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밀착 견제? 中매체 “한중 안보대화는 때 맞춰 내린 好雨”
중국 관영 매체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 18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 차관급 외교안보대화에 대해 “때 맞춰 내린 호우(好雨)”라고 평가했다. 서울 외교부 청사 양자회의실에서 열린 한중 2+2 외교안보대화는 외교부와 국방부가 참여하는 ‘2+2′ 형태의 대화 협의체로, 2013년과 2015년 국장급으로 열렸는데 9년 만에 차관급으로 격상돼 처음 개최됐다.
19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중·한 교류가 더 많은 긍정 신호를 내보내고 있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전날 열린 한중 외교안보대화에 대해 “좋은 비는 때를 알고 내리니, 초목이 싹트는 봄날에 찾아온다(好雨知時節, 春乃發生)”고 평가했다. 당나라 시인 두보의 ‘춘야희우’의 첫 구절을 인용해 적절한 시기에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한 고위급 교류가 이뤄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이 대화가 솔직하게 마음을 나누는[交心] 협상 기제로 자리 잡고,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성과를 내고, 전략적 협력의 실리적 공간을 개척하길 기대한다”면서 “양국이 의리[義]를 중요시 여기고, 외부의 여론과 기타 요소들에 속박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환구시보의 또 다른 한중 외교안보대화 관련 기사는 ‘중한 관계가 쌍방의 공동 노력에 의해 저점[低谷]을 빠져나왔다’는 제목을 달았다. 이 기사는 중국 사회과학원 국가국제전략연구소 동샹룽 선임연구원을 인용해 “이번 대화는 양국 관계를 저점에서 끌어올리려는 양국 노력의 결실”이라면서 “양국 외교안보대화의 승격은 양국 정부가 중·한 관계의 중요성과 긴급한 역내 정세 변화 등 각종 요소들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같은 날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한중 외교안보대화에 대해 “양국 관계 안정을 위한 새 완충 장치”라는 평가를 내놨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대화가 불확실성 속에서 동북아 지역에 안정을 불어넣을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이 장기화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안보 문제를 놓고 이뤄진 중·한 소통은 양자 대화를 넘어서는 의미를 지닌다”고 했다.
또 지난 4월 한국에서 치러진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 상황을 설명하며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보수적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낮지만, 양국이 양자 대화를 확대해 최대한 많은 완충 장치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했다.
중국은 미국의 대(對)중국 압박과 한·미·일 안보 협력에 맞서 북·러와의 공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해 미국의 우방들과의 관계 개선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북·러와 ‘철의 삼각 관계’로 돌아가 ‘국제 왕따’들과 한 배를 타는 것을 경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북·러 밀착에 대해서도 자국의 대북 영향력이 축소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북·러 정상 회담을 견제하고,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을 뚫기 위해서라도 한·중 교류를 확대하고자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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