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쿠팡 출신 왔다...신세계, '외부 수혈'로 이커머스 새판짜기

유엄식 기자 2024. 6. 1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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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마켓, SSG닷컴 대표 동시 교체...핵심 임원진도 외부 인사 수혈
조직 슬림화, 물류 시너지 방점... 시장 경쟁 격화할 듯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잔제공=뉴시스

신세계그룹이 장기간 실적 부진에 빠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계열사의 전면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양대 계열사인 G마켓과 SSG닷컴 대표를 비롯한 핵심 임원진을 전격 교체했다. 특히 새로 영입한 인사들이 신세계와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 중인 알리바바, 쿠팡, 네이버 등 외부 출신 인사로 꾸려진 게 특징이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고 경쟁을 지속하며 수익을 내겠다는 정용진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은 19일 G마켓 새 대표에 정형권 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을, SSG닷컴 새 대표에 최훈학 전무를 각각 선임했다.

정형권 대표(부사장)는 알리바바코리아 총괄 겸 알리페이 유럽·중동·코리아 대표를 지냈다. 골드만삭스, 크레딧스위스 등에서 근무했고 쿠팡에서 재무 임원으로도 일했다. 그는 투자, 이커머스 및 핀테크 업계를 두루 거친 재무 전문가로서 지마켓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마켓은 또 주요 핵심 임원진을 교체하고, 조직 개편을 진행한다. 기존 PX본부를 PX(Product eXperience)본부와 Tech본부로 분리한다. 개발자 조직인 Tech본부를 별도 조직으로 둬 AI 등 미래 성장을 견인할 기술 분야 역량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CPO(Chief Product Officer, 최고제품책임자)에 해당하는 PX본부장에는 네이버 출신 김정우 상무를 영입했다. 신임 Tech본부장은 쿠팡 출신의 오참 상무를 영입했다.

신세계그룹이 2021년 3조4000억원에 인수한 G마켓은 그해 43억원 흑자를 기록했지만 2022년 655억원, 2023년 32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85억원 적자를 냈다. 이전보다 적자 폭은 줄어드는 추세지만, 수익성 개선을 통한 흑자 전환이 중요해진 시기다.

정형권 지마켓 대표이사(사진 왼쪽), 최훈학 SSG닷컴 대표(사진 오른쪽). /사진제공=신세계그룹

2019년 출범 이후 만성 적자의 늪에 빠진 SSG닷컴도 대표 및 핵심 임원 인사를 물갈이하며 조직 쇄신에 나섰다.

기존 4개 본부(D/I, 영업, 마케팅, 지원) 체제를 2개 본부(D/I, 영업)로 줄였다. 마케팅본부는 영업본부로 통합했다. 지원본부 부서들은 대표 직속으로 둔다.

신임 대표는 그로서리 및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업본부장을 맡아온 최훈학 전무가 대표를 겸직한다. D/I(데이터, 인프) 본부장에는 이마트 D/T(Digital Transformation) 총괄을 맡고 있던 안종훈 상무가 자리를 옮겼다.

SSG닷컴의 조직 개편은 이달 초 신세계그룹이 CJ그룹과 맺은 '사촌동맹'과도 연계돼 있다. 양사 전략적 협업을 통해 SSG닷컴은 김포 NEO센터 두 곳과 오포에 구축한 첨단 물류센터 운영권을 CJ대한통운에 단계적으로 이관한다. SSG닷컴이 운영 중인 쓱배송과 새벽배송 물류센터 시스템을 CJ그룹이 도맡게 된다. 신세계그룹은 중장기적으로 해당 물류센터 3곳을 CJ그룹에 매각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이번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조직 개편은 지난해 11월 그룹 경영전략실을 개편하며 본격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쇄신 기조 속에 그룹 차원에서 핵심 사업들의 미래 전략들을 들여다본 결과, 이커머스 사업군은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이 절실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특히 이커머스 업계 경쟁사의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한 것은 신세계가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가 함께 대세가 된 온라인 유통시장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커머스 사업이 수익성을 기반으로 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문제 해결에 접근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다"며 "온라인 플랫폼 재도약을 위한 혁신 드라이브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대한민국 최고의 유통 기업으로 시장 선도자의 입지를 더욱 공히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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