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극체제' 완성 민주당…이재명 외엔 보이지 않는다
이재명,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서 1위
존재감 없는 다른 주자들…김동연 1~2%대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동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총선 압승 이후 당헌·당규 개정까지 거치며 민주당의 이재명 체제는 더욱 견고해진 모습이다. '여의도 대통령'이라는 수식어까지 얻으며 이 대표는 정치적 영향력을 한층 넓히고 있지만, 독주체제가 굳어지는 것엔 명암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갤럽이 뉴스1 의뢰로 지난 14~15일 전국 성인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7일 발표한 여론조사(응답률 10.4%,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결과,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28%로 나타났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7% 순이었다.
이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각각 3%로 동률이었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등이 1%였다. 지지하는 사람이 없다는 응답은 26%였고, 모름이나 응답거절은 9%로 이 대표는 오차범위를 벗어나 1위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11~13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4일 발표한 정기조사(응답률 1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서도 차기 주자로서의 이 대표 선호도가 뚜렷했다.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가라는 문항에서 이 대표는 22%로 선두였다. 이어 한동훈 전 위원장이 15%였고, 조국 대표가 5%로 나타났다. 홍준표 시장과 이준석 의원이 각각 3%, 오세훈 시장 2%, 안철수 의원, 김동연 경기도지사,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각각 1% 순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선 52%가 이 대표를, 1%가 김 지사를 택했다. 조국 대표는 6%였다. 성향이 진보라고 밝힌 응답자 중에선 44%가 이 대표를 택했고, 9%는 조 대표, 3%는 김 지사를 선택했다.(인용된 조사는 모두 휴대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갤럽의 지난 정기조사를 살펴보면 대선을 거치면서 민주당 지지층의 이 대표 선호 현상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대선 이후인 2022년 6월 2주차 조사에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4%를 기록하면서 대항마로 떠오르나 싶었지만 이후 줄곧 1~2%대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세론이 형성됐던 2016년과 비교해 보면 현재 상황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이 민주당 지지층에서 40%대의 지지를 기록하긴 했으나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를 비롯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안희정 전 충남지사 등의 주자가 한 자릿수 지지율을 고루 얻기도 했었다. 현재 민주당에선 이 대표의 적수가 없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체질 변화로 인해 이 대표가 아닌 다른 차기주자들이 당에서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대선 패배와 검찰 수사, 영장 기각 등 일련의 혹독한 과정을 거치며 이 대표의 강력한 지지층이 형성됐고, 이들을 바탕으로 이 대표가 자신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고 봤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꽤 오랫동안, 차근차근 이재명 대표 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으로 왔다. 또 검찰과 이 대표 개인의 사법리스크가 계속 충돌하고, 해법을 못 찾는 상황인데 이 대표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지지자들 사이에) 굉장히 강해졌다"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선 당과 이 대표가 사실상 일체화된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 대표 외 다른 주자가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한계를 맞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평소 쓴소리를 하던 일부 의원들도 공천에서 탈락했고, 또 이후 단독으로 선거를 지휘하며 171석이라는 성적표로 리더십을 강화한 것 역시 이 대표의 독주 체제를 더욱 단단히 만든 부분이다. 이 대표의 당대표직 연임은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다만 강력한 차기 주자의 존재는 어떤 면에선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약점이 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정당이 일극이 되거나 한 방향으로 집중이 돼버리면 움직이기가 어렵다. 선회도 어렵고, 대응도 어려워진다"라며 "대선도 흥행하기 어렵다. 이렇게 되면 중도 확장이 가능하겠나. 더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당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sejungkim@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Copyright © 더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러시아, 北 '정상 국가' 격상..."속내는 금융 제재·노동력 해결"
- '종부세 폐지'에 속내 복잡한 민주당..."재정청문회 먼저"
- '얼마나 답답하면'…3년 걸린 권한쟁의 심판 카드까지 꺼내든 與
- 尹, 의료계 집단휴진에 '엄정대응' 경고…막판까지 '정면돌파'
- [밴드 붐은 왔다③] 'DMZ 피스트레인', 여름 날씨보다 뜨거웠던 관객 열기
- 'AI 은행원' 자리 잡고 있지만…망분리 등 규제 개선 절실
- '제4이통' 취소 앞둔 스테이지엑스, 강경 대응 예고…정부는 9번째 '재도전'
- [오늘의 날씨] 내륙 중심 35도…제주도 장마 시작
- 올해 건설사 폐업, 13년 만에 최다…지방서 수도권으로 확산
- 하이투자증권, 'iM' 새 간판 달고 적자 오명 벗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