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경영실태평가…'경고장' 받을 저축은행 어디?
검사 결과 따라 적기시정조치 가능성도
일각선 "부실자산 정리 고강도 압박 취지"
금융감독원이 일부 저축은행에 대한 경영실태평가를 실시한다. 저축은행 경영실태평가는 저축은행 사태 당시였던 2011년 시행 이후 13년 만이다.
이번 검사 결과가 적기시정조치로 이어져 부실 저축은행들의 정리 신호탄이 될 수 있어 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러나 당국은 이번 검사가 사전 점검 차원일 뿐이라며 정리 명령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금감원은 이달 말 저축은행 경영실태평가에 나선다. 이번 검사는 79개 저축은행 중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된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 관리실태 점검을 위한 것이다.
금감원이 저축은행 경영실태평가에 나선 건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처음이다. 은행들은 정기적으로 경영실태평가를 받고 있지만, 저축은행의 경우 79개로 수가 많아 일률적인 평가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번 경영실태평가 진행 대상 저축은행이 세 곳 가량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 대상을 선별하는 기준으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을 포함한 건전성 지표 및 추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자산건전성이 악화한 저축은행들을 살펴보면, 1분기 말 안국·에스앤티·MS·라온·동양·상상인플러스 등 6개 저축은행들의 연체율이 20%를 상회하는 등 무척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번 검사 기준은 아니지만, 자본적정성이 악화한 저축은행들도 늘어나고 있다. 금융당국은 자산이 1조원 이상인 저축은행에는 BIS비율 권고치로 11%를 제시했는데, 1분기 말 기준 자산이 1조원이 넘고 BIS비율이 11%에 턱걸이를 하거나 미달인 곳은 페퍼·상상인·JT·IBK 등 4곳에 달했다.
부실 저축은행 정리 신호탄? 당국은 "계획 없다"
업계는 경영실태평가가 적기시정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며 긴장하고 있다. 적기시정조치가 시행될 경우 부실 저축은행이 본격적으로 정리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적기시정조치는 BIS비율과 자산건전성 및 자본적정성 하락 등에 따른 경영실태평가 결과와 저축은행이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융위 정례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한다.
그러나 당국은 이번 경영실태평가가 부실 저축은행이 정리 수순을 밟는 등의 적기시정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적기시정조치는 경영개선권고와 요구, 명령 등 3단계로 진행되는데 영업정지 등을 내릴 수 있는 '명령' 단계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평가 결과에 따라 권고는 할 수 있겠지만 자산을 매각해서 건전성을 개선하라는 정도의 권고일 것"이라며 "명령은 사실상 영업정지도 할 수 있는 단계인데 경영실태평가가 명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부실자산 정리 '전방위' 압박
업계 일각에선 이번 경영실태평가가 부실자산을 정리하라는 금융당국의 압박 목적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저축은행 경영실태평가가 저축은행들의 건전성 지표가 발표되는 매 분기마다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데, 매 분기 부실자산을 정리하고 있는지 여부를 점검하겠다는 의도란 해석이다.
지난 1분기 말 저축은행 업권의 BIS비율은 14.4%로 규제비율을 웃돌았다. 부실자산 정리에 나서면서 위험가중자산을 털어낸 영향이다. 금융당국은 PF 사업장 재평가 등으로 저축은행 업권의 연체채권 매·상각 및 경·공매 등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BIS비율이 높은 저축은행의 경우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하면서 '버티기'에 나설 가능성도 여전히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당국이 매 분기마다 자산건전성을 점검하면서 부실자산 정리에 대한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란 설명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사업장 재평가 등으로 추가로 충당금을 쌓아야 하더라도 여력이 있는 저축은행의 경우 자산 가격 상승을 기대하며 부실자산 정리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라며 "이번 검사는 저축은행들의 부실자산 정리를 압박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건전성 관리가 필요한 저축은행들에 검사를 나가는 것"이라며 "건전성 관리 요청이나 지도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지수 (jisoo@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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