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다 포디엄' 오네 레이싱 김동은이 말하는 슈퍼레이스 나이트 레이스

서울경제 오토랩 김학수 기자 2024. 6. 1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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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 질주로 슈퍼레이스 대표 이벤트로 발전
나이트 레이스 최다 포디엄 피니시 기록의 김동은
오네 레이싱의 올 시즌 나이트 레이스 활약 예고
국내 나이트 레이스 최다 포디엄 피니시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오네 레이싱 김동은. 김학수 기자
[서울경제] 국내 모터스포츠를 대표하는 2024 오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 '무더위'를 앞두고 모터스포츠의 매력을 한층 다채롭게 풀어내는 '나이트 레이스 3연전'에 돌입했다.

지난 2012년, 태백 레이싱 파크에서 첫 개최된 나이트 레이스는 말 그대로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어둠 속에서 더욱 돋보였던 강렬한 사운드, 화려한 퍼포먼스는 현장을 찾은 이들에게 특별한 기억을 선사했고, 수 많은 '밤의 황제'를 탄생시켰다.

시간이 흐른 2024년, 여전히 나이트 레이스는 슈퍼레이스의 특별한 이벤트 중 하나이자, 슈퍼레이스 팬들이 가장 기다리는 순간 중 하나로 자리를 잡으며 그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 슈퍼레이스는 올 시즌, 세 번의 나이트 레이스를 예고한 상태다.

올 시즌 첫 번째 나이트 레이스가 인제스피디움에서 역대 나이트 레이스 최다 포디엄의 주인공, 오네 레이싱의 김동은을 만나 '나이트 레이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나이트 레이스에 출전한 오네 레이싱 김동은. 김학수 기자
Q 지난 2012년, 태백 레이싱파크에서 첫 나이트 레이스가 개최됐다.

김동은(이하 김): 슈퍼레이스를 참가해오며 느낀 건 '슈퍼레이스는 꾸준히 노력하고 변화해왔다'라는 것이다. 특히 나이트 레이스가 도입될 무렵에는 '더 재미있게 즐길 수있는 모터스포츠'에 집중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그리고 나이트 레이스가 '성공적인 변화' 중 지금까지 이어지며 자리 잡은 것 같다.

2012년, 태백 레이싱파크에서 처음 열렸던 나이트 레이스는 나름 '경력이 쌓인' 내 스스로에게도 무척 신선한 경험이었다. 아무래도 밤에도 달리는 레이스는 해외에서는 그리 낯선 건 아니었지만 국내에서는 사실 상 처음이었던 만큼 대회, 팀, 선수 그리고 팬 모두가 낯선, 새로운 경험이었던 것 같다.

오네 레이싱 김동은. 김학수 기자
해외를 비롯해 대부분의 레이스는 보통 낮시간에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렇게 밤에 레이스를 하게 되니 '감각적인 부분'에서 무척 많은 변화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마 팬 여러분들도 '통상의 레이스'와 '나이트 레이스'의 '감각적인 차이'를 느낄 수 있으실 것 같다.

아무래도 가장 좋은 예라고 한다면 소리가 더 강렬하게 들리고, 반짝이는 레이스카들이 보일 것이다. 더불어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을 붉게 달아오른 브레이크나 배기구에서 분출되는 미스 파이어링 등 역시 즐거움을 더하는 부분일 것이다.

어둠 속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오네 레이싱 김동은. 김학수 기자
Q 감각적인 차이를 조금 더 설명한다면?

김: 아무래도 해가 진 상태에서 레이스를 하게 되면 기온도 낮고, 태양이라는 가장 큰 광원이 사라진다. 소리와 빛이 느껴지는 감각 자체가 달라지며 더 '강렬하게 느껴져' 선수들은 물론이고 팬 여러분들도 '몰입도'가 더욱 커지는 것 같았다.

여기에 레이스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시야가 제한되는 부분도 생기고, 노면의 온도가 달라지는 부분, 그리고 밤이 되며 비가 내리는 경우고 잦았다. 또 비가 오지 않더라도 순간적으로 습도가 확 오르는 등 다양한 부분에서 '변수'가 많아진다.

분명 나이트 레이스가 팀과 선수들에게는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밤 시간, 그리고 비가 내리거나 구름이 가득한 그런 날을 좋아해 슈퍼레이스의 나이트 레이스는 늘 '조금 까다롭지만 즐거운 레이스'가 된 것 같다.

어둠 속을 달리는 오네 레이싱의 스톡카. 김학수 기자
Q 나이트 레이스, 결국 시야의 제약이 가장 큰 어려움인 것 같은데?

김: 맞다. 레이스에 있어서 '시각 정보'는 무척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렇기에 어둠 속에서, 제한된 조명으로 시야가 밝혀지는 나이트 레이스는 평소보다 더 까다롭고 어려운 레이스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 나이트 레이스 처음에는 '조명'에 대한 준비, 혹은 고민이 다소 부족해 몇 차례 조명을 수정하고 추가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대회 측에서 매년 꾸준히 고민하고, 발전을 이어갔다. 덕분에 현재에는 더 안전하고 즐거운 레이스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인제와 용인에서 나이트 레이스를 하고 있는데 인제의 경우 일부 구간이 어둡긴 해도 '코스 리미트 표식' 등 다양한 부분이 잘 되어 있어서 주행을 하기에 그렇게 까다롭거나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결승 레이스를 앞두고 그리드에 정렬한 오네 레이싱 김동은. 김학수 기자
Q 나이트 레이스에 나서는 선수들의 어려움은 무엇일까?

김: 사실 슈퍼 6000 클래스에서 순위 경쟁을 펼치는 대부분의 선수들은 이미 '수준급의 기량'을 겸비한 상태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큰 실수를 하거나, '주행의 오류' 등이 발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실 한국 컴피티션이나 볼가스 모터스포츠 등 국내 레이싱 팀과 선수들의 해외 활동, 성과를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밤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사실 주행을 하다 보면 조명과 코스 리미트 표식 등이 있어도 순간적으로 '길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더러 있고, 노면 상태의 변화까지 더해져 낮 상황보다 실수가 발생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즉, 평소의 레이스보다 순위 경쟁, 추월 등의 장면이 많아진다. 사실경쟁의 빈도 증가는 팀과 선수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부분이지만 '팬' 여러분께는 모터스포츠의 매력을 더 풍부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지난 2019년, 포디엄 정상에 오른 김동은(당시 CJ제일제당 레이싱). 슈퍼레이스
Q 그렇다면 나이트 레이스에서는 누가 더 잘 달릴까?

김: 기본적으로 내 스스로 '나이트 레이스에 대한 자신감'은 꽤나 큰 편이다. 레이스 중에 다른 선수들의 주행, 움직임을 관찰하고 그 상황을 이용하는 편이기에 나이트 레이스라는 '변수'가 많아지는 레이스에서 '이점'을 누리는 경우가 많다.

사실 내 스스로가 '안정적인 운영'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다. 나이트 레이스 외에도 슈퍼레이스의 해외 대회, 그리고 많은 비가 내리는 경우 등과 같이 '실수'가 많이 나오올 수 있는 상황에서 조금 더 높은 고지를 점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해외 무대에 도전 중인 볼가스 모터스포츠의 김재현과 함께 포즈를 취하는 김동은. 김학수 기자
그리고 아무래도 슈퍼레이스의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경쟁력이 높을 수 밖에 없다. 과거 원조 '밤의 황제'로 불렸던 김의수 해설위원이나 스톡카로만 100경기에 출전한 황진우 선수(준피티드 레이싱) 역시 나이트 레이스에 강한 선수다.

그 외에도 몇몇 선수가 있는데 현재 같이 달리는 선수로는 아무래도 서한 GP의 정의철 선수가 떠오른다. 다만 이번 경기는 노면이 생각보다 빠르게 마르고, 타이어 선택의 미스로 인해 다음 경기를 기약해야 할 것 같다.

또 올 시즌에는 해외에서의 모터스포츠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재현 선수 역시 나이트 레이스에 강한 선수다. 자신의 주행을 확실히 구현할 수 있는 기량을 갖고 있다. 더불어 서주원 선수 역시 나이트 레이스에 강한 선수 중 한 명이다.

결승을 앞두고 분주한 오네 레이싱. 김학수 기자
Q 올해는 나이트 레이스가 세 번으로 늘어났다

: 솔직히 말해 올 시즌을 준비하며 가장 '반가운 소식' 중 하나였다.

아직 팀과의 호흡, 그리고 내 스스로의 경쟁력이 온전한 편은 아니기 때문에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분명 내게 유리하고, 좋은 변화라 생각하고 있다. 오는 5라운드, 그리고 6라운드 모두 잘 준비해서 더 좋은 성적으로 팬 여러분께 보답하고 싶다.

최다 포디엄의 기록과 별개로 김동은은 '야맹증'을 앓고 있다. 김학수 기자
Q 그런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의 나이트 레이스 경험이 없고, 야맹증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김: 맞다. 어두울 때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시각 정보를 인식하는 속도라고 해야 할까? 그런 것이 좀 늦는 편이다.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물체를 보면 잔상이 길게 이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그래서 밤에 축구, 농구 등의 스포츠 활동을 전혀 못한다.

레이스가 동체시력이 중요한 스포츠지만 주행 자체는 '동체시력'만으로 하는 건 아니다. 코스 레이아웃에 대한 기억, 노면에서 올라오는 피드백 등 다양한 부분의 정보를 통해 내가 어느 정도로, 어떻게 움직이고 있음을 파악하고 주행을 이어갈 수 있다. 마치 눈이 보이지 않을 때 다른 감각기관들이 조금 더 예민해지는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의 경우 스톡카로는 달려보진 못했지만 다른 차량으로는 야간에 주행을 해보았을 때 충분히 마음 껏 달릴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 용인에서도 좋은 모습을 약속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나이트 레이스는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특별한 이벤트다. 김학수 기자
Q 나이트 레이스의 '관람 포인트'가 있다면?

김: 우선 인제 스피디움의 경우, 추월이 가장 잦은 3번 코너와 이후 이어지는 4~6번 코너 구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브레이킹 타이밍의 오류로 인해 추월이 이어질 수 있는 1번 코너 역시 언제나 주목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해당 구간들은 조명의 빈 틈, 혹은 시각적인 인식의 차이 등으로 인해 '순간적인 실수'가 많이 발생될 수 있는 부분이다. 덕분에 경쟁을 하며 '파고들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발생하고, 이후 여러 이벤트로 이어지는 편이다.

2024 오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4라운드 종료의 순간. 김학수 기자
이외에도 인제스피디움 후반 부분인 시계탑 코너 역시 주행 라인의 차이와 더불어 서로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야가 제한적인 부분이 많다 보니까 추월이나 사고 등이 자주 발생하는 부분이다.

참고로 조명이 많아 보여도 선수 입장에서는 '제대로 보이지 않은 경우'가 무척 많은 편이다. 과거 정의철 선수와 이찬준 선수의 사고가 그런 예시 중 하나일 것이다.

5라운드인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의 나이트 레이스는 상대적으로 노면이 좁고 인제스피디움에 비해 고저차가 적은 코스인 만큼 '배틀'을 풀어나가는 모습이 주된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서울경제 오토랩 김학수 기자 autolab@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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