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 정치 좋지만 그것만 먹고 살 순 없지 않나" 깃발 든 이인영, 그다음은? [스프]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스토브리그.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에서 대한민국 대표 정치분석가들과 한국 정치를 컨설팅해드립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대선에 출마하는 당 대표의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확정했습니다. 이번 당헌 개정으로 이재명 대표는 당 대표 연임 뒤 차기 지방선거까지 지휘하고 대선으로 직행하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이 대표는 조만간 연임과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밝힐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예상대로 연임을 선언할까요?
이재명 대표 연임에 무게가 실리면서 당 대표에 도전하겠다는 민주당 의원들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5선 이인영 의원이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를 찾았습니다. 이인영 의원, 혹시 중대 결심이라도 한 것일까요?
방송에서 통 보기 힘든 이인영 의원에게 이재명 대표 연임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지, 총선 이후 더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당내 상황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아래 내용은 6월 18일 방송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정유미 기자 : 민주당 이인영 의원 오셨는데요. 바로 인사할게요. 안녕하세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 안녕하세요.
정유미 기자 : 다 인사 나누시죠.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 저는 이인영 의원님이 여기 나오실 줄 몰랐어요.
정유미 기자 : 저도 몰랐습니다.
이인영 의원 : 저도 몰랐습니다.
박성민 대표 : 진짜 모시기 어려운 분인데.
정유미 기자 : 어딘지 나오고 알고 오신 거죠? 두 분은 연이 있으신가요?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 그럼요.
정유미 기자 : 저는 막 민주당 말진하고 이럴 때 오고 가고 뵙긴 했는데 사실 이렇게 또 긴 시간 지나서 이렇게 만날 거라고는 예상을 못 했습니다.
박성민 대표 : 저는 개인적으로는 옛날에, 한 30년 넘은 것 같은데, 이인영 의원 아주 학생운동의 지도자였다가 그다음에 또 재야 운동하시고 전국연합 이런 거 하실 때 그때 제가 뵌 것 같아요.
윤태곤 실장 : 저는, 제 기억에는 18대 때 낙선하시고 그때 원외들이 의제 47인가 하여튼 이런저런 것들을 많이 했어요. 그때 저는 참 민주당이 재미있고 힘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나가 계시니까 공부도 많이 하시고 그랬는데 그때 저 기자 때인데 칼럼 같은 거 연재하고 그럴 때 많이 뵀죠.
정유미 기자 : 방송 출연을 그동안 언제 하셨나 찾아봤는데, 너무 안 하셨어요.
이인영 의원 : 한 1~2년, 거의 안 했습니다.
정유미 기자 : 아니 그런데 어쩌다가 스토브리그를 나오시게 된...
이인영 의원 : 스토브리그를 잘 보내야 정규리그에 성공한다 그래서.
윤태곤 실장 : 이인영에게는 지금이 스토브리그다 이 이야기네요.
박성민 대표 : 스토브리그, 스토브리그 하니까 더운데 듣기만 해도 더 덥네.
정유미 기자 : 혹시 오실 때 보셨어요? 저희 작가님이 지역구 주민이세요. 이인영 의원 지역구. 근데 초등학교 때부터 그 지역구 의원이셨는데 지금 우리 작가님이 이미 서른이 넘었는데도 계속 지역구 의원하고 계신다고.
윤태곤 실장 : 칭찬입니까? 디스입니까?
이인영 의원 : 초등학교 때는 그럼 고학년 때 국회의원이 됐을 겁니다.
박성민 대표 : 거기가 구로갑이죠?
이인영 의원 : 네.
정유미 기자 : 5선의 위엄이죠. 이따 가실 때 지역구 주민이시니까 악수 한번 더 해주고 가시길.
박성민 대표 : 저도 거기 잘 알아요. 고등학교가 구로갑에 있거든요. 제가 나온 고등학교가.
정유미 기자 : 어딥니까?
박성민 대표 : 거기 있어요.
윤태곤 실장 : 우신고등학교.
정유미 기자 : 저희가 3명이잖아요. 그래서 돌아가면서 질문을 해드릴 거거든요. 10분씩. 저 1단계, 2단계 윤 실장님, 그다음에 3단계 박 대표님 이렇게 질문을 해드리겠습니다. 제가 제일 쉬워요.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의원님 나오신다고 그래서 바로 딱 든 생각이, 큰맘 먹으셨구나. 전당대회 나오시나 보다. 그런 생각이 바로 들었거든요. 맞습니까?
이인영 의원 : 아니요. 바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아요.
정유미 기자 : 어떻게, 고민...
이인영 의원 : 우리 당이 한동안 지금 담론의 정치라고 그럴까요. 제가 늘 얘기했던 어떤 가치와 노선의 정치 이런 부분들을 지금 놓치고 있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들을 슬슬 시작해 봐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죠.
정유미 기자 : 슬슬 시작해 봐야겠다. 지금 이대로 되면 사실 이재명 대표가 거의 연임이 약간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인데, 여기에 뭔가 제동을 조금 걸어야겠다 이런 필요성을 느끼신 거예요?
이인영 의원 : 아니 연임을 해도 좋고 또 본인이 더 큰 그림 속에서 전당대회 안 나와도 좋은데, 그러나 일관되게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들은 민주당이 집권을 하면 어느 방향으로 가겠구나 이런 것에 대한 굵은 메시지, 이런 것들은 있어야 하겠다 이렇게 생각하는데요. 저도 최근 한 2~3년 사이에 우리 당이 놓치고 있는 정치 테마 중에 하나가 그런 부분들이기 때문에 그걸 더 늦기 전에 얘기를 시작해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유미 기자 : 민주당이 집권하면 이렇게 하겠다는 굵은 메시지 대신에 지금은 어떻게 하고 있다고 진단하시는 거예요?
이인영 의원 : 예컨대 지금 북쪽에서 두 개 국가, 특히 그것도 교전 중인 적대적인 그런 두 개의 국가 이런 얘기하고 있는데, 우리는 두 개의 국가로 갈 건지 아니면 여전히 하나의 통일 국가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갈 건지, 이런 것들은 역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고.
또, 지금 민주주의의 문제들도, 직접 민주주의 이런 것들이 굉장히 SNS나 디지털에 의해서 성하고 있는데 다른 한 측면에서 그럼 대의제 민주주의는 어떻게 할 거냐. 또, 제3의 민주주의라고 이야기하는 시민 민주주의, 숙의 민주주의 이런 것들은 어떤 형태로 갈 거냐 이런 것들도 대단히 중요한 주제가 됐거든요. 그리고 우리 민족사나 정치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분수령에 와 있고, 그런 시점에 주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점들을 정치가 얘기를 해야 된다 이런 생각이에요.
정유미 기자 : 혹시 이재명 대표 연임 반대하세요?
이인영 의원 : 연임을 반대하지는 않아요. 그러나 혼자서만 하는 거, 이런 것들은 우리 당이 넘어섰으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죠. 왜냐하면 봄이 되면 진달래만 피는 게 아니고 개나리도 피고 철쭉도 피고 목련도 피고 다양한 꽃이 피면서 봄이 아름다운 계절이 되잖아요. 또 그렇게 가야 가을이 되면 더 풍성하고 또 풍부한 그런 결실도 맺을 수 있는 거고.
우리 당은 그동안에 굉장히 다양성, 이런 것들에 근거한 에너지가 있었던 정당이기 때문에 또 한편에서는 혼자서 영웅시대를 만드는 것도 있지만 여럿이서 함께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더 좋은 민주당, 민주당다운 민주당, 이런 것을 만드는 과정도 있으니까 그런 점들을 동시에 생각했으면 좋겠다.
정유미 기자 : 제일 궁금한 게 다양한 목소리를 안 내고 있는 겁니까? 아니면 나오지 못하도록 뭔가 이 당의 분위기가 그렇게 되고 있는 겁니까?
이인영 의원 : 지금은 못 내고 있는 거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금 대명천지에 누가 무슨 얘기를 하지 말란다고 그래서 안 하겠어요. 그러나 지금은 일단 해봐라.
정유미 기자 : 이재명 일단 해봐라, 독주 체제로 가봐라?
이인영 의원 : 독주 체제라기보다는 주도권을 명확하게 부여한 이런 과정으로 좀 좋게 우리가 해석할 필요가 있고, 그런 면에서 총선도 이기고 그랬으니까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도록 그런 주도권을 부여하고 힘을 실어준 거 아니냐 이렇게 봐야 되겠죠.
그러나 이 과정이 무한정 무한궤도로 반복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해요. 어느 시점이 되면 본인도 이런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이렇게 생각할 거고, 굉장히 많은 사람들도 이제는 한 사람의 주도권을 넘어서 모두가 협력하고 협업하고, 그런 분업과...
정유미 기자 : 그렇게 될 것 같으세요?
이인영 의원 : 우리 민주당의 본원적인 DNA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정유미 기자 : 많은 사람들, 언론들의 전망은 이대로 목소리 안 나오고 이재명 대권가도로 갈 거다 이렇게 보고 있는데, 그거는 아닐 것이다?
이인영 의원 : 아무리 좋은 것도요. 아무리 좋은 민주주의도 혼자 하거나 특정한 색깔만 발휘되는 민주주의는 우리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걸 반드시 넘어가고 우리 민주당은 그동안 넘어왔잖아요. 그런 과정들.
정유미 기자 : 제가 봤을 때는 민주당에서 그래도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던 게 공천 과정에서 이른바 친명횡재 비명횡사 이런 얘기가 나왔을 때 좀 어쨌든 지금과는 달리 약간 찌그락빠그락 이런 소리들이 났어요, 당내에서. 의원님 목소리를 제가 들어본 기억이 없어가지고.
이인영 의원 : 그 당시에는 저도 비명횡사 될 뻔한 사람이니까요.
정유미 기자 : 아니, 그러니까. 근데 단수 공천을 받으셔가지고.
이인영 의원 : 저는 어떤 어느 편에 있는 사람, 누가 가진 패권 속에서 공천이 되느냐 안 되느냐 이런 것보다도 어떤 가치와 노선을 가지고 이번 총선에 이슈화할 거냐, 이런 것 중심으로 논쟁이 형성되길 바랐고 그런 측면에서라면 얼마든지 뛰어들려고 했었는데 마치 민주당 안에 있는 패권 다툼처럼 비춰지는 것들이 제가 약간 샤이한 사람이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정유미 기자 : I(아이).
이인영 의원 : 그런 부분들에 뛰어들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정유미 기자 : 저는 물론 의원님이 당연히 5선이 되실 만한 분이니까 되셨다고 생각하지만, 혹시 내가 목소리를 안 낸 게 공천의 비결이라는 생각은 혹시 안 하십니까?
이인영 의원 : 그렇지는 않을 거예요. 그런 거보다는 앞에서 공천의 부정적인 여파 이런 것들이 생기니까 그런 과정에서 그래도 이런 사람 정도 하나는 있는 게 좋겠다 이런 판단들도 있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정유미 기자 : 당헌 개정 됐잖아요, 이재명 대표 맞춤형이라는 얘기까지 나오는데 이번에 개정 방향, 여러 가지 안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거는 어떻게 보고 계세요?
이인영 의원 : 저는 사실 위인설규다 이런 일부의 비판과 비난이 있는 것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그런 당헌당규의 일부 조항들을 안 고쳤다 한들 지금의 추세가 달라졌겠느냐,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리고 또 그렇게 부분적으로 고쳤다 하더라도 이재명 대표가 혹시 다시 당 대표 출마해서 당 대표가 됐을 때 또 그 조항 이전에 사퇴할 수도 있는 거고 그러니까 그런 부분들은 정치적인 측면에서 오고 가는 이야기일 수 있는 거지, 지금 그걸 가지고 치명적으로 우리 당헌당규의 문제를 가지고 논쟁할 만한 그런 소재지는 아니라고 생각하죠.
그러나 그래도 손을 안 댔으면 이런 논란은 없었겠다. 오히려 당헌당규에서 그런 연임을 할 거냐 말 거냐, 어떤 것이 더 유리하냐 불리하냐 이런 논쟁을 일으킨 것보다는 차라리 다른 측면에서, 지금 예를 들면 우리 정치에서 민주주의라든가 통일이라든가 복지 이런 거 말고도 새로운 3대 폭탄이 지금 째깍째깍 다가오고 있잖아요. 시한폭탄 같은 게.
예를 들면 인구 폭탄, 불과 5년에서 10년 사이에 우리가 초저출생 사회로 들어가고 초고령 사회로 들어가는데 이런 문제들을 우리가 어떻게 해결할 건지. 앞으로 기후변화가 왔다는 거, 기후위기가 시작됐다는 거 다 직감하고 있는데 그게 5년 뒤가 될지 10년 뒤가 될지 전혀 모르는 이런 상황들 속에서 어떻게 대응할 건지, 또 그동안에 우리가 성장 중심으로 오면서 다른 한 측면에서 불평등 격차 이런 것들은 굉장히 누적됐는데 거기다 디지털 사회로 새로운 전환을 급속하게 해나갈 때 그것이 일으킬 우리 사회의 새로운 사회적 폭탄은 무엇인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논의하고 3대 위협적인 폭탄들을 제거해 나가기 위한 이런 논란들, 논쟁들, 이런 것들을 우리가 더 크게 우리 사회에서 벌인다면 뭔가 패권 싸움하고 있는 거 아니야 이런 국민들이 가지는 느낌과는 전혀 다르게 우리 미래를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저 당이 윤석열 대통령이 있는 정당보다 훨씬 낫구나 이런 정직한 느낌, 진실한 느낌, 이런 것들을 주는 정당으로 정치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정유미 기자 : 굳이 바꾸지 않았어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을 텐데 굳이 이런 중요한 얘기보다는 뭔가 패권 싸움으로 보이는 당헌 개정이 결과적으로 놓고 봤을 땐 약간... 어떻게 정리할까요?
이인영 의원 : 아쉽다.
정유미 기자 : 아쉽다 정도.
이인영 의원 : 그리고 우리가 다른 이후의 과정들 속에서는 무엇에 더 주력해야 하는지 이런 것들을 성찰해야 한다 이렇게 지적하고 싶습니다.
정유미 기자 : 마지막으로 전당대회 출마는 그럼 어떻게 정리할까요?
이인영 의원 : 전당대회 출마는 좀 더 보죠.
정유미 기자 : 고민 중?
이인영 의원 : 저는 이미 지난번 전당대회 때 후배들한테 길을 터주는 역할을 한 번 했었기 때문에 꼭 제가 나서야 된다 이런 생각은 지금 많이 내려놓고 안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또 뭐라도 해야 되지 않느냐 그러면 그건 그때 가서 제가 심사숙고하고 결단할 부분은 결단해야죠.
정유미 기자 : 뭐라도 해야 되지 않느냐고 많이 말씀들을 하시나요?
이인영 의원 : 그런 사람들도 물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우리가 전당대회 출마하고 안 하고 이런 것을 판단하는 데 근거로 삼으면 안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입니다.
정유미 기자 : 알겠습니다. 시간이 끝났는데 그래서 어떻게 하시겠다는지 여전히 약간 정리는 안 되는 채로 제 시간은 끝났고 윤 실장님 시간으로 넘기겠습니다.
윤태곤 실장 : 가치와 노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 분위기를 이끌어내고 싶다, 전 그게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이인영이라면 그런 걸 하고 싶어 할 거고 잘할 수도 있을 거다 싶은데, 근데 제가 요즘 민주당을 보면 그게 1순위인가 싶어요.
무슨 말씀이냐면 김근태 의장 가까운 분들, 저도 김근태 의장님 유고집에 제 글도 하나 들어있거든요. 가까운 분이라고 일도 많이 해봤는데 과거에 제가 그분들 보면 막 답답한 게 품성 작풍 이런 거 되게 강조하는 게 저는 어릴 때 싫었는데, 지금 민주당을 보면 가치, 노선 이전에 품성과 작풍이 과연 이래도 되는 건가. 아까 국민의힘보다는 우리 당이 낫지 않냐... 글쎄요,
이인영 의원 : 그렇게 했으면 더 낫겠다는 이야기.
윤태곤 실장 : 이런 면에서는 저는 진짜 이인영 의원님 같은 분이 정신 개조 운동, 차라리 그런 것부터 시작해야 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도 가끔 들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그런 건.
이인영 의원 : 품성, 작풍 이런 것들, 쉽게 이야기하면 말하고 행동하는 데 있어서 좀 더 상대에 대해서 정중하고 또 존중하고 배려하고 이런 과정들을 우리가 더 많이 가져가야 된다고 생각해요.
조금 다르게 얘기하면 그동안 사이다 정치가 대중들이나 유권자들한테 더 주목을 받고 그러다 보니까 시원한 물의 정치 이런 부분들하고 경계선이 좀 모호해진 측면들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늘 사이다만 먹고 살 수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니까 더울 때 시원한 사이다가 제격이지만 그거 가지고 우리가 밥도 끓여 먹고 차도 타 먹고 또 반찬도 해먹고 그런 건 아니니까 그런 측면에서는 본래 정치가 가져야 하는 상대에 대한 존중이라든가 공존의 예법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다시 찾아나가야 할 필요는 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윤태곤 실장 : 조금 더 기어를 올려보자면 저는 이인영 의원님 같은 분들 책임이 상당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제 가까운 민주당 사람들하고 또 사적인 자리에서 막 뭐라 그래요. 왜 가만히 있냐.
예를 들어 보십시오. 이재명 대표의 애완견 발언이 있었잖아요. 민주당 사람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 발언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느끼는 것 같은데, 10명이 있는데 8명이 문제의식을 느낀다고 가정했을 때 언론에 나오고 자기 이름을 걸고 말하는 사람은 양문석 의원, 애완견을 모독한 행위다, 쓰레기 보고 애완견이라니 이런 거랑 그다음 노종면 의원은 기자들이 애완견이 아닌 걸 스스로 증명해라라고 하셨단 말이에요. 8명은 가만히 있고 2명만 말하면 우리가 볼 때는 저기는 8명은 기권이고 2명은 저렇게 말하니까 다 100% 저 생각이네라고밖에 받아들일 수 없는 거잖아요.
이인영 의원 : 근데 이재명 대표도 그 두 사람의 얘기가 나머지 8명의 얘기보다 전부다 이렇게 생각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발언을 안 했으면 더 좋았을 거고 또 표현도 다른 표현이 있었으면 더 사람들이 공감하는 바도 컸었을 거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그 시점에 예컨대 검찰의 발표를 검증 과정 없이 혹은 형평성 없이 일방적으로 보도하는 일종의 묻지 마 보도, 닥치고 보도 이런 관행은 좋은 관행은 아니죠. 그리고 아마 저라면 일부 언론이라고 꼭 표현을 했었을 것 같은데요. 그게 이재명 대표도 일부 언론이라고 생각하실 거라고 봅니다.
윤태곤 실장 : 제가 여기서 언론이 좀 더 잘했어야 된다, 그러면 김만배 인터뷰 틀어준 사람은 뭐냐, 이런 논쟁을 하려고 하는 건 아니고 그건 또 언론에 책임이 있는 부분인데, 제가 드리고 싶은 핵심적인 이야기는 지금 이인영 의원님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그렇게 안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사후적으로 이야기하는데 그럼 처음에 다른 이야기를 하든지 그분들이 그 이야기를 할 때 제지하고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왜냐하면 제가 생각했을 때 그런 험한 이야기하는 분들은 뭐라 하는 사람도 없고 일부 지지자들은 우와 잘한다 박수 치고 막 후원금도 들어오니까, 그렇잖아요 동력이 생기는 거지 않습니까?
이인영 의원 : 어떤 면에서 저는 아까 사이다하고 물로 이야기를 했지만 정치인들이 각자가 가지고 있는 어떤 고유한 스타일 같은 건 있어요. 그리고 그걸 가지고 서로 다른 걸 가지고 옳고 그름의 문제로 다 재단해서 이야기할 수는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 속에는 사이다 같은 정치를 원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워낙 또 오죽 답답합니까, 요즘 정치가... 그러니까 그런 분들도 계시겠지만 또 이렇게 시원한 물 같은, 끓을 때는 끓어오르고 또 얼어붙을 때는 얼어붙고 그런 아주 물 본연의 어떤 다양한 모습을, 유연한 모습을 이렇게 보여주는 그런 정치를 기대하는 국민들도 상당히 있기 때문에 저는 양문석 의원도 그런 국민들의 판단 이런 것들을 또 존중하면서 자기 발전의 과정들을 가져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윤태곤 실장 : 아까 정유미 기자가 이야기한 거랑 연장선일지 모르겠는데 그분들이 하는 거는 그분들이 또 알아서 할 거고 그래서 이인영은 어떡할 거냐. 그리고 우리가 생각할 때 그렇지 않습니까? 의원님 말씀하신 것처럼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 국민들이 상당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상당수에 속하는데, 민주당에서 보면 그 상당수하고 옛날에는 이렇게 뭔가 싱크를 맞추던 분들이 많았는데 지금도 의원이 180명이나 되니까 솔직히 상당수 있죠. 제가 이렇게 동그라미 세모 해보면 상당수 있는데 그분들은 왜 말을 계속 안 하나, 그게 궁금하고 답답한 거 아니겠습니까.
이인영 의원 : 좀 더 대화도 해보고 그렇게 대화도 해보는 과정들 속에서 때로는 선배로서의 경험 이런 걸 가지고 조언도 해보고 충고도 해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계속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당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이런 과정이 된다면 그때는 또 저희들도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전에 사전적으로 얘기도 안 해본 상태에서, 그래서 공개적으로, 또 공개적으로 치고받는 이런 형태로 하는 거는 꼭 좋은 것 같지는 않아요.
윤태곤 실장 : 예전에는요, 제가 한 20여 년 전부터 한 10여 년 전까지 보면 민주당이 그때 답답했던 게 지금 너무 사라졌다 생각하는 게 아까 말한 작풍, 품성 이런 거하고 연결되는 건데, 예전에는 제가 볼 때 민주당이 다 자기들끼리 형 동생으로... 예컨대 최고위원도 이인영, 우상호 먼저 나가고 그다음 누구 83학번 나가고, 82학번 나가고 착착착 하는 게 너무나 마음에 안 들었었거든요, 그때는. 근데 지금은 거꾸로 확 사라진 거 아닌가. 지금 최근 초선 중에 보면 이른바 한총련 운동하고 이런 세대들도 꽤 있지 않습니까. 그분들하고 개인적 교류랄까 이런 건 어떠세요?
이인영 의원 : 제가 아주 많이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부분적으로 계속 해왔고, 그런 과정을 쉰 과정은 없어요. 모두하고 하진 못하지만, 또 후배들하고의 얘기도 많이 들으려고 하고 그러는 편인데...
그러나 또 80년대로 돌아가서 80년대 먼저, 90년대 나중, 이런 식으로 되는 거는 또 옳지도 않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오히려 자유롭게 누가 더 좋은 정치할 거냐, 누가 더 훌륭한 그 가치와 노선을 가지고 미래를 디자인해 갈 거냐 이런 걸로 같이 경쟁하고, 그러면서 저는 동시에 또 우리가 서로 경쟁할 대목 못지않게 서로 협력하고 공동의 가치를 추구할 대목들도 상당히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들을 게을리하지 않고 또 놓치지 않고 그렇게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유미 기자 : 알겠습니다. 10분이 또 지나서 박성민 대표님의 심화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박성민 대표 : 정당이라고 하는 거는 본질적으로 당파적이니까 결국 정체성과 사람으로 그 당이 상징될 텐데, 제가 그래서 두 가지 질문을 드려보고 싶어요. 첫 번째는 민주당 노선, 비전, 정체성 관련된 얘기. 두 번째는 사람에 대한 리더십에 대한 얘기 드리고 싶은데...
첫 번째는 담론 얘기하시고, 아까 사실은 민주당이 비주류였다가 주류로 지난 30년간 상승하는 과정을 보면 탈냉전과 세계화라는 국면, 그 속에서 양극화, 특히 격차가 심해지는 속에서 잘 파고들어간 측면이 있고 복지 확대라든가 이런 거죠. 그다음에 또 하나는 탈냉전에서 한반도 평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세 대통령이 정상회담했는데 다 민주당이니까, 통일부 장관을 하셨으니까 더 그런 걸 느끼실 텐데... 보수가 더 큰 대한민국을 얘기했다면 그거에 대항해서 더 따뜻한 대한민국, 저쪽은 경제가 평화라고 그랬으면 여긴 평화가 경제 이렇게 했을 텐데...
제가 드리고 싶은 얘기는 그 30년의 세계화와 탈냉전 시대에는 2009년에 김대중 대통령이 신년 하례식에서 지금 이명박 정부에서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고 한반도 평화가 위기를 맞고 있고 서민 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 이것이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정당이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싸우는 정당이고 서민을 위해 싸우는 정당이다. 민주, 평화, 민생 이렇게 됐는데 아까도 그 말씀하셨어요. 거기다가 인구, 기후, 격차 문제를 좀 더 넣으셨는데, 제가 드리고 싶은 얘기는 신냉전과 블록화로 지금 가고 있어서 서민이 아니라 삼성전자도 지금 살아남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국가대항전이 되고 있고, 사회주의 국가들이 중국이나 러시아나 북한이 우리가 의도했던 햇볕정책이 미국의 중국에 대한 햇볕정책, 유럽의 러시아에 대한 햇볕정책, 북한에 대한 한국의 햇볕정책이 다 실패한 것으로 보이는데, 신노선이 나와야 되는 거 아니냐.
왜 제가 이 말씀을 드리냐 하면 앞으로 유권자로 계속 올라오고 있는 20대 30대가, 10대는 더 할 텐데, 중국과 북한에 대해서 굉장히 부정적인데 민주당의 신노선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되는 거 아닌가. 아까 3대 노선을, 폐기는 그래도 좀 발전시켜야 되는 거 아닌가 생각은 있거든요.
이인영 의원 : 저는 성장에 대해서 아까 약간 민주당이 소홀히 하는 것처럼 말씀하시는데, 민주당은 이렇게 더 따뜻한 걸 추구하고 또 국민의힘 같은 보수 정당들은 더 커지는 거 이런 걸 추구한다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접근을 해요. 실제로는 더 커지기 위해서 평화가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일종의 평화 주도 성장, 이렇게 얘기하면 더 선명해질 수 있는데 그게 다 설명하진 못해요.
예를 들어서 지금 대한민국 경제가 더 커지려면 평화를 거치지 않고 더 커질 수 있는가. 저는 굉장히 의문이에요. 지금 한국 경제가 디지털 전환을 빠르게 하면서 이른바 ABC 이런 것들, AI, Big data(빅데이터), Cloud(클라우드) 이런 쪽에서 디지털 혁신을 통해서 경제가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도 있지만 그건 질적인 측면에서의 가능성이고, 또 어떻게 보면 우리만 반드시 1등 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리고 또 더 나아가면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 거리를 두고 남아 있게 될 거고.
그런데 반면에 우리가 평화를 통해서 남북 간 협력과 연합을 이뤄낸다면 저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성공하는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한국 경제가 더 커지는 길로. 그 커진다는 게 결국은 우리의 생산 능력을 더 키워내는 건데, 꼭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예전에 노태우 대통령 때 북방경제 하듯이 중국이나 러시아라는 큰 시장으로 더 확대해 나가는 이런 전략을 가져가지 않고 우리가 정말 더 커지는 길이 있느냐 이런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평화는 되게 중요한 거죠.
박성민 대표 : 의원님 그 얘기는 저도 동의하는데, 그러니까 저도 평화협정을 맺고 미국과 일본이 수교도 하고 핵 위협도 해결하고 이렇게 했으면 좋겠는데, 이게 지금 누구의 책임인지 모르겠는데 의원님 보시기에 이거 어떻게 진짜 한반도 평화가 신뢰 속에서 대화가 되고 지금 누구의 책임이냐까지 포함해서 어떻게 해야 됩니까, 이거 도대체. 이 짧은 시간에 그 얘기를 답을 듣기는 어렵겠지만.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정유미 기자 yum4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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