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상수지 미국 흑자 `역대 최대`…중국은 적자 확대

한은 '2023년 지역별 국제수지(잠정)'

사진 연합뉴스.

지난해 대(對)미국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역대 최대를 기록한 반면 대중국 경상수지는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3년 지역별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경상수지는 912억5000만달러로 전년(689억7000만달러)보다 222억8000만달러 늘었다. 1998년 지역별 경상수지가 집계된 이후 가장 큰 흑자 규모다. 3년째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상품수지 흑자(+821억6000만달러) 폭이 승용차, 기계·정밀기기 등을 중심으로 늘어난 영향이 컸다.

서비스수지 적자(-74억9000만달러)는 운송 수입이 감소하면서 적자 폭이 전년(-25억8000만달러)보다 확대됐다.

반면 대중국 경상수지는 309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다. 대중 경상수지는 2022년 21년 만에 적자 전환한 이후, 2년 연속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전년(-84억5000만달러)보다 적자 폭도 확대됐다.

상품 수출이 2022년 1241억1000만달러에서 2023년 972억9000만달러로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감소한 탓이다. 상품 수입은 1343억1000만달러에서 1308억9000만달러로 줄었다. 이에 상품수지는 335억달러 적자를 기록, 역대 최대를 나타냈다.

문혜정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대중·대미 경상수지 디커플링(차별화) 흐름은 2020년 대미 경상수지가 대중 경상수지를 추월한 이후 본격화됐다"며 "대미 경상수지 흑자는 2020년 이후 흑자 확대 흐름이 이어진 반면, 대중 경상수지는 2022년 첫 적자 전환에 이어 2023년에는 적자 폭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미국에 대한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개선세가 이어지면서 디커플링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본에 대한 경상수지는 168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2022년(-176억9000만달러)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가 줄었다.

내국인의 일본 여행이 많이 늘어나면서 서비스수지가 33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2022년(-2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지만, 화공품·정밀기기 등 수입이 줄며 상품수지 적자 규모가 155억5000만달러에서 119억달러로 축소된 영향이다.

유럽연합(EU)에 대한 경상수지는 63억9000만달러의 흑자를 냈다. 2022년(+55억1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커졌다. 배당 수입이 늘면서 대EU 본원소득수지(+18억9000만달러)와 본원소득수지 내 투자소득수지(+18억6000만달러)가 역대 1위 흑자를 기록하는 등 본원소득수지가 개선된 데 주로 기인한다.

동남아 경상수지 흑자는 2022년 774억5000만달러에서 516억7000만달러로 줄었다. 반도체, 석유제품, 화공품 등의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다.

대중동 경상수지는 2022년 884억3000만달러 적자에서 지난해 737억4000만달러 적자로 축소됐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원유 등 원자재 수입이 줄면서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