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총리직선 개헌’ 상원 첫 승인… “제2 무솔리니 소환” 일각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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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추진 중인 총리 직선제 개헌안이 18일 상원을 통과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정부의 개헌안을 확정한 뒤 멜로니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총리직선제는 "모든 개혁의 어머니"라고 평가하며 "1946년 이탈리아 공화국 수립 이후 75년간 무려 68개의 정부를 거쳤다. 지난 20년 동안에는 총리가 12명 있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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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안정 확보 vs 변종 권위주의
상·하원 3분의 2 찬성까진 난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추진 중인 총리 직선제 개헌안이 18일 상원을 통과했다. 총리의 임기를 5년으로 하고 총리를 배출한 연립정부(연정)에 상·하원 의석의 55%를 보장해 정치적 안정성을 확보하도록 하는 취지다. 하지만 베니토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통치를 경험한 이탈리아에서 자칫 견제와 균형이 깨지고 ‘제2의 무솔리니’가 출현할 수 있는 위험한 시도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안사(ANSA)통신에 따르면 상원은 이날 찬성 109표, 반대 77표로 개헌안을 가결 처리해 하원으로 보냈다. 멜로니 총리는 상원 표결 뒤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정치를 안정시키며 권력 암투를 끝내는 동시에 통치할 사람을 선택할 권리를 시민에게 돌려주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 정부의 개헌안을 확정한 뒤 멜로니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총리직선제는 “모든 개혁의 어머니”라고 평가하며 “1946년 이탈리아 공화국 수립 이후 75년간 무려 68개의 정부를 거쳤다. 지난 20년 동안에는 총리가 12명 있었다”고 강조했다.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이스라엘이 도입했다가 폐기한 뒤 어느 나라도 도입하지 않은 총리직선제를 멜로니 총리가 추진하는 배경에는 이처럼 만성적인 정치적 불안정을 타개하려면 제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파시스트 통치를 경험한 이탈리아는 독재자의 출현을 막기 위해 수많은 견제와 균형 장치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러한 장치들이 정당의 난립과 연정 내 갈등과 분란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멜로니 총리는 총리 직선제 개헌을 통해 이탈리아가 국민이 선택한 지도자에 의해 통치되고, 행정부가 더욱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멜로니 총리의 ‘승부수’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당장 제1야당인 민주당(PD)은 이번 개헌안이 “의회와 공화국 대통령의 권력을 약화할 것”이라며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헌법전문가들도 이날 성명을 내고 개헌이 실현될 경우 권력이 총리에게 집중돼 견제와 균형이 깨지고 어떤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시도된 적이 없는 변종 권위주의 체제를 탄생시킬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의회 통과 여부도 불투명하다. 개헌을 위해서는 상원과 하원에서 두 차례씩 승인을 받아야 한다. 첫 번째 표결에선 과반 찬성만 나오면 되지만 두 번째 표결에선 상원과 하원 모두 3분의 2 찬성을 얻어야 한다.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우파 연합은 상·하원에서 모두 과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3분의 2에는 미치지 못한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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