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중근의 로드 투 메이저리그 〈3〉 에피소드 3 : KBO vs MLB 맞짱 시대
“KBO와 MLB, 수직관계서 당당한 동반자로”
KBO vs MLB 직접 맞붙는 시대가 왔다 올해는 한국 프로야구가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와 손잡고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이벤트가 진행되었습니다. 바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가 처음으로 대한민국 서울에서 개최되었기 때문입니다. 1994년 4월 박찬호 선수의 메이저리그 첫 진출을 시작으로 메이저리그 불모지였던 한국은 30년 만에 메이저리그 팀 개막전이 열리는 세계 프로야구의 강국으로서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MLB 선수들도 KBO 주목… “열정적 팬문화 감동” 미국 현지 선수들과 관계자들의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한국프로팀과 미국프로팀의 교류전, 메이저리그 개막전이 성공적으로 치뤄졌고 한국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 문화와 수준 높은 질서의식, 메이저리그 선수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에 대해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습니다.
경기에 참여한 메이저리그 선수들 역시 서울시리즈에 대해서 높은 만족감과 감탄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바라보는 한국야구에 대한 인식은 역대 최상급입니다. 특히 한국만의 열정적 팬문화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더욱이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이 메이저리거와 직접 경기할 수 있었던 경험은 선수 생활에 있어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입니다. LG트윈스투수 임찬규 선수는 “이러한 시간이 내게 올 줄 몰랐다.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메이저리거의 강점을 가까이서 배울 수 있는 기회 빅 이벤트를 통해서 선수들은 글로벌 진출에 대한 동기부여가 생깁니다. 하지만 큰 대회나 이벤트는 자주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때문에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선수들이 한국프로야구로 돌아와서 팀 동료와 코칭스태프들에게 줄 수 있는 영향력은 매우 큽니다.
제가 현재 가르치고 있는 유망주 중 제이든 스트로먼이라는선수가 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인데 타자와 투수 모두 재능이 출중합니다. 이미 직구 스피드가 155km/h까지 나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선수의 친형이 뉴욕양키스의 선발투수 마커스 스트로먼이라는 점입니다. 야구 유망주가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를 곁에 두고 있는 것입니다. 메이저리그를 목표로 하고 있는 야구 꿈나무에게 이보다 더 큰 축복은 없을 것입니다.
물론 이 경우는 특수한 케이스입니다. 하지만 우리 한국 야구도 곁에서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긍정적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들이 필요하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박찬호 선수를 시작으로 현재 한국이 배출한 메이저리거는 올해 진출한 이정후 선수 포함 총 27명입니다. 메이저리그를 경험하고 한국 야구에 돌아와 노하우를 전수해줄 선수가 더욱 많아져야 합니다.
메이저리거의 경험이 한국 야구에 주는 의미 현재 한국 프로야구는 10개팀으로 구성, 팀당 1군과 2군을 합쳐도 120~130명 정도의 선수가 있습니다. 1군 선수만 26~27명으로 보고 그 중 메이저리그에 진출할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선수는 1~2명 정도라고 판단합니다.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한국 선수가 팀내 잠재력을 갖춘 선수들에게 줄 수 있는 영향력은 매우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 현지 분위기를 알고 진출하는 것과 모르고 진출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직접적인 훈련 루틴은 물론 팀 문화, 스케줄 관리 등 환경의 변화로 인해서 마주치는 다양한 변수를 사전에 이해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한 후 한국프로야구로 돌아온 류현진, 추신수 선수의 역할이 매우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한국에 돌아와서 투수왕국이었던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에서의 경험을 전해주었습니다. 존스몰츠, 그랙매덕스, 톰글래빈 등 메이저리그의 레전드 선수들을 직접 보고 체험한 경험들을 LG트윈스 후배 선수들에게 전해줘 젊은 선수들의 기량 성장에 있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특히 추신수 선수의 경우, SSG랜더스로 오면서 코칭스태프와의 조화, 후배 선수들을 대하는 선배로서의 품격과 팀을 어우르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중추 역할을 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스포츠 특성상 자칫 경직될 수 있는 팀 분위기를 편안한 소통과 기량 발전을 위한 연구, 무엇보다도 서로를 존중하는 원팀 문화로 만들었다는 점은 왜 추신수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야구 선수인지 짐작할수 있게 했습니다.
빠른 타구는 세계적 대세, 그에 맞는 수비템포 훈련 강화 필요 훈련 시스템에 있어서도 세계의 흐름에 맞춰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제는 많은 팬들이 어렵지 않게 메이저리그 경기를 접하고 있습니다. 팬들이 느끼는 큰 차이점 중 하나가 바로 타구 스피드입니다. 일반적으로 홈런이 가장 많이 나오는 공의 탄도는 20~25도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제는 14~16도의 탄도에서도 홈런이 양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배트스피드가빨라지고 타격 파워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수비에서 펑고 하나에도 빠른 타구에 적응하기 위한 스피드업이 필요합니다. 기술적인 관점으로만 보자면 외야 수비를 할 때 사람이 치는 공 스피드보다 더 빠를 수 있도록 머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외야 수비 훈련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 야구의 기술은 미국 야구 기술에 비해 절대 뒤쳐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미국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의 포구 폼이나 수비 메커니즘을 높게 평가합니다.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기 위해서 파워를 단기간 업그레이드하기는 쉽지 않지만 스피드를 올리기 위한 훈련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제는 이러한 작은 부분의 디테일에 신경 쓸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적 흐름에 맞춰 작은 변화부터 시도 저 역시 메이저리그와 한국 프로야구의 경험, 현재 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IMG아카데미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우선 미국 아마야구 선수의 육성 과정을 널리 알릴 것입니다. 현재 국내 아마야구의 경우, 프로에서의 성공 케이스가 매우 적은 편입니다. 매년 140여 명의 아마야구선수들 중에서 프로야구에서 성공하는 선수는 2~3명뿐입니다. 미국의 아마야구 육성시스템을 통해서 이러한 낮은 성공률을 조금이라도 높여보고 싶습니다.
또한 국제대회와 해외무대에서 체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무대에서 경쟁하며 갖춰야 하는 멘탈과 에티튜드, 글로벌 트렌드에 걸맞은기술적 접근 방법을 연구하고 전달할 것입니다.
봉중근 l 전 국가대표 투수 · IMG아카데미 야구 보딩스쿨 코치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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