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라파 지상작전 곧 마무리"…헤즈볼라와 전면전 준비?
재결집 방지 작전 돌입…레바논 공격 사전준비?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강행한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군사 작전을 조만간 마무리할 방침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공습을 퍼부으며 지상군을 대거 투입했던 기존의 방식에서 하마스 잔당들이 다시 세력을 규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소규모 '표적 공격'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렇게 가자지구에서 빼낸 병력을 갈등이 격화하는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에 투입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스라엘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라파에서 목표 달성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6일 라파에 대피령을 내린 이후 동부의 케렘 샬롬 검문소와 남부의 라파 검문소를 장악하며 하마스의 숨통을 조여왔다.
또 라파 동부 외에 중심부와 서부까지 전차로 밀고 들어와 본격적인 지상전을 전개했으며, 이집트와 연결된 완충지대인 '필라델피 회랑'을 점령해 하마스의 지하 터널을 파괴해 왔다.
이스라엘군은 이를 통해 라파 지역 소속의 하마스 4개 대대 중 3개를 거의 완전히 해체했으며 그동안 벌여 오던 대규모 작전을 곧 마무리할 전망이라고 WP는 전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도 지난 15일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라파 지역 대대들을 거의 다 해체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아직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라며 가자지구에 군대를 남겨둘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스라엘군이 점령한 지역에서는 일부 전투원들이 이스라엘에 로켓을 발사하고 이스라엘군을 공격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라파에서 하마스의 대전차 로켓 공격으로 이스라엘군 장갑차가 폭발해 승무원 8명 전원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한 이스라엘군 고위 간부는 이와 관련해 "게릴라 전투는 결코 끝나지 않는다"라며 "우리의 목표는 라파 여단을 끝장내는 것이며, 우리는 그 일을 하고 있다"고 WP에 말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잔당들을 소탕하고 이들의 재결집을 막기 위한 소수 정예부대 위주의 작전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스라엘 전략부 국장을 지낸 요시 쿠페르와세르는 "(이스라엘군이) 주요 작전을 마무리하는 데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으며 이제 3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라며 "상황이 바뀔 것이지만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라파 군사 작전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이스라엘이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에 다시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쿠페르와세르 전 국장은 "(이스라엘군은) 라파에서 모든 실질적인 작전이 끝났으며 이것이 인질 협상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논의할 수 있게 됐다"고 짚었다.
WP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롯한 지도부가 라파 공격이 곧 끝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토대로 미국이 발표했던 3단계 휴전안에 기꺼이 서명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이스라엘이 제안했다는 3단계 휴전 방안을 공개했는데, 네타냐후 총리는 이를 준수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스라엘 강경파들은 하마스를 완전히 섬멸하기 전에는 라파 지상전을 축소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하고 있다.
아미르 아비비 국방안보포럼 의장은 하마스의 군사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가 생포되거나 사살되기 전까지는 이스라엘이 승리했다고 할 수 없다며 "(하마스가) 도망가지 못하게 하려면 도시를 포위해 여러 방향에서 공격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라파 작전 축소를 두고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와의 정면충돌을 대비하기 위해 병력을 빼내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이후 하마스 지지를 선언하며 이스라엘과 계속 교전해 왔다. 양측은 최근 들어 공격 수위를 높이면서 정면충돌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레바논 공세 작전 계획이 상황 평가를 위해 지휘관들이 만났을 때 승인되고 검증됐다"라며 헤즈볼라 공격 계획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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