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도매가 모두 떨어졌는데… 왜 '금겹살' 됐을까요
전기료·채소류값·임대료 인상 여파에 음식점서 가격 올린 영향
도매가 4704원, 1㎏ 생산비에도 못 미쳐… 농가는 적자 누적
'금사과'에 이어 '금겹살'이 고물가 시대의 상징이 됐다. 기자가 방문한 식당에서도 한달 전 160g 기준 1만7000원이었던 삼겹살값이 1만9000원으로 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의 삼겹살 1인분(200g 기준) 가격이 2만83원으로 처음으로 2만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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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돈협회 관계자는 "돼지고기 도매가와 소비자가 모두 하락했는데 식당에서 인건비·임대료·식재료·전기요금 등 제반 비용이 올라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돼지고기 가격 상승을 삼겹살 외식비 인상의 원인으로 꼽는 것은 무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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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금겹살 논란에 한돈 농가는 누적된 적자를 조금씩 해소해가는 상황에 소비심리가 다시 위축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했다.
이달 들어 돼지고기 경락값이 돼지유행성설사병(PED) 등 가축질병 영향으로 출하량이 감소해 5000원(㎏ 기준) 후반대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이는 와중에 금겹살 논란이 되살아나려는 소비심리를 도로 주저앉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한돈 농가는 사룟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생산비는 늘었는데 돼지고기 경락값은 떨어져 적자 누적이 심각한 상태다. 올 들어 5월까지 돼지고기 경락값 평균은 4704원으로 이 같은 시세는 5100원대로 추산되는 돼지고기 1㎏당 생산비에도 못 미쳤다는 설명이다.
충남 홍성군에서 돼지를 키우는 B씨는 "경락값 하락과 생산비 인상으로 체감상 수입이 작년 대비 20%는 하락한 것처럼 느껴진다"며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주변 양돈업자들의 농장이 경매에 넘어가고 있는데 금겹살 논란에 소비가 더 쪼그라들까 걱정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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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냉장·냉동 삼겹살 수입량은 2020년 12만2000톤(t)에서 지난해 14만9000t으로 약 22% 증가했다. 고금리·고물가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자 가성비 좋은 수입산 삼겹살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올해 수입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마트에서의 수입산 삼겹살 매출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롯데마트의 수입 삼겹살 매출 비중은 2021년 5%에서 2022년 10%로 높아졌다. 지난해와 올해 1∼5월 모두 전년 대비 15% 늘어난 추세를 보인다.
경기 이천에서 10년째 양돈 농장을 운영하는 C씨는 "양돈 농가 특성상 쉬는 날도 없이 일하는데 인건비와 사료비 인상이 겹쳐 힘들다"며 "물가 안정도 중요하지만 요즘 경락값으론 생산비도 안 나오는데 수입산을 막 들여오니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정부에서 수입산 대신 한돈을 비축해뒀다가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하는 봄·여름 철에 물량을 푸는 것처럼 한돈 농가도 보호할 수 있는 물가 안정 제도를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손세희 한돈협회 회장은 규제 일변도의 정부 정책을 지적하며 정부의 할당 관세 정책 등 돈육 수입 확대를 통한 물가안정 정책에 반발했다. 한돈 농가를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김성아 기자 tjddk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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