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군, 군의회 재정 적자 주장에 "무지의 소치"
[의령=뉴시스] 김기진 기자 = 경남 의령군(군수 오태완)은 최근 군의회가 통합재정수지 적자 등을 근거로 군 재정 운용 부실을 지적한 것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19일 군에 따르면 현재 '채무 제로' 상태를 유지하며 세외수입을 증대시키고 재정건전성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군의회는 17일 입장문을 통해 군이 통합재정수지 660억의 적자를 만들었고 재정자립도가 낮은 상황에서 사업효과가 불분명한 국비 사업에 전념하는 등 예산의 타당성에 고려하지 않는 '일방통행식' 행정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보다 앞서 군의회는 1·2회 추가경정예산을 각각 삭감·묵살했고 상반기 '마지막 기회'였던 정례회에서도 추경 심의를 거부했다.
군은 군의회가 의령군 재정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무지에서 비롯한 '근시안적 시각'이라는 입장이다.
의령군은 지방자치단체 재정분석을 위해서 재정건전성, 재정효율성, 재정계획성의 3개의 큰 카테고리에 통합재정수지비율, 경상수지비율, 관리채무비율 등 세부적인 6가지 지표를 동시에 파악해 재정건전성을 평가하는데 단순 통합재정수지만 가지고 군의 재정을 우려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의회가 내세운 통합재정수지의 적자는 2024년 본예산 기준으로 도내 사천시를 제외한 경남 시군 모두가 해당한다.
의령군은 '채무 제로' 지자체라는 타이틀을 계속 이어가며 관리채무비율, 공기업부채비율 또한 전국 평균보다 월등히 낮은 비율을 유지하는 등 재정 운영 건전성에 파란불을 켜고 있다.
특히 행정안전부는 2023년 지방자치단체 재정분석 종합보고서에서 의령군 공기업 부채 관리를 우수사례로 채택할 정도로 군 재정관리능력이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무엇보다 군은 재정자립도를 운운하며 공모사업 선정을 통한 국도비 확보를 폄훼하는 의회 태도에 분개하고 있다.
의회가 재정자립도를 핑계로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를 스스로 내세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군은 전체 재원에서 차지하는 국도비와 교부세 등의 지원이 많이 이루어질 경우 재정자립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의령군의 2024년도 재정자립도는 8.04%로 지역현안 사업을 원만하게 해결하려면 국·도비 보조사업·교부세 확보가 필수적이다.
군의회는 열악한 자주재원을 보완하기 위해 전 공무원이 분투해 이룬 국도비 확보 성과를 칭찬해도 모자랄 판에 애먼 재정자립도를 들어 평가절하했다.
군 관계자는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아야 하나. 재정자립도를 저해한다고 국·도비 공모사업에 도전하지 않고 선정된 사업도 축소하는 것이 건전한 재정 운용 방식이냐"며 "공모사업에 따른 부수적인 군비 편성을 두려워하거나 회피할 것이 아니라 정부 예산이 보증한 정책 타당성을 바탕으로 사업 추진의 동력을 확보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군의회가 공모사업의 사업효과에 의문을 나타내고 예산 사용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주장에는 “공모사업 등 국·도비 보조사업은 중앙부처 및 도의 엄정한 심사를 거쳤을 뿐만 아니라 타 지자체와의 어려운 경쟁을 거쳐 확보한 사업”이라고 일갈했다.
또 “특히 의회서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청년마을 공유주거 조성사업’은 지난해 11월 제2회 추가경정예산 심의에서 실시설계비 등 11억여 원을 예산승인했고 나머지 군비 매칭비는 올해 편성하기로 군의회랑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고 교감을 나눴다”고 반박했다.
한편 의령군 재정 운용 실패를 저격했던 이번 의령군의회 입장문은 '불에 기름 부은 격'이 됐다.
잇따른 추경 심의 거부로 군민들로부터 고의적·의도적으로 직무를 저버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군의회가 '잘못된 정보'로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역에서는 예산·결산 승인을 비롯한 의결 기능을 우선하는 군의회가 의령군 재정 상황을 모르는 ‘무지의 소치’에 한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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