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이주’ 날벼락…10억 기후 난민이 온다 [뉴스in뉴스]

박현진 2024. 6. 19.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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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일은 UN이 정한 세계 난민의 날인데요.

난민 하면 보통 전쟁 난민을 많이 떠올리지만 요즘은 기후 위기로 삶의 터전을 잃은 난민이 더 많다고 합니다.

지금처럼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 2050년엔 이런 난민이 10억 명에 이를 거라는 전망도 있는데요.

오늘 뉴스인뉴스에서는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 난민 문제, 박현진 해설위원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기후 난민' 정확한 용어 정의부터 해주시면요?

[답변]

네, '기후 난민'은 자연 재해나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생존을 위협받아 살던 곳에서 어쩔 수 없이 이주해야 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다른 말로는 '생태학적 난민', '환경 난민'이라고도 하고요.

유엔난민기구는 좀 더 정확하게 '기후 변화로 인한 강제 실향민'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기후 난민은 주로 어떤 환경에서 발생합니까?

[답변]

네,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눠볼 수 있는데요.

먼저 홍수나 지진, 산불 같은 단발적인 자연 재해로 인한 이주가 있고요.

다음으론 장기간, 점진적인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살던 곳을 떠나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해안 지역 해수면이 점점 상승해서 마을이 침수된다거나, 오랜 기간에 걸친 가뭄과 사막화로 식수와 식량이 없어 이주해야 하는 그런 경우죠.

[질문]

실제 그런 이유로 해서 최근에 집단 이주를 한 사례들이 있죠?

[답변]

네, 지난달 브라질 남부에서 2주 넘게 폭우와 홍수가 지속돼 2백 명이 넘는 인명 피해가 났는데요.

이 지역에서는 최근 이런 극단적인 기상 재해가 잦아서요.

주민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무리지어 마을을 떠나고 있습니다.

섬 주민 전체가 집단 이주를 하는 사례도 있었는데요.

파나마 카리브해에 있는 작은 섬 얘깁니다.

이 섬의 해수면은 1960년대엔 연평균 1mm씩 상승했었는데요.

최근엔 해마다 3.5mm씩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거리 곳곳이 바닷물에 잠겨버린 상태여서요.

섬 주민 1,300여 명이 본토로 이주를 시작했습니다.

[마르티네즈/주민 : "정어리와 바닷가재 등 우리가 소비하는 모든 것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가 이러한 상황을 만든 요인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래서 우리는 이주 명령을 받았습니다."]

[로페즈/주민 : "우리는 슬픔을 느낍니다. 이 섬이 사라지면 우리 마음의 일부, 우리 문화의 일부도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앵커]

저렇게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집단 이주를 준비하고 있는 곳들이 또 있죠?

어딥니까.

[답변]

네, 기후 난민 문제를 다룰 때 가장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곳이 태평양의 섬나라 투발루인데요.

전 국토가 바다 속으로 가라앉을 위기에 놓여서요.

현재 주변 국가인 호주 등과 자국 국민을 기후 난민으로 받아달라는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또 인도네시아는 수도 자카르타가 해수면 상승과 지반 침하로 급속하게 가라앉고 있어서 수도를 아예 이전하기로 했고요.

역시 저지대 국가인 방글라데시도 지속적인 해수면 상승으로 국민 1,500만 명 이상이 기후 난민이 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앵커]

해수면 상승만큼이나 또 심각한 문제가, 사막이 늘고 있다는 거죠?

[답변]

네, 대표적인 곳이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근처 국가들인데요.

이 곳에선 이미 많은 주민들이 급속하게 진행되는 사막화에 마을을 떠나서 떠돌아다니는 난민 생활을 하고 있고요.

또 중국과 몽골 같은 아시아 지역 곳곳에서도 사막화로 많은 난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 정도면 전 지구적 문제라 할 텐데요.

기후 위기로 인한 난민 수, 어느 정돕니까?

[답변]

네, 정확한 통계는 없습니다.

다만 참고해볼만한 자료가 국제 NGO 단체인 자국 내 난민감시센터(IDMC) 통계인데요.

지난해 홍수와 가뭄 등 기후 재난으로 자기 나라 안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사람이 2천 6백만 명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특기할 만한 게요.

이게 분쟁이나 정치적 박해로 인한 이주민 수인 2천만 명보다 많다는 겁니다.

전쟁 난민보다 기후 난민이 많다는 거죠.

급격한 지구 온난화로 기후 난민 수는 앞으로도 빠르게 늘 걸로 보이는데요.

국제이주기구는 오는 2050년에 전 세계 기후 난민이 10억 명에 달할 거라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걸 지역적으로 보면 기후 난민이 특히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에서 많다고요?

[답변]

네, 맞습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의 빈곤 국가에서 특히 많은데요.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기상 재난은 갈수록 느는데, 이걸 선제적으로 막을 수 있는 인프라도 없고요.

또 피해를 복구할 능력도 부족하기 때문이겠죠.

[앵커]

그렇다면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협력해서 이 문제에 대응해나갈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변]

네, 전문가들도 기후 난민 문제를 다루는데 국제적인 협력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국제기구 관계자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에이미 포프/국제이주기구 사무총장 : "우리는 이미 기후 변화의 결과로 2023년에만 수천만 명이 이주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극도로 취약한 기후 지역에 수억 명이 넘게 살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우리가 그들의 복원력 구축과 사회 안정화에 도움이 되는 개입을 하지 않거나, 이주를 하나의 적응 장치로서 여기지 않는다면, 우리는 절박한 사람들의 더 큰 이동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 기후 난민은 국제법상으로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걸 앞으로 어떻게 다룰지, 또 기후 난민이 많이 발생하는 나라들의 방재, 환경 복원 시스템을 국제사회가 어떻게 지원해줄 수 있을지, 이런 부분들에 대한 논의가 이젠 더 강도 높게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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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진 기자 (laseu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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