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기의 이혼' 옛 삼성家 임우재, 의리남 변신…지인 사기 의혹에 발끈
"소송 때 의지한 형, 땅 명의 수년째 못 찾아"
본인노출 부담에도 4년여만 언론 접촉
분쟁 상대 "사실 아냐, 땅 담보로 돈 건네"
[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임우재(55) 전 삼성전기 부사장이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과의 이혼소송 과정에서 자신을 친동생처럼 살뜰히 챙긴 지인의 사기 피해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사생활 노출 부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인의 '호위무사'를 자처한 것이다.
임 전 부사장은 최근 경기도 모처에서 <더팩트>와 단독으로 만나 의형제와도 같다는 고모(59) 씨의 사정을 전했다. 이번 인터뷰는 임 전 부사장 측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임 전 부사장이 언론과 접촉하기는 2020년 1월 이부진 사장과의 이혼 소송이 마무리된 이후 4년 6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임 전 부사장과 자리를 함께한 고 씨는 경기도에서 약초 등을 캐며 생활하는 심마니다. 그는 방송에 출연해 이름이 알려질 정도로 노련한 심마니지만, "자신의 땅을 대가 없이 빌려줄 정도로 마음만은 한없이 여리고 착하다"는 게 임 전 부사장의 전언이다.
임 전 부사장의 도움을 받아 고 씨가 털어놓은 사정은 이렇다.
고 씨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 A 씨 측으로부터 2019년 8월 3000만 원을 빌렸다가 상환 요구에 시달리자 2020년 11월쯤 자신 소유의 땅 3654㎡ 가운데 1320㎡(400평)를 매각해 갚으려 했다.
이 소식을 들은 A 씨는 "(그럼) 1320㎡를 자신이 살 테니, 나머지 땅까지 명의를 넘겨주면 그곳을 개발해 집도 짓고 약초 카페를 지어 자녀들까지 편하게 일하며 살 수 있게 해 주겠다"며 역으로 제안했다고 한다.
미심쩍어하는 고 씨에게 유명 연예인과 사업가, 경찰 고위 간부 등과의 인맥을 과시하기도 했다.
고 씨는 A 씨 측의 말을 믿고 그해 11월 11일 전체 명의를 변경해 주기로 했다.
형식적인 매매계약서를 작성, 8일 뒤에는 등기까지 완료했다. 땅값은 1320㎡ 가격에 몇천만 원을 더 얹어 치렀다고 한다.
2300여㎡은 대금도 받지 않고 A 씨 측의 명의로 바꿔준 셈이다.
고 씨는 "워낙 친한 친구라 문제없도록 알아서 잘해주겠다는 말만 믿었다"면서 "땅값을 받고는 A 씨 측에 빌린 채무도 갚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A 씨 측은 그의 신뢰를 보란 듯이 저버리고 있다고 했다.
4년이 넘도록 공사는커녕 되레 컨테이너 등을 고씨 땅에 두고 거주하려 하는 등 소유자 행세를 하고 있다는 게 고씨의 주장이다.
카페 신축 등 A 씨 측이 했던 약속도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고 씨는 "나중에 들어보니 A 씨 측이 자신들의 땅에 우리 가족이 더부살이하고 있다는 식으로 소문을 내기도 했다"며 "개발도 전혀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 사이 지방자치단체가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 사업을 추진하면서 일부가 도로에 편입돼 땅도 줄어든 상태다. 고 씨는 몇 평이 공사에 쓰였고, 보상금이 얼마나 나왔는지도 정확히 모른다고 했다.
고 씨는 "보상금으로 다툼할 생각은 없다"며 "내 땅을 되돌려 받고 싶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명의를 가져간 뒤 요양 명목으로 내 땅에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우리 집으로 주소지를 옮겨 무주택 청약까지 받아놓고도 사과가 없다"며 "돈보다 사람을 잃어버린 상처가 더 크다"고 고개를 떨궜다.
이에 대해 A 씨 측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A 씨 측은 이후 법무법인을 통해 고 씨 측에 보낸 내용증명에서도 "(되레) 고 씨가 명의를 빌려달라고 요청해 등기를 이전한 것"이라며 "이후 땅을 담보로 자신 명의의 대출을 받아 고 씨에 수천만 원을 건네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 씨가 그 담보대출 등에 따른 근저당권을 말소하면, 나머지 땅은 언제라도 넘길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의 다툼에 임 전 부사장은 "고 씨는 제가 이혼소송 등으로 힘들 때 음식을 챙기고 보살펴 주셨던 형님"이라며 "소식을 듣고 너무나 안타까워 이렇게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서둘러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 전 부사장은 자신의 근황에 대해서는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며 웃어 보였다. 그는 "지난 삶에 대해서는 언젠가 말할 날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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