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콧' 국민의힘에 '입법청문회'로 압박 나선 민주

김세정 2024. 6. 1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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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법사위·과방위 연이어 청문회
증인 불출석 땐 법적 처벌 가능
"국회 권능 살릴 하나의 방안"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와 여당을 압박하기 위해 입법청문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14일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를 주재하는 정청래 법사위원장.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와 여당을 압박하기 위해 입법청문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회의 등 의사일정과 달리 청문회 증인은 출석을 거부할 경우 법적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채상병 특검법 등 주요 현안 신속 처리는 물론 국회 일정을 보이콧 중인 국민의힘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카드라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21일 채상병 사건에 대한 입법청문회를 열 계획이다.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이시원 전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박성재 법무부 장관 등 12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상임위 전체회의나 현안질의 등에는 장관이나 차관, 국무위원들이 출석하지 않더라도 법적으로 처벌할 방도는 없다. 그러나 청문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상임위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요구할 때 열 수 있으며 위원회는 증인 출석을 요구할 수 있다. 채택된 증인은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이를 따라야 하고, 사정이 있다면 출석요구일 3일 전까지 의장 또는 위원장에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는다면 국회는 동행명령을 발부할 수 있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

정부 관계자들은 현재 민주당 주도의 상임위 일정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지난 17일 열린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 법무차관이 불출석하자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의 경우 국회의 증언감정법 등에 따라 형사처벌이나 동행명령을 할 수 있는데 회의 형식은 현행법상 처벌 규정이 미히하다"며 국회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청문회는 법적 테두리 안에서 민주당이 정부여당을 실질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전략인 셈이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지난 14일 "위원장으로서 불출석하거나 불출석할 것으로 예상될 때는 모두 증인으로 의결해 증인감정법에 따라 처벌할 수 있도록 절차를 밟도록 하겠다"며 "필요한 경우에는 동행명령장을 발부해 강제 구인하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와 통화에서 "청문회는 불출석하면 불법이 돼 출석 의무를 강조하는 효과가 있다. 국회 정상 운영이 힘든 상황이 예상됐었기 때문에 국회가 할 수 있는, 국회의 권능을 살릴 하나의 방안으로 예전부터 논의가 됐었다"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청문회는 법적 테두리 안에서 민주당이 정부여당을 실질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전략인 셈이다. 지난달 30일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채상병 특검법을 22대 1호 법안으로 접수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민주당은 21일 예정된 채상병 사건 청문회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이종섭 전 장관을 비롯해 임성근 전 단장, 유재은 법무관리관, 박정훈 전 수사단장 등이 언론 보도를 통해 청문회 출석 의사를 밝혀왔다. 사건의 키맨들이 줄줄이 국회로 나오면서 진상규명의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청문회를 통해 채상병 특검법을 둘러싼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채상병 사건의 핵심이 대통령실의 수사 외압인 만큼 국민의힘 의원들을 회의장으로 불러들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국민들께서 (청문회를) 보실 수 있지 않는가. 그 내용에 대해 국민에게 알려드리는 시간을 갖고, 거기서 합의가 이뤄지면 (특검법) 의결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검법이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를 담고 있어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통령 방탄을 위해 들어올 수도 있겠다"며 이들의 참석 여부를 '반반'으로 전망했다. 다만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참석 여지가 있겠냐'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어떻게 참석하겠는가. 국회가 정상화가 안 됐는데 누가 참석하겠나"라며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상임위별로 청문회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도 법사위와 같은 날인 21일 입법청문회를 열기로 하고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등에게 증인 출석을 요구했다. 국토교통위도 오는 25일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대책 관련 청문회를 열기로 하고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청문회와 함께 국정조사도 적극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전날에는 채상병 사건과 관련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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