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손 꼭 잡고 “왜 이리 말랐어”... 치매 할머니 팬의 감동 만남

이혜진 기자 2024. 6. 1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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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치매를 앓고 있는 열혈 할머니 팬과 감동적인 만남을 가졌다. /유튜브 영상 캡처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치매를 앓고 있는 열혈 할머니 팬과 감동적인 만남을 가졌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18일 ‘손흥민과 ‘흥민 바라기’ 루이소체 치매 할머니의 감동 상봉 현장’이라는 제목으로 손흥민 선수의 오랜 팬이자 루이소체 치매(대뇌피질과 뇌간 부위에 비정상적인 단백질 덩어리가 쌓여 뇌세포 손상을 일으켜 발생하는 퇴행성 뇌 질환)를 앓고 있는 정금남 할머니의 깜짝 만남 현장을 담은 영상이 올라왔다. 손흥민은 지난해 정 할머니가 자신의 경기를 보는 것을 최고의 낙으로 삼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정 할머니에게 사인 유니폼 등의 선물을 보낸 바 있다.

먼저 유튜브 제작진과 만난 정 할머니는 제작진이 들고 온 손흥민의 영상 편지를 보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 손흥민이 “빨리 만나서 웃고 재밌는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는데, 정 할머니는 “만날 수 있을까. 나는 못 만날 줄 알았는데. 진짜인지 모르겠다. 하도 속아서”라며 오래도록 기다려온 손흥민과의 만남을 쉽사리 믿지 못했다.

이근호 전 선수는 손흥민을 만나러 가는 정 할머니와 동행했다. 정 할머니는 ‘손흥민이 왜 가장 좋으냐’고 묻는 이근호를 향해 “우리 고향(가평)하고 (손흥민 선수 고향 춘천이) 제일 가깝잖아”라며 “축구를 잘해”라고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정 할머니는 손흥민을 만나러 간다는 사실을 잊고 축구를 보러 가는 줄로만 알았다.

이근호는 손흥민이 묵는 숙소에 도착해 “친구를 한 명 데려오겠다”고 했다. 정 할머니는 “우리가 생각하는 사람이 오면 좋겠지만 (올 수 있을까.) 손흥민 같은 사람이 오면 좋겠다”며 전혀 알아채지 못하는 눈치였다. 손흥민이 눈 앞에 깜짝 등장하자 그제야 정 할머니는 환하게 웃으며 “에이 이 사람아. (얘기도 없이) 혼자 와버리는 것이 어딨느냐”고 했다.

정 할머니는 손흥민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고, 손흥민의 손을 꼭 잡고 꼭 안았다. 걱정하는 말투로 “아이 왜 이렇게 말랐나” “안 먹은 것처럼 너무 말랐다”며 연신 손흥민의 건강을 염려했다. 손흥민도 할머니의 마음에 감사를 표했다. “오실 때 어려움이 없으셨냐”라고 살갑게 물으며 “항상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TV로 보고 감동 받았다”고 했다. 손흥민은 직접 준비해온 대표팀 유니폼에 사인해 정 할머니에게 건넸고, 기념 사진을 함께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정 할머니의 아들이 다음날 중국과의 경기를 앞둔 손흥민을 위해 만남을 마무리하려 하자, 정 할머니는 아쉬움을 숨기지 못하면서도 “쉬어야지”라며 손흥민의 컨디션을 걱정했다. 정 할머니는 마지막으로 손흥민을 향해 “어디서 넘어지기만 해도 ‘쟤가 누구야’ (손흥민일까 봐 걱정된다). 안 넘어져야 하는데”라고 했다. 힘겹게 발걸음을 떼는 손흥민에게 “얼른 가. 괜찮아”라며 마지막으로 손을 꼭 잡았다. 이후 손흥민이 선물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축구 경기를 관람한 정 할머니는 “100살까지 축구를 볼 것”이라며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축구선수 손흥민이 자신의 팬이자 루이소체 치매에 걸린 정금남씨를 만나고 있다.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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