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판 주저앉아 철거 판정 났는데…제천 옛 청풍교 관광지 개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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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충북지사가 안전 진단 끝에 10여 년 전에 용도폐기한 제천시 옛 청풍교를 관광지로 개발하겠다고 깜짝 발표한 가운데 정작 지역에선 반기기보단 '실현 가능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시청 한 공무원은 "경제성과 안정성으로 보면 철거하는 게 맞지만 도립미술관 제천 유치를 위해 도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라 대놓고 반대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도지사가 청풍교 안전진단과 개발, 관리 운영 등 모든 걸 다 책임진다고 하는 마당에 마다할 이유도 없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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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안전이 우선…된다한들 하세월" 부정적 여론 많아
(제천=뉴스1) 이대현 기자 = 김영환 충북지사가 안전 진단 끝에 10여 년 전에 용도폐기한 제천시 옛 청풍교를 관광지로 개발하겠다고 깜짝 발표한 가운데 정작 지역에선 반기기보단 '실현 가능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11일 도정설명회를 위해 제천을 방문해 기자들과 만나 자리에서 "충북도가 추진 중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청풍교 해체 예산은 이미 확보한 상황이지만 철거를 잠정 보류하고 청풍교를 어떻게 개발·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국내외 공모를 진행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지사는 도정설명회 당일 오전엔 제천시와 사전 일정 조율에도 없던 청풍교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는 등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정작 제천 지역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비등하다.
제천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안전성 문제로 이미 10년 전 용도 폐기한 다리를 다시 개발하면 제천시민의 안전은 누가 담보하냐"며 "안전진단 결과대로 철거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의 일방통행식 행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공직 안팎에서 들린다.
제천참여연대 한 관계자는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발상'이라며 "지지부진한 충북레이크파크 공약 사업 성과를 위해 급조해 끼워 넣은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개발보단 청풍교 철거 쪽에 무게를 뒀던 제천시로선 난감한 입장에 놓였다.
그런 데다 최근엔 충북도가 칼자루를 쥔 도립 미술관 제천 건립을 위해 유치전에 뛰어든 터라 더 난감한 처지다.
익명을 요구한 시청 한 공무원은 "경제성과 안정성으로 보면 철거하는 게 맞지만 도립미술관 제천 유치를 위해 도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라 대놓고 반대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도지사가 청풍교 안전진단과 개발, 관리 운영 등 모든 걸 다 책임진다고 하는 마당에 마다할 이유도 없다"고 털어놨다.
시민들도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개발 구상안을 반기기보단 철거 쪽에 손을 더 들어주는 분위기다.
청풍면에 사는 한 시민은 "안전상 문제로 철거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시민들은 헷갈린다"며 "도지사가 언제 바뀔지 모르고, 개발이 언제 될지도 모르는 마당에 희망 고문만 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해 제천시를 방문해 의회와 비공개 면담한 자리에서 청풍교 위에 카페, 텐트 숍, 팝업숍, 푸드트럭 등을 갖춘 아케이드를 설치, 힐링·쇼핑·먹거리 공간으로 만들자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김창규 제천시장을 비롯해 의회 등 지역에선 "경제성과 안전을 위해 개발은 반대한다"며 철거를 원하는 여론이 많았다.
총길이 315m, 폭 10m 규모의 청풍교는 상판 처짐 등 안전 우려로 2012년 청풍대교 완공과 함께 용도 폐기된 교량이다. 충북도가 관리 책임을 맡고 있다.
lgija20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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