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광장] 대한이 가진 첫 비행학교

2024. 6. 1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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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사관학교 생도 10여명이 현장수업을 위해 지도교수와 함께 다녀갔다.

특별전의 주제는 '대한이 가진 첫 비행학교'다.

3·1 운동 이듬해인 1920년 7월 5일, 윌로즈에서는 항공력을 통한 조국의 독립을 염원하며 비행학교가 문을 열었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초대 군무총장인 노백린 장군이 앞장서서 한인들을 규합했고 김종림 선생의 절대적인 재정 지원으로 개교한 이곳은 그야말로 '대한이 가진 첫 비행학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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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사관학교 생도 10여명이 현장수업을 위해 지도교수와 함께 다녀갔다. 지난 5일부터 오는 9월 1일까지 국립항공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을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장차 조국의 영공을 책임질 젊은 그들이 우리 항공역사의 중요한 장면을 이해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당부하며 커피 한잔을 나눴다. 특별전의 주제는 ‘대한이 가진 첫 비행학교’다.

역사와 전통의 산물이 문화유산이듯이 항공유산 역시 항공의 역사와 산업에서 파생된 산물이다. 특히 항공은 인류의 역사에 견줘 지극히 짧지만 오늘날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므로 유산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 예를 들어 라이트 형제의 활동무대였던 미국 오하이오 데이턴 일대의 ‘데이턴 항공유산(Dayton Aviation Heritage)’은 국립역사공원으로 지정돼 있고, 인류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올라 있다.

국립항공박물관은 개관 이후 항공유산에 대한 조사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항공유산은 항공기 기체나 공항과 같은 유형적인 것, 지식과 관습을 비롯해 음향·영상과 같은 무형적인 것, 항공기 도면이나 실험기록과 같은 기록물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지난해 박물관에서는 우리나라 항공역사에 있어서 의미 있는 항공유산을 3D 스캔과 정밀 실측을 통해 조사했고 결과를 보고서로 엮은 바 있다. 대상은 미국 캘리포니아 글랜카운티 윌로즈 외곽에 남아 있는 대한민국임시정부 비행학교로 사용하던 건물이었다. 100여년이 넘은 이 목조건물은 오래전에 본래의 위치에서 이동했고, 다른 용도로 사용돼 내부 형태는 많이 변했지만 건축물로서의 구조와 외관은 아직 건재하다. 현재는 미국인 개인이 소유하고 있다. 그간 학술세미나 등을 통해 역사적 의미를 살펴보고 활용방안을 모색해왔다면 이번 조사에서는 물리적인 측면에서 ‘공간’에 대한 집중적인 검토가 이뤄졌다. 그 결과, 도면상으로는 완전한 복원이 가능한 수준이 됐다.

3·1 운동 이듬해인 1920년 7월 5일, 윌로즈에서는 항공력을 통한 조국의 독립을 염원하며 비행학교가 문을 열었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초대 군무총장인 노백린 장군이 앞장서서 한인들을 규합했고 김종림 선생의 절대적인 재정 지원으로 개교한 이곳은 그야말로 ‘대한이 가진 첫 비행학교’였다. 한인비행학교, 비행기연습장, 사관양성소, 군단(軍團), 독립군단학교, 비행가양성소, 비행가양성사(飛行家養成社)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 온 이곳의 명칭은 ‘신한민보’에 실린 설립취지서와 장정(章程)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비행학교 운영을 위해 조직된 법인 격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비행가양성사’이고, 비행가양성사가 설립한 학교는 ‘비행가양성소’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실측한 비행학교 건물을 응용하여 전시실을 구성했고 당시의 훈련기인 스탠더드사의 J-1 복원 기체, 현장 소식을 전하던 신문 ‘윌로즈 데일리 저널’ 원본, 가장 오래된 ‘비행사 면허증’ 원본, 임시정부의 기관지 ‘라 코레 리브레’ 원본 등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있다. 전시 관람 후 가슴에 손을 얹으며 자부심을 느꼈다는 사관생도의 한 마디가 긴 여운으로 남는다.

안태현 국립항공박물관장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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