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발은 기본, 장타 옵션까지
벌써 두자릿수 홈런
키움 김혜성(25)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진출을 향한 도전장을 내밀 때부터 자신의 강점은 ‘빠른 발’이라고 말해왔다.
그는 “스피드를 가지고 있는게 나의 장점”이라며 “가장 중요한 건 빠른 발로 주자로서 큰 매력을 보여줘야한다. 도루도 있고 주루도 있고 빠른 발로 득점도 할 수 있으니까 그런 부분들을 잘 보여야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김혜성은 2021년에는 46도루로 이 부문 타이틀을 가져갔다. 첫 풀타임을 뛰었던 2018시즌에 31도루로 이미 한 시즌 30도루를 넘긴 바 있다. 이후에도 꾸준히 20도루를 넘기며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걸출한 선수들이 모두 모인 메이저리그에서 빠른 발로만 자신의 가치를 내세울 순 없다. 김혜성은 여기에 장타까지 장착해 올시즌 활약하고 있다.
올해 60경기에서 타율 0.336 10홈런 39타점 등을 기록했다. 도루도 17개로 2018시즌 이후 7시즌 연속 두자릿수 도루를 기록했다. 홈런 개수는 이미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인 7개를 넘어서 데뷔 처음으로 두자릿수 홈런 기록을 쌓았다.
지난 16일에는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쳐냈다. 이날 3번 2루수로 선발 출장한 김혜성은 1회말 2사 후 첫 타석에 들어서 두산 곽빈의 직구를 받아쳐 타구를 중간 펜스 쪽으로 날렸다. 타구는 담장을 맞았고 상대 수비가 중계 플레이를 하는 동안 김혜성은 1루, 2루, 3루를 거쳐 홈까지 달렸다. 공이 포수 양의지의 미트에 당도했지만 김혜성이 더 빨랐다. 개인 첫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이었다. 말 그대로 장타와 빠른 발이 모두 결합해 나온 결과다.
발로 홈런을 만들어낸 김혜성은 그를 보기 위해 고척 스카이돔을 찾아온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완전히 사로 잡았다. 이 중 한 명은 미소를 짓기도 했다.
김혜성은 최근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소속된 에이전트인 CAA와 계약을 했다. 미국 무대 진출을 향한 꿈에 더 집중하기 위해 주장 완장도 내려놨다.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달려가는 중이다.
그러나 김혜성이 마냥 미국 진출 때문에 이같은 활약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매 시즌 발전해야한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선수다.
올시즌 벌써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 중인 김혜성은 “장타는 내가 치고 싶다고 칠 수 있는게 아니다. 좋은 타이밍에 맞았을 때 나오는 것 같다. 스스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고 아직까지는 빠른 발이나 나의 주력에서 나오는 다른 능력들이 내 장점이라 생각해서 그 부분을 어필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김혜성은 어디까지나 자신이 발전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올해 프로 데뷔 8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김혜성은 “매년 나이를 먹고 야구를 하는데 퇴보를 할 수 없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 한다”라며 마음을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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