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문화예술 보조금 운용 개선 방침에 문화예술단체 “권력 입맛에 맞게 관리 의도” 반발
제주도가 최근 공개한 문화예술 보조금 운용 방침을 두고 제주지역 문화예술단체들이 “구시대적 예술통제”라며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19일 제주예총과 제주민예총에 따르면 제주도가 최근 마련한 ‘문화예술 보조금 운용 혁신안’이 지역 문화예술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 5일 문화예술 관련 기관 등을 대상으로 ‘2025 문화정책 방향 설정 워크숍’을 열고 문화예술 분야 보조금 개선안을 공개했다. 제주도는 예산을 편성할 때부터 도정 목표와 비전을 정확히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산발적인 예산요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기존 보조금 사업에 대해 “연례적·일회성 사업이 대부분으로 전년도와 유사한 계획으로 사업을 수행하면서, 형식적·일률적 실적보고와 정산 등 단체의 관심이 미흡해 역량이 약화된다”며 “고질적·관행적이면서 편중된 지원으로 내 돈처럼 쓰는 보조금으로 인해 위기감과 역량 강화 의지가 없다”고 전제했다.
이어 문제 해결을 위해 “도민의 문화향유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을 중점 지원하겠다”며 “보조금 운용 개선으로 도정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고 도민만족도 역시 제고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제주예총과 제주민예총은 공동성명에서 “제주도가 도민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를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문화예술을 권력의 입맛에 맞게 관리하겠다는 것으로, 문화예술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침해하는 구시대적 예술 통제 정책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도정의 이런 입장은 지역문화진흥법이 규정하고 있는 지역문화진흥 정책에 대한 몰이해이자,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문화예술지원 정책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예술단체들과 협의 없이 제주도정의 일방적 정책 결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런 지원 정책 방침에 대한 논의는 예술의 자율성을 인정하지 않고 예술을 도정의 수단으로 여기는 반 문화적 작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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