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더워" 밥 대신 커피·냉면…힘겨운 '이른 폭염 나기'

(경기=뉴스1) 김기현 유재규 기자 = "너무 더워서 입맛도 없네요. 밥 대신 커피라도 먹으려 나왔습니다."

아침부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 19일 낮 12시쯤 경기 화성시 반월동 한 카페엔 손님 20여 명이 우르르 몰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해당 카페는 손님으로 꽉 들어찼다. 모두 점심거리로 '밥' 대신 '브런치'를 선택한 이들이었다.

이곳 주변에서 일하는 박모 씨(28)는 "아침부터 더위 때문에 녹초가 됐다"며 "그래서 동료들과 시원한 카페에서 커피와 브런치를 먹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땐 간발의 차로 순서를 놓친 손님 10여 명이 길게 줄을 서기도 했다. 이 중 일부는 더위를 이겨내고자 양산을 펼쳐들거나 손부채질을 하는 모습이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매장 취식을 포기하는 이들도 여럿 있었다. 이들은 커피를 포장한 뒤 따가운 햇빛을 피하려 발걸음을 재촉하는 데 여념 없었다.

이 과정에서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자, 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햇빛 가림막 밑으로 모이기도 했다.

박 씨는 "이곳 인근엔 삼성과 두산 등 기업이 많이 있는데, 카페는 적다"며 "게다가 날씨까지 더워서 사람들이 몰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비슷한 시각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 소재 막국수 가게 역시 손님으로 꽉 들어찼다. 대기석은 물론, 주차 공간까지 협소했다.

메인 주차장이 아닌, 10~300m 이상 떨어진 곳에 주차하고 걸어올 정도로 인기 있는 이곳은 공무원 등 직장인이나 주부 등이 주로 찾는다.

이날 일부 손님들은 "앞에(대기손님) 얼마나 있나요"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요" 등을 묻자 직원은 "50팀이나 있어요" "1시간20~30분 정도 기다리셔야 해요"라고 답했다.

동료직원 4명과 함께 찾은 정모 씨(30대.여)는 "더운날씨, 마침 입맛도 없고 해서 시원한 것이 생각났다"며 "분위기도 좋고, 맛도 있어 일부러 찾았다"고 말했다.

주차안내를 돕는 음식점의 한 관계자는 주차하려는 손님들이 혼잡하지 않게 '대기시간 1시간'이라는 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

벙거지 모자 하나로 햇빛을 겨우 막은 직원도 버티기 힘든 날씨로 직원 1~2명이 돌아가며 손님들의 주차 안내를 돕곤 했다.

해당 관계자는 "더운 날 특히 많은 사람들이 찾는데 주차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지만 손님들이 여름마다 자주 찾는 곳(음식점) 중 한 곳이다"라고 전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도내 29개 시·군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대상 지역은 시흥과 부천을 제외한 전 지역이다.

기상 당국은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33도 내외(내륙은 35도 내외)의 낮 기온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폭염특보가 발표된 수도권과 강원 중부 내륙, 충청권 내륙,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최고체감온도가 33도 내외로 높을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으니 야외 활동과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며 "특히 영유아와 노약자, 만성질환자는 건강관리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kk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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