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은 뭔데? 선수가 직접 챙긴 공...코치도 동료도 어리둥절, 무슨 일이야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선수도 코치도 어리둥절, 도대체 무슨 일이야?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NC 박민우(31)는 3회초 1사 후 두산 선발 브랜든의 커터를 공략해 중전 안타를 치고 1루 베이스를 밟았다. 안타를 친 박민우는 세리머니 후 두산 2루수 강승호에게 NC 더그아웃으로 공을 던져달라는 사인을 보냈다. 박민우의 사인을 본 강승호는 어리둥절하며 3루에 있던 이종욱 코치에게 공을 던져주었다. 그런데 이종욱 코치도 박민우에게 두 팔 벌려 알 수 없다는 제스처를 했다. 그렇다. 이 공이 무슨 의미의 공인지 아무도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안타로 박민우는 통산 1400안타를 달성했다. 2013년 1군 데뷔 후 12번째 시즌에 만들어낸 개인 통산 1400번째 안타였다. 박민우는 통산 타율 0.320를 기록할 만큼 매 시즌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다. 이번 1400안타는 KBO리그 역대 62번째 기록이다.
의미있는 기록이었지만 이날 시선은 온통 손아섭에게 쏠려있었다. 손아섭은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안타 2501개를 기록하며 박용택이 보유한 최다안타 기록 2504개 경신을 앞두고 있었다. 그래서 미쳐 박민우의 1400안타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생긴 작은 해프닝이었다.
박민우는 2022시즌을 마치고 NC와 2030년까지 계약 기간 8년(5+3년), 최대 140억원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NC 창단 멤버 원클럽맨으로 부상 없이 꾸준히 롱런 한다면 박용택 기록을 넘어 손아섭 기록까지 넘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최다안타 기록을 눈앞에 둔 손아섭도 1400안타를 30살에 이뤄냈다. 박민우와 한 살 차이다. 박민우도 손아섭처럼 정교한 컨택 능력으로 많은 안타를 기록하는 선수로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숫자다.
한편 올 시즌 박민우는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가 지난달 30일 1군에 복귀했다. 복귀 후 6월 15경기서 타율 0.396(63타수 25안타) 2홈런 5타점으로 NC 타선을 이끌고 있다. 0.284까지 떨어졌던 타율도 0.327까지 끌어올렸다. 팀 내 주전 선수 중 타율 2위다. 지난달 말 8연패 수렁에 빠지며 힘든 시간을 보냈던 NC지만 박민우가 살아나자, 최근 10경기 6승 3패 1무로 상승세를 탔다.
투수 이재학, 외야수 김성욱과 함께 NC 유니폼을 입고 있는 창단 멤버 박민우가 안타를 이어가며 NC를 가을야구로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400안타를 친 박민우가 공을 챙겨달라고 사인을 보내고 있다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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