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상임위 불출석 장·차관 처벌 법적 근거 마련 나선다

전현희 의원, ‘국회 보이콧 방지’ 국회법 발의
차관급 이상 대상…3년 이하 징역 가능하게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 의안과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제한하는 내용의 이해충돌방지법 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회에 불출석한 정부 부처 장·차관을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에 나섰다. 야당 단독으로 11개 상임위원장직을 선출한 뒤 본격적인 상임위 가동에 들어간 상황에서 이에 불출석한 정부 인사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전현희 의원은 19일 정부 부처 장관과 차관 등 고위공직자들이 정당한 이유 없이 국회 출석 요구에 불응할 시 처벌·고발하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법은 본회의 또는 위원회 의결로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의 출석을 요구할 수 있고, 출석 요구를 받은 국무위원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반드시 출석해 답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국무위원 등이 이에 따르지 않더라도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전 의원은 국무위원 등과 차관급 이상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국회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위원장 또는 국회의장 명의로 고발하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마련했다. 전 의원은 “행정부 국민의 대리기관인 입법부를 모독하는 행태와 직무유기를 더는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근 민주당에선 단독으로 개최한 상임위에 장·차관이 불참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강경한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은 지난 14일 전체회의에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불참하자 “국무위원이 불출석하거나 불출석할 것으로 예상될 때는 모두 증인으로 의결해서 증언 및 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법사위는 오는 21일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된 이시원 전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박 장관 등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고발 조치할 계획이다. 정 위원장은 위원장 권한으로 동행명령권을 발부해 강제구인하겠다고도 밝혔다. 민주당에선 검찰 출신 의원들로 이른바 ‘체포조’를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