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 돌풍 주역 ‘고교생 천재’ 양민혁 “현재에 집중…좋은 오퍼 오면 유럽 욕심도”
“팀에 도움이 된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
양민혁은 19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무엇보다 강원의 성적이 좋아 기쁘다. 팀이 상승세인 가운데, 내가 도움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면서 “남은 시즌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고등학교 3학년 재학 중인 양민혁은 평일 오전엔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오후엔 클럽에 돌아와 훈련에 매진한다. 공부와 축구를 병행하는 그에게 어려운 건 ‘공부’고 힘든 건 ‘축구’다. 남다른 재능을 가진 신예다운 답이다. 양민혁은 “당연히 어려운 건 공부”라면서 “지금은 학업보다 축구에 훨씬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더 힘들게 느껴지는 건 축구”라고 웃었다.
프로 무대에서 5골을 터뜨린 양민혁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득점은 지난달 29일 전북에 작성한 선제골이다. 전반 3분 만에 수비수 2명 틈을 파고든 양민혁은 각도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골키퍼를 뚫는 시원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양민혁의 득점을 앞세워 강원은 2-1로 승리하면서 전북 김두현 감독의 부임 후 첫 경기를 호된 신고식으로 만들었다. 양민혁은 “전북전 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득점으로 연결하기에 힘든 각이었지만, 잘 맞아서 들어갔다. 팀도 승리를 쟁취해 기분이 좋았다”고 떠올렸다.
일약 스타덤에 오른 양민혁은 자랑스러운 친구이자, 자식이다. 양민혁은 “학교 가면 친구들이 항상 ‘골 넣는 거 잘 봤다’면서 응원하고, 사인을 받는 친구도 있다”면서 “가족, 친척들도 다 너무 좋아하신다. 입단하면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 실감이 나지 않기도 하지만, 이럴 때는 너무 뿌듯하다”고 웃었다.
주변인들뿐만 아니라 미디어 등 세간의 관심을 끄는 만큼 부담도 느낄 만하지만, 양민혁은 개의치 않는다. 양민혁은 “딱히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려고 하고 있다”며 “관심을 최대한 즐기려 한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제 프로 데뷔 4개월 차인 양민혁은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시즌 초반엔 직선적이고 저돌적인 움직임이 돋보였다면, 이젠 상대를 여유롭게 따돌리며 예측하기 힘든 드리블 패턴과 과감한 슈팅을 선보이고 있다. 투지도 넘쳐 전방에서 압박해 상대 공을 탈취하는 것도 즐긴다. 그는 “장점은 스피드를 활용한 드리블이 있고, 요즘은 마무리 능력도 좋아진 것 같다”며 “프로 형들과 경기하다 보니 피지컬이 좀 밀릴 수 있는데, 이런 점을 보완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양민혁의 롤모델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23∼2024시즌 올해의 선수로 꼽힌 맨체스터 시티의 필 포든(24)이다. 양발이 뛰어나고, 탈압박 등 드리블이 훌륭해 자신과 닮았으면서도, 더 배우고 싶은 스타다. 양민혁은 무엇보다 ‘기복 없는 선수’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그는 “지금처럼 기복 없이 꾸준한 경기력을 선보여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양민혁은 끝으로 뜨거운 성원을 보내고 있는 강원 홈팬들에 대해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건 많은 팬이 찾아와 선수들도 에너지를 받고, 경기장에서 플레이로 보답하고 싶기 때문”이라면서 “이제 강릉에서 홈경기를 치르는데, 많은 팬이 와서 응원해주시면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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