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르면 이번 주말 출마 선언”···측근 그룹 윤곽, 캠프도 마련

문광호 기자 2024. 6. 1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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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르면 오는 23일 당대표 출마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위원장 출마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발을 맞출 측근 그룹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친한동훈(친한)계로 분류되는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한 전 위원장의 러닝메이트격 최고위원 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역할을 마다할 생각이 없다”며 의지를 내비쳤다.

장 대변인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출마 시기는) 주말이나 내주 초가 될 것 같다”며 “(한 전 위원장 출마의)정확한 시점은 정해지지는 않은 것 같다. 장소도 고민 중에 있고, 메시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장 대변인은 출마 메시지에 대해서는 “한 전 위원장에 대해 공격이 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 어느 정도 대답을 담아야 될 것 같다”며 “당을 앞으로 어떻게 바꿔 갈지, 우려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한 답변을 조금씩이라도 담아낼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한 전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대선 출마 여부 등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받은 바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직후부터 정치 복귀를 염두에 뒀던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위원장과 가까운 박상수 변호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총선 다음날인 4월11일) 한 위원장이 ‘여기서 그만 둘 것이면 시작하지 않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대산빌딩에 사무실을 계약하고 본격적인 실무 준비에도 돌입했다. 오는 20일부터는 취재진을 대상으로 한 공보 등 실무진 역할 분배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위원장의 출마가 임박하면서 지난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의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처럼 한 전 위원장의 러닝메이트격 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 후보들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친한계는 안정적인 지도체제 구축을 위해 최고위원 9인 중 과반(5인) 이상을 우군으로 채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대표 본인과 지명직 최고위원을 제외하면 최소 3명 이상의 선출직 최고위원이 당선돼야 한다.

최고위원 후보로 거론되는 장 대변인은 본인의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심이 선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출마) 필요성은 저도 느끼고 있다. 안정적인 지도부 구성을 위해서 역할이 필요하다면 그 역할을 마다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최고위원 후보로는 장 대변인 외에도 박정훈·정성국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기자에게 보낸 문자에서 “전당대회 출마는 고민 중”이라고 짧게 답했다. 정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러닝메이트는 한동훈 전) 위원장님과 한번 논의를 한번 했다”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당원투표 비중이 80%로 높은 전당대회 특성상 다수의 영남 표심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병민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TK 지역이나 영남권을 무조건 당겨와야 한다”며 “그게 전략상으로 맞다”고 말했다. 친한계에서는 김형동 의원이 경북 안동·예천, 정 의원이 부산 부산진갑 지역구 의원이다. 친한계로 기존 친윤으로 분류된 주진우 의원 등이 합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청년최고위원 후보로는 김준호 국민의힘 노원을 당협위원장, 김예지·한지아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한 전 위원장 측 관계자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위원장이 꾸준하게 좋은 분들을 접촉하고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친윤계에서는 친한 최고위원 후보들이 조직력, 인지도 측면에서 경쟁 후보들에 밀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 친윤계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한 전 위원장은 처음 시작할 때 캠프 인력이 너무 약한 것 같다”며 “세 결집이 이뤄지면 나경원 의원 쪽으로 기세가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 측근이 대체로 지난 총선 지도부였다는 점에서 총선 패배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도 지적된다.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윤상현 의원은 이날 채널A 유튜브에서 “장 의원은 총선 때 사무총장이었다”며 “총선 참패를 했으면 지금 나올 타이밍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쟁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나경원 의원은 이르면 오는 20일 출마 선언이 예상된다. 친윤계에서 나 의원을 지원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 상황에서 친윤 대표주자로 인식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숙제로 보인다. 나 의원측 관계자는 “친윤이 돕는다고 보탬이 되겠나”라며 “필요하면서도 부담이다. 친윤이 너무 나서서 제2의 김기현이가 되면 또 안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이날 SNS에서 “우리 당은 스스로 친윤, 비윤, 반윤 또는 친한과 반한, 이런 것들과 과감히 결별했으면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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