검찰이 기밀 수사 같은 특수활동과 무관하게 특수활동비를 오남용했다는 의혹으로 이어진다.
뉴스타파는 고위 검사 15명에게서 확인된 특수활동비 오남용 의혹을 ‘특별 페이지’로 상세하게 정리했다. ([특별 페이지] 고위 검사들의 세금 오남용 / https://pages.newstapa.org/2024/suspicion/)
또한 검사 이름을 검색하면, 해당 검사가 집행한 특수활동비의 지출증빙자료 내역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검찰의 금고를 열다’ 웹페이지를 새로 개편했다. (검찰의 금고를 열다 시즌 2 / https://pages.newstapa.org/2023/09_prosecution/?)
고위 검사의 세금 오남용 의혹 ① 특수활동비로 ‘명절 떡값’
●허정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
지난달 13일, 검사장으로 승진한 허정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
2020년 12월 18일, 당시 성남지청 형사1부장이었던 그는 드라마 ‘모래시계’ 속 대사를 인용하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비판하는 글을 검찰 내부망에 올렸다. (관련 기사: “尹은 모래시계 검사, 징계위는 안기부”…검사들 비판 쇄도 / https://www.news1.kr/articles/?4154684)
허 검사장은 2021년 7월 2일부터 2022년 7월 3일까지 대전지방검찰청 서산지청장을 지냈다.
서산지청장 재임 중 허 검사장이 하루 기준, 두 번째로 많은 특수활동비를 쓴 날은 2021년 9월 15일이다. 이날 하루, 허 검사장은 ▲현금 30만 원 8건 등 ▲총 9건, 250여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집행했다. 서산지청장 시절 허 검사장의 일평균 특수활동비 집행액 85만 원의 3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그런데 2021년 9월 15일은 그해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사흘 전이었다. 결국 허 검사장이 특수활동비를 특수활동 수행에 쓴 게 아니라, 부하 검사나 수사관들에게 ‘명절 떡값’으로 나눠 준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창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지난달 13일,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된 이창수 검사장.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대검찰청 대변인을 지낸 그는 2020년 11월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에게 직무정지 명령을 내리자, 이에 반발하는 성명서를 내는 데 동참했다. (관련 기사: 대검 중간간부들 성명 “윤석열 총장 직무배제, 법치주의 훼손” /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71609.html)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장에 임명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했고, 이후 전주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승진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옛 사위를 둘러싼 채용 특혜 의혹 수사를 지휘했다.
이 검사장은 2022년 7월 4일부터 2023년 9월 6일까지 성남지청장을 지냈다. 뉴스타파는 성남지청장 시절 이 검사장이 집행한 특수활동비 자료 10개월(2022.7.~2023.4.) 치를 확보했다.
검증 결과, 성남지청장 재임 중 이 검사장이 하루 기준, 가장 많은 특수활동비를 쓴 날은 2023년 1월 20일. 이날 하루, 이 검사장은 ▲현금 30만 원 6건, 현금 40만 원 1건 등 ▲총 7건, 220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집행했다. 성남지청장 시절 이 검사장의 일평균 특수활동비 집행액 59만 원의 4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그런데 2023년 1월 20일은 그해 설 연휴가 시작되기 바로 전날이었다. 결국 이 검사장이 특수활동비를 특수활동 수행에 쓴 게 아니라, 부하 검사나 수사관들에게 ‘명절 떡값’으로 나눠 준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
●권순정 수원고등검찰청 검사장
지난달 13일, 수원고등검찰청 검사장으로 승진한 권순정 고검장.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대검찰청 대변인을 지낸 그는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검사장으로 승진하며 법무·검찰의 최요직인 법무부 기획조정실장과 검찰국장을 차례로 지냈다.
권 고검장은 2021년 7월 2일부터 2022년 5월 22일까지 부산지방검찰청 서부지청장을 맡았다.
부산서부지청장 재임 중 권 고검장이 하루 기준, 가장 많은 특수활동비를 쓴 날은 2022년 1월 27일. 이날 하루, 권 고검장은 ▲현금 100만 원 3건, 현금 50만 원 5건, 현금 30만 원 1건 등 ▲총 9건, 580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집행했다. 부산서부지청장 시절 권 고검장의 일평균 특수활동비 집행액 87만 원의 7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그런데 하루에 580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집행한 2022년 1월 27일은 그해 설 연휴가 시작되기 이틀 전이었다. 결국 권순정 고검장이 특수활동비를 특수활동 수행에 쓴 게 아니라, 부하 검사나 수사관들에게 ‘명절 떡값’으로 나눠 준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고위 검사의 세금 오남용 의혹 ② 특수활동비 ‘나눠먹기’
●이진수 대검찰청 형사부장
지난달 13일, 서울북부지검장에서 대검찰청 형사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진수 검사장.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대검찰청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을 지내며 윤 대통령을 보좌했다. 이 검사장은 2022년 7월 4일부터 2023년 9월 6일까지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장을 지냈다.
검증 결과, 이 검사장은 부산동부지청장 시절 ▲매달 한날 동시에 누군가에게 ▲현금 50만 원과 현금 53만 원을 ▲4개월 연속(2022.8.~11.)으로 나눠줬다.
범죄 정보 수집, 수사 같은 검찰의 특수활동은 규칙적으로 일어나기 어렵다. 그런데 이 검사장이 있던 시절 부산동부지청에서는 ▲매달 한날 동시에 ▲정확히 현금 50만 원과 현금 53만 원을 필요로 하는 ▲2건의 특수활동이 ▲4개월 연속으로 발생한 것이다.
●이창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역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장 시절(2022.7.4.~2023.9.6.)에 ▲매달 한날 동시에 누군가에게 ▲현금 20만 원과 현금 40만 원을 ▲4개월 연속(2022.9.~12.)으로 나눠줬다.
범죄 정보 수집, 수사 같은 검찰의 특수활동은 규칙적으로 발생할 수가 없다. 그런데 이 검사장이 있던 시절 성남지청에서는 ▲매달 한날 동시에 ▲정확히 현금 20만 원과 현금 40만 원을 필요로 하는 ▲2건의 특수활동이 ▲4개월 연속으로 발생한 것이다.
●박세현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
지난달 13일, 대검찰청 형사부장에서 서울동부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긴 박세현 검사장.
2020년 11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총장에게 직무정지 명령을 내렸을 당시 서울중앙지검 전문공보관으로 있던 그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찾아가 사퇴를 건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 기사: 중앙지검 1·2·3·4차장과 공보관, 이성윤에 사퇴 요구했었다 / https://www.chosun.com/national/court_law/2020/12/04/6PEJ52MFOJEHNALHBODSKBO3JE/)
박 검사장은 2021년 7월 2일부터 2022년 7월 3일까지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장을 지냈다. 검증 결과, 박 검사장은 부산동부지청장 시절 ▲매달 누군가에게 ▲현금 53만 원을 ▲6개월 연속(2022.1.~2022.6.)으로 나눠줬다.
범죄 정보 수집, 수사 같은 검찰의 특수활동은 규칙적으로 발생할 수가 없는데도, 박 검사장이 있던 시절 부산동부지청에서는 ▲매달 ▲정확히 현금 53만 원을 필요로 하는 ▲1건의 특수활동이 ▲6개월 연속으로 발생한 것이다.
●정진우 서울북부지방검찰청 검사장
지난달 13일, 춘천지검장에서 서울북부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긴 정진우 검사장.
정 검사장은 2019년 8월 6일부터 2020년 2월 2일까지 창원지방검찰청 진주지청장을 지냈다. 검증 결과, 정 검사장은 진주지청장 시절 ▲매달 한날 동시에 누군가에게 ▲현금 10만 원과 현금 20만 원을 ▲임기 6개월 내내(2019.8.~2020.1.) 나눠줬다.
범죄 정보 수집, 수사 같은 검찰의 특수활동은 규칙적으로 발생할 수가 없다. 그런데 정 검사장이 있던 시절 진주지청에서는 ▲매달 한날 동시에 ▲정확히 현금 10만 원과 현금 20만 원을 필요로 하는 ▲2건의 특수활동이 ▲6개월 연속으로 일어난 것이다.
●장동철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장
지난달 13일, 검사장으로 승진한 장동철 제주지검장.
장 검사장은 2022년 7월 4일부터 2023년 9월 24일까지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장을 지냈다. 검증 결과, 장 검사장은 고양지청장 시절 ▲매달 한날 동시에 ▲현금 10만 원과 현금 20만 원을 각각 ▲1명에서 3명에게 ▲10개월 연속(2022.7.~2023.4.)으로 나눠줬다.
범죄 정보 수집, 수사 같은 검찰의 특수활동은 규칙적으로 발생할 수가 없다. 그런데 장 검사장이 있던 시절 고양지청에서는 ▲매달 한날 동시에 ▲정확히 현금 10만 원과 현금 20만 원을 필요로 하는 ▲2~6건의 특수활동이 ▲10개월 연속으로 발생한 것이다.
●신봉수 광주고등검찰청 검사장
지난달 13일, 광주고등검찰청 검사장으로 승진한 신봉수 고검장.
‘특수통’ 검사로, 2018년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특수1부장으로 윤 대통령을 보좌했다. 2019년에는 서울중앙지검 2차장 검사로 승진해 문재인 정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지휘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검사장으로 승진하며 2022년 6월 검찰의 요직 중 하나인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에 올랐다.
신 고검장은 2020년 2월 3일부터 2021년 7월 1일까지 수원지방검찰청 평택지청장을 지냈다. 검증 결과, 신 고검장은 평택지청장 시절 ▲매달 한날 동시에 누군가에게 ▲현금 20만 원과 현금 30만 원을 ▲임기 17개월 내내(2020.2.~2021.6.) 나눠줬다.
범죄 정보 수집, 수사 같은 검찰의 특수활동은 규칙적으로 발생할 수가 없다. 그런데 신 고검장이 있던 시절 평택지청에서는 ▲매달 한날 동시에 ▲정확히 현금 20만 원과 현금 30만 원을 필요로 하는 ▲2건의 특수활동이 ▲17개월 연속으로 발생한 것이다.
●고형곤 수원고등검찰청 차장검사
지난달 13일, 검사장으로 승진한 고형곤 수원고등검찰청 차장검사.
‘특수통’ 검사로,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 특수부 부부장을 지냈다. 2019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시절에는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로 승진했다.
고 검사장은 2019년 2월 11일부터 2019년 8월 5일까지 전주지방검찰청 남원지청장을 지냈다. 검증 결과, 고 검사장은 남원지청장 시절 ▲매달 한날 동시에 ▲현금 10만 원씩을 ▲4명에게 ▲임기 7개월 내내(2019.2.~8.) 나눠줬다.
범죄 정보 수집, 수사 같은 검찰의 특수활동은 규칙적으로 발생할 수가 없다. 그런데 고 검사장이 있던 시절 남원지청에서는 ▲매달 한날 동시에 ▲정확히 현금 10만 원을 필요로 하는 ▲4건의 특수활동이 ▲7개월 연속으로 발생한 것이다.
●김창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지난달 13일, 검사장으로 승진한 김창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는 등 검찰 내부에서는 “윤석열이 키운 특수통”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윤 대통령의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특수4부장으로 윤 대통령을 보좌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법무·검찰의 요직 중 하나인 검찰과장을 지냈다.
김 검사장은 2021년 7월 2일부터 2022년 5월 22일까지 창원지방검찰청 진주지청장을 지냈다. 검증 결과, 김 검사장은 진주지청장 시절 ▲매달 한날 동시에 누군가에게 ▲현금 10만 원과 현금 20만 원을 ▲8개월 연속(2021.7.~2022.2.)으로 나눠줬다.
범죄 정보 수집, 수사 같은 검찰의 특수활동은 규칙적으로 발생할 수가 없다. 그런데 김 검사장이 있던 시절 진주지청에서는 ▲매달 한날 동시에 ▲정확히 현금 10만 원과 현금 20만 원을 필요로 하는 ▲2건의 특수활동이 ▲8개월 연속으로 발생한 것이다.
위의 사례 8건 모두,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특수활동비 집행 패턴이다. 실제 특수활동의 수요가 생겨 특수활동비를 썼다기보다는, 매달 정기적으로 부하 검사들에게 일정 금액을 배분해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고위 검사의 세금 오남용 의혹 ③ 특수활동비 ‘연말 몰아쓰기’
매해 연말이면 곳곳에서 멀쩡한 보도블록을 갈아엎는 공사가 벌어진다. 그해 말까지 다 쓰지 못 한 예산, 즉, 불용액을 한 푼도 남기지 않으려고 멀쩡한 보도블록을 교체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세금 낭비 사례다.
검찰의 특수활동비 ‘연말 몰아쓰기’ 역시, 실제 특수활동을 위해 썼다기보다는, 한 해의 예산 불용액을 0원으로 만들기 위한 ‘낭비성 세금 집행’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박세현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
박세현 검사장이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장 재임 기간(2021.7.2.~2022.7.3.) 중 하루 기준으로 가장 많은 특수활동비를 쓴 날은 2021년 12월 29일이다.
이날 하루, 박 검사장은 ▲현금 246만 원 1건, 현금 30만 원 1건 등 ▲총 2건, 276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집행했다. 부산동부지청장 시절 박 검사장의 일평균 특수활동비 집행액 100만 원의 3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12월 29일의 276만 원을 포함해 2021년 12월 한 달 동안 박 검사장이 쓴 특수활동비는 1천 316만 원. 2021년 12월은 부산동부지청장 재임 기간 중 박 검사장이 한 달을 기준으로 가장 많은 특수활동비를 쓴 달이다. 다른 달에 비해 최소 2배, 많게는 16배를 집행했다.
●신응석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장
지난달 13일, 대구지검장에서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긴 신응석 검사장.
‘특수통’ 검사로,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형사3부장으로 윤 대통령을 보좌했다.
신 검사장은 2022년 6월 27일부터 2023년 9월 6일까지 의정부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지냈다. 뉴스타파는 의정부지검장 시절 신 검사장이 집행한 특수활동비 자료 11개월(2022.6.~2023.4.) 치를 확보했다. 이 기간 중 신 검사장이 하루 기준, 두 번째로 많은 특수활동비를 쓴 날은 2022년 12월 27일이다.
이날 하루, 신 검사장은 ▲현금 30만 원 6건, 현금 50만 원 6건, 현금 100만 원 2건 등 ▲총 14건, 680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집행했다. 의정부지검장 시절 신 검사장의 일평균 특수활동비 집행액 99만 원의 7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12월 27일의 680만 원을 포함해 2022년 12월 한 달 동안 신 검사장이 쓴 특수활동비는 1천 677만 원. 2022년 12월은 의정부지검장 재임 기간 중 신 검사장이 한 달을 기준으로 가장 많은 특수활동비를 쓴 달이다. 다른 달에 비해 최소 1.2배, 많게는 9배를 집행했다.
●정진우 서울북부지방검찰청 검사장
정진우 검사장이 창원지방검찰청 진주지청장 재임 기간(2019.8.6.~2020.2.2.) 중 하루 기준으로 가장 많은 특수활동비를 쓴 날은 2019년 12월 26일이다.
이날 하루, 정 검사장은 ▲현금 30만 원 3건, 현금 19만 원 1건 등 ▲총 4건, 109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집행했다. 진주지청장 시절 정 검사장의 일평균 특수활동비 집행액 37만 원의 3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12월 26일의 109만 원을 포함해 2019년 12월 한 달 동안 정 검사장이 쓴 특수활동비는 619만 원. 2019년 12월은 진주지청장 재임 기간 중 정 검사장이 한 달을 기준으로 가장 많은 특수활동비를 쓴 달이다. 다른 달에 비해 최소 2배, 많게는 15배를 썼다.
●이종혁 광주지방검찰청 검사장
지난달 13일, 서울고등검찰청 차장검사에서 광주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종혁 검사장.
2022년 7월 4일부터 2023년 9월 6일까지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장을 지냈다.
2022년 당시 이종혁 안산지청장은 그해 마지막 특수활동비를 12월 30일에 집행했다. 한 번에 441만 2천 원을 전액 현금으로 썼다. 안산지청장 시절 이 검사장의 1건당 평균 특수활동비 집행액 68만 원의 6배가 넘는 금액이다.
●임관혁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지난달 13일, 대전고등검찰청 검사장에서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임관혁 고검장.
2019년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속 조직이었던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단장을 맡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검사장으로 승진하며 서울동부지검장으로 영전해 문재인 정부의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를 지휘했다.
임 고검장은 2018년 7월 19일부터 2019년 8월 5일까지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장을 지냈다. 임 고검장이 천안지청장 재임 기간 중 하루 기준으로 가장 많은 특수활동비를 쓴 날은 2018년 12월 6일이다.
이날 하루, 임 고검장은 ▲현금 300만 원 3건 등 ▲총 900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집행했다. 천안지청장 시절 임 고검장의 일평균 특수활동비 집행액 83만 원의 11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12월 6일의 900만 원을 포함해 2018년 12월 한 달 동안 임 고검장이 쓴 특수활동비는 1천 247만 원. 2018년 12월은 천안지청장 재임 기간 중 임 고검장이 한 달을 기준으로 가장 많은 특수활동비를 쓴 달이다. 다른 달에 비해 최소 1.4배, 많게는 8배를 집행했다.
●이진동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
지난달 13일, 서울서부지검장에서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으로 승진한 이진동 고검장.
‘특수통’ 검사로,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형사3부장으로 윤 대통령을 보좌했다.
이 고검장은 2020년 9월 3일부터 2021년 7월 1일까지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장을 지냈다. 이 고검장이 안산지청장 재임 기간 중 하루 기준으로 가장 많은 특수활동비를 쓴 날은 2020년 12월 16일이다.
이날 하루, 이 고검장은 ▲현금 180만 원 6건, 현금 50만 원 3건 등 ▲총 12건, 1천 660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집행했다. 안산지청장 시절 이 고검장의 일평균 특수활동비 집행액 172만 원의 10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12월 16일의 1천 660만 원을 포함해 2020년 12월 한 달 동안 이 고검장이 쓴 특수활동비는 2천 507만 원. 2020년 12월은 안산지청장 재임 기간 중 이 고검장이 한 달을 기준으로 가장 많이 특수활동비를 쓴 달이다. 다른 달에 비해 최소 2배, 많게는 84배를 집행했다.
●박현철 서울고등검찰청 차장검사
지난달 13일, 검사장으로 승진한 박현철 서울고등검찰청 차장검사.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대검찰청 정책기획과장으로 윤 대통령을 보좌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검찰청 대변인을 거쳐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차장검사로 영전했다.
박 검사장은 2017년 8월 17일부터 2018년 7월 18일까지 창원지방검찰청 밀양지청장을 지냈다. 박 검사장이 밀양지청장 시절, 하루 기준으로 가장 많은 특수활동비를 쓴 날은 2017년 12월 13일이다.
이날 하루, 박 검사장은 ▲현금 300만 원 1건, 현금 50만 원 1건, 현금 40만 원 1건 등 ▲총 3건, 390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집행했다. 밀양지청장 시절 박 검사장의 일평균 특수활동비 집행액 48만 원의 8배가 넘는 금액이다.
12월 13일의 390만 원을 포함해 2017년 12월 한 달 동안 박 검사장이 쓴 특수활동비는 760만 원. 2017년 12월은 밀양지청장 재임 기간 중 박 검사장이 한 달을 기준으로 가장 많은 특수활동비를 쓴 달이다. 다른 달에 비해 최소 2배, 많게는 5배를 집행했다.
●김창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김창진 검사장이 창원지방검찰청 진주지청장 시절(2021.7.2.~2022.5.22.), 하루 기준으로 가장 많은 특수활동비를 쓴 날은 2021년 12월 1일이다.
이날 하루, 김 검사장은 ▲현금 100만 원 2건, 현금 50만 원 1건, 현금 30만 원 2건 등 ▲총 5건, 310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집행했다. 진주지청장 시절 김 검사장의 일평균 특수활동비 집행액 42만 원의 7배가 넘는 금액이다.
12월 1일의 310만 원을 포함해 2021년 12월 한 달 동안 김 검사장이 쓴 특수활동비는 636만 원. 2021년 12월이 진주지청장 재임 중 김 검사장이 한 달을 기준으로 가장 많은 특수활동비를 쓴 달이다. 다른 달에 비해 최소 2배, 많게는 6배를 집행했다.
●허정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
허정 검사장이 대전지방검찰청 서산지청장 시절(2021.7.2.~2022.7.3.), 하루 기준으로 가장 많은 특수활동비를 쓴 날은 2021년 12월 9일이다.
이날 하루, 허 검사장은 ▲현금 60만 원 6건, 현금 90만 원 1건 등 ▲총 7건, 450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집행했다. 서산지청장 시절 허 검사장의 일평균 특수활동비 집행액 85만 원의 5배가 넘는 금액이다.
또한 12월 9일의 450만 원을 포함해 2021년 12월 한 달 동안 허 검사장이 쓴 특수활동비는 815만 8천 600원. 2021년 12월은 서산지청장 재임 중 허 검사장이 한 달을 기준으로 가장 많은 특수활동비를 쓴 달이다. 다른 달에 비해 최소 3배, 많게는 13배를 집행했다.
이들 고위 검사 9명의 특수활동비 ‘연말 몰아쓰기’ 집행은, 특수활동 수행 때문이라기보다는 한 해의 예산 불용액을 0원으로 만들기 위한 ‘보도블록 갈아엎기식’의 낭비성 세금 집행이라는 의혹이 나온다.
고위 검사의 세금 오남용 의혹 ④ 특수활동비 ‘연말 털어쓰기’
●허정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
‘연말 몰아쓰기’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있다. 허정 검사장은 서산지청장으로 있던 2021년, 그해 마지막 특수활동비를 12월 13일에 지출했다. 75만 8천 600원을 전액 현금으로 썼다. 평소에는 만 원 단위로 떨어지던 집행 금액이, 이날만은 100원 단위로 지출됐다. 대체 600원까지 필요로 하는 특수활동이란 어떤 것일까.
서산지청의 2021년 12월 특수활동비 지출증빙자료의 첫 페이지. 당시 허정 서산지청장이 집행한 특수활동비의 수입과 지출, 잔액 내역이 나와 있다.
서산지청이 ▲2021년 12월에 배정받은 특수활동비는 746만 원, ▲전 달인 11월에 다 쓰지 못해 이월된 특수활동비가 69만 8천 600원이다. ▲이 둘을 합치면 서산지청에 당시 남아 있던 특수활동비는 815만 8천 600원.
2021년 12월 들어 허 검사장은 2일부터 13일까지 13차례에 걸쳐 ▲740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집행한다. ▲잔액은 75만 8천 600원이 된다.
이 금액은 허 검사장이 2021년 한 해에 마지막으로 집행한 특수활동비 75만 8천 600원과 정확히 일치한다.
즉, 75만 8천 600원을 모두 지출함으로써 2021년 서산지청의 특수활동비 불용액을 0원으로 만든 것이다.
결국, 허 검사장이 서산지청장으로 있으면서 2021년 12월 마지막으로 지출한 75만 8천 600원은 실제 특수활동 수행에 쓰였다기보다는 한 해의 예산 불용액을 0원으로 만들기 위한 ‘보도블록 갈아엎기식’의 낭비성 세금 집행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진수 대검찰청 형사부장
부산동부지청장으로 있던 2022년, 이진수 검사장이 그해 마지막 특수활동비를 집행한 날짜는 12월 21일이다. 이날 집행 금액은 5천 170원으로, 평소와 달리 10원 단위로 현금이 지출됐다. 대체 1만 원도 아닌, 5천 170원이 들어가는 특수활동이 존재할까.
앞선 서산지청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특수활동 때문이 아니라, 한 해의 특수활동비 불용액을 0원으로 만들기 위해 일부러 5천 170원을 썼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실제로 서산지청과 부산동부지청을 포함한 검찰 전체 특수활동비 불용액은 매년 0원으로 기재돼 국회에 보고되고 있다.
●박세현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
부산동부지청장으로 있던 2021년 박세현 검사장이 그해 마지막 특수활동비를 집행한 날짜는 12월 29일이다. 이날 집행 금액은 246만 6천 원으로, 평소와 달리 천 원 단위로 현금이 지출됐다.
역시, 특수활동 때문이 아니라, 한 해의 특수활동비 불용액을 0원으로 만들기 위해 일부러 246만 6천 원을 썼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신응석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장
의정부지검장으로 있던 2022년 신응석 검사장이 그해 마지막 특수활동비를 집행한 날짜는 12월 30일이다. 이날 집행 금액은 25만 4천 420원으로, 평소와 달리 10원 단위로 현금이 지출됐다.
특수활동 때문이 아니라, 한 해의 특수활동비 불용액을 0원으로 만들기 위해 일부러 25만 4천 420원을 썼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임관혁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서울동부지검장으로 있던 2022년 임관혁 고검장이 그해 마지막 특수활동비를 집행한 날짜는 12월 22일이다. 이날 집행 금액은 5만 7천 360원으로, 평소와 달리 10원 단위로 현금이 지출됐다.
특수활동 때문이 아니라, 한 해의 특수활동비 불용액을 0원으로 만들기 위해 일부러 5만 7천 360원을 썼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이진동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
안산지청장으로 있던 2020년 이진동 고검장이 그해 마지막 특수활동비를 집행한 날짜는 12월 31일이다. 이날 집행 금액은 617만 2천 원으로, 평소와 달리 천 원 단위로 현금이 지출됐다.
특수활동 때문이 아니라, 한 해의 특수활동비 불용액을 0원으로 만들기 위해 일부러 617만 2천 원을 썼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고위 검사 15명 전원, 세금 오남용 의혹에 ‘묵묵부답’
뉴스타파는 세금 오남용 의혹이 불거진 고위 검사 15명 전원에게 전화를 걸고, 문자 메시지로 보내 해명을 요청했다. 14명은 아예 응답하지 않았고, 1명은 대검찰청에 질의하라고 답변했다.
■ 신봉수 고검장 : 대검에 문의하시죠. 저 지금 거기도 떠났고.
□ 기자 : (예, 근데 이게 검사장님께서 직접 집행하신 특수활동비고, 아시다시피 특수활동비는 예산의 특성상 당시 집행권자 말고는 잘 모르는…)
■ 신봉수 고검장 : 대검에 문의하십시오. 지금 전화를 끊겠습니다. 제가 지금 회의 중이라서요.
- 신봉수 광주고등검찰청 검사장
뉴스타파는 대검찰청 대변인실에도 이번 취재 결과에 대한 질의서를 보내고 입장을 들으려 했지만, 지금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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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임선응 ise@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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