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싼 식료품, 농산물 보호 정책 전면 재검토할 때[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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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생활비 수준은 통화정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구조적인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선진국과 비교하면 그 재료인 농산물 가격이 사과 279%, 감자 208%, 쇠고기 176%, 오이는 165%나 높기 때문이다.
농산물 가격 파동 때마다 땜질 처방이 쏟아졌다.
농산물 보호 정책의 전면 재검토에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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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생활비 수준은 통화정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구조적인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금리나 통화가 아닌 이슈에 한은 총재가 쓴소리를 하는 건 이례적이다. 그만큼 생활과 직결된 물가 문제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한은 조사 결과, 우리나라 식료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56%나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과 비교하면 그 재료인 농산물 가격이 사과 279%, 감자 208%, 쇠고기 176%, 오이는 165%나 높기 때문이다. 농업 부문의 낮은 생산성, 과다한 유통 마진, 낮은 수입 개방도가 복합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은은 유통 구조 개선과 공급 채널 다양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농산물 가격 중 유통 비용 비중은 1999년 39%에서 49.7%로 올랐다. 그동안 유통 구조가 개선되기는커녕 더 나빠진 것이다. 공급 채널 다양화는 수입을 개방하자는 의미다. 수입이 개방된 포도를 제외하고 사과·배·귤·복숭아 등은 이상기후로 생산량이 줄어도 사실상 수입이 막혀 있어 가격이 폭등하기 일쑤다. 농업 대국인 미국도 과일 수입 비중이 70%인데, 한국은 40%도 안 된다.
농산물 가격은 경제 이슈가 아니라 정치 이슈라는 말도 있지만, 실제로 정치권 책임이 적지 않다. 주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때마다 경북 의원들은 “보수의 심장인 경북 사과를 죽이려느냐”고 압박해 양허 제외 품목으로 따냈고, 그 다음 날이면 호남 의원들이 “경북 사과만 살리고 나주 배는 죽이느냐”고 아우성쳐 배도 같은 대우를 받았다고 한다. 소선거구제로 농민 표가 과잉대표 된 상황의 연장선이다. 농산물 가격 파동 때마다 땜질 처방이 쏟아졌다. 더 이상 소비자 후생은 외면하고 생산 농가 보호에 치우친 정책은 곤란하다. 높은 식료품 값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2%대 물가 안정을 체감할 수 없다. 농산물 보호 정책의 전면 재검토에 나설 때다. 당장은 까다로운 검역 절차부터 손질하고 농산물 수입을 과감히 확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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