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영구결번' 윌리 메이스, 93세 일기로 별세... ML 역사상 최고의 선수 타계에 '전미가 울었다'
못하는 것이 없다고 하여 메이저리그(ML)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도 불렸던 윌리 메이스가 향년 93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미국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선수 중에서도 최고령자였던 그가 떠나자 그야말로 전미가 울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19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의 전설이자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메이스가 오늘 오후 93세의 나이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발표하게 돼 매우 슬프다"고 전했다.
메이스의 시작은 흑인들만의 리그인 니그로 리그였다. 버밍엄 블랙 바론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그는 재키 로빈슨의 메이저리그 데뷔로 인종차별의 벽이 허물어지자 1951년 뉴욕 자이언츠(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신인 시절인 1951년 등번호 14번을 달고 121경기 20홈런 68타점으로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수상했고, 1952년부터 익히 잘 알려진 24번을 달고 전설이 됐다.
1972년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자이언츠에서만 활약하며 통산 3005경기 타율 0.301(10924타수 3293안타) 660홈런 1909타점 2068득점 339도루, 출루율 0.384 장타율 0.557 OPS 0.940을 기록했다.
첫 MVP를 수상한 1954년은 그의 인생에 하이라이트 같은 시즌이었다. 그해 메이스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월드시리즈에서 객관적 열세에도 'The Catch'로 불리는 메이저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수비로 전세를 뒤집었다. 141m나 되는 기형적인 폴로 그라운드 구장에서 자신의 머리 위로 넘어가는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잡아내 2루 주자를 잡아내기까지 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떠올랐다. 이때를 기념해 2017년부터는 월드시리즈 MVP상이 윌리 메이스상으로 명명되기도 했다.
'The Catch'에서 보여지듯 중견수 수비는 역대 최고로 꼽혀서 12년 연속 외야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는데 이는 로베르토 클레멘테와 함께 공동 1위 기록이다.
타격은 더욱 비판할 곳이 없어서 메이저리그에서 역대 9명뿐인 600홈런 달성자에 통산 3할 타율-3000안타-500홈런-300도루 이상을 달성한 것은 메이스가 유일하다. 1번의 타격왕(1954년), 2번의 MVP(1954년, 1965년)를 수상했고 실버슬러거는 1980년부터 시상을 시작했기에 인연이 없다.
흑인뿐 아니라 백인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아서 1954년부터 1973년까지 18년 연속을 포함해 총 24번의 올스타에 선정됐다. 별명도 누구에게나 스스럼없이 말을 붙인 일화에서 비롯된 'The Say Hey Kid'였다. 은퇴 후 그의 등번호 24번은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메츠의 영구결번이 됐다.
메이스가 떠난 날은 하필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그의 니그로리그 경력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릭우드필드 경기를 이틀 앞둔 시점이라 안타까움을 더했다.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그의 놀라운 업적과 통계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방식으로 메이스가 경기를 지배하는 걸 지켜보며 우리가 느꼈던 경외심을 설명하는 데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경기장 안팎에서 진정한 거인이었던 그를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며 추모사를 남겼다.
메이스는 메이저리그 통산 홈런 1위 배리 본즈의 대부로도 유명했다. 본즈 역시 자신의 SNS에 "오늘의 내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준 메이스"라면서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각 구단에서도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 대표적으로 시애틀 매리너스는 "메이스는 스포츠의 아이콘이었다. 그가 떠났다는 소식에 우리는 심장이 찢어질 것만 같다. 그가 필드 안팎에서 보여준 영향력은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역시 "메이스는 단순한 운동선수가 아니었다. 어디 비할 데 없는 우아함, 기술, 힘을 고루 갖춘 축복받은 사람이었고, 놀랍도록 따뜻하고 관대한 사람이었다. 그는 전 세대에 영감을 줬고 수년에 걸쳐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건 행운이었다"고 애도를 표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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