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동반 여행 준비 A to Z
반려동물과 함께 떠나는 여행, 기대감보다 걱정이 앞선다면 주목. 반려인과 반려동물 모두에게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는 서비스를 소개한다.
글 ·
필자는 최근 반려견과 함께 거제도로 2박 3일 여행을 다녀왔다. 한국관광공사의 조사 결과처럼, 필자도 자가용으로 왕복 10시간 거리를 달렸고 반려견 동반 숙소와 오프리시 가능한 반려견 운동장도 이용했다. 장시간 운전하느라 몸은 다소 피곤했지만, 2시간마다 휴게소에 들러 반려견과 산책도 하고 군것질도 할 수 있어서 반려견 동반 여행의 또 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었다. 최근 휴게소에 반려견 운동장이나 반려견 카페 등 반려동물 동반 여행객들을 위한 시설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니 계획만 잘 짜면 즐거운 여행을 보낼 수 있다.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여행 서비스는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
01. 반려동물 동반 식당
현행 식품위생법상 국내 식당에 동물 출입은 금지돼 있다. 최근에는 일정 기간 규제를 면제해주는 '규제샌드박스’ 정책으로 식당 영업자가 자율적으로 반려동물 출입 가능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포털 사이트로 '반려동물 동반 가능 식당’을 검색하거나 여러 블로거의 리뷰를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다. 반려견 동반 손님들을 위해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놓는 식당도 있다. 특히 야외 테라스를 갖춘 식당들은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물론 비반려인들과 같은 장소에서 식사하는 경우가 많기에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펫 유모차나 캐리어를 이용하는 등 펫티켓은 지켜야 한다. 만약 영업자, 손님 모두 불편한 상황이라면 한가한 시간을 지정해서 그때만 반려견 동반 손님을 받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서로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공간인 만큼 적절한 운영안을 내놓는다면 비반려인, 반려인 모두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02. 반려동물 동반 여행 플랫폼
여행지의 숙소, 운동장, 식당 등을 일일이 확인하기 번거롭다면 반려동물 동반 여행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반려동물 플랫폼 스타트업 '반려생활’은 글로벌 여가 플랫폼 '야놀자’와 제휴를 맺어 업계 최다 규모의 반려동물 동반 숙소 정보 및 실시간 예약 시스템을 제공한다. 대형견, 소형견 등 체급에 따른 숙소 내 반려동물 동반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수영장, 잔디 마당 등 테마별 선택도 가능하다. 주변 반려동물 전용 시설도 함께 추천해줘 인터넷으로 일일이 직접 확인하는 수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단, 시설의 설명과 이용자 리뷰가 다를 수 있으니 업체에 한 번 더 꼼꼼하게 확인할 필요는 있다.플랫폼 이용도 번거롭게 느껴진다면 반려동물 동반 여행사를 통한 패키지여행을 추천한다. '펫츠고’는 2017년 국내 최초 반려동물 동반 여행 패키지 투어를 론칭한 이후 다양한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제주도 투어는 늘 매진일 정도로 인기가 많은데, 그 이유는 전세기를 이용해서 반려견도 좌석에 앉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사는 보통 반려동물 탑승 가능 몸무게 기준을 가지고 있어서 기준 몸무게를 넘으면 화물칸으로 보내야 한다. 만약 반려견이 기준에 맞는다 해도 캐리어 안에 들어가 얼굴도 내밀지 못한 채 비행시간 내내 반려인 발밑에 있어야 한다. 하지만 펫츠고에서 운영하는 제주 투어를 이용한다면 반려인과 반려견이 좌석에 나란히 앉아 창밖의 멋진 구름을 감상하는 최고의 순간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03. 반려동물 동반 숙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반려동물 동반 숙소는 찾아보기 어려웠고, 늘 여행 갈 때마다 지인에게 반려견을 부탁하거나 동물병원 또는 애견 호텔에 호텔링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최근엔 반려동물 동반 숙소가 지역마다 최소 2〜3곳 정도는 있으니 반려견 동반 여행객에게는 꽤 즐거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반려인의 니즈를 고려해 '펫프렌들리(pet-friendly·반려동물 친화적)’ 정책을 펼치는 리조트 업계의 행보도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다.그중 강원도 홍천에 있는 소노펫클럽앤리조트는 일명 '반려견의 신라호텔’이라 불릴 정도로 시스템이 전적으로 반려견에 맞춰져 있다. 눈의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 객실 조명의 조도를 낮추고, 오프리시 운동장은 몸무게에 따른 4개 구역으로 나뉘어 체급에 맞는 강아지들과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 무엇보다도 운동장에는 반려견 훈련사 자격증을 취득한 마스터가 상주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추었다.
충청북도에도 반려견 동반 리조트로 핫한 켄싱턴리조트 충주가 있다. 이 리조트에는 '케니’라는 보더 콜리가 상주하고 있는데 그의 직책은 자그마치 '부사장’이다. 성격이 활발하고 친화력이 넘치는 부사장 케니의 역할은 딱 한 가지다. 바로 사회성이 부족하거나 같이 놀 친구가 없는 반려견에게 친구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반려인뿐만 아니라 반려견도 펫프렌들리 호텔과 리조트를 즐길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04. 반려견 운동장
독채 펜션이나 펫프렌들리 리조트의 경우 반려견을 위한 운동장이 별도로 갖춰져 있는 경우가 많다. 숙소 바로 앞에 개별적으로 운동장이 마련된 펜션은 소심한 성격의 반려견에게 특히 적합하다. 부득이하게 호텔을 이용한다면 주변에 반려견 운동장이 있는지 확인하면 좋을 것이다. 필자도 숙소에 반려견 운동장이 없어서 20분 거리에 위치한 반려견 운동장을 일부러 찾아갔다. 하네스에만 붙들려 있다가 오프리시 운동장에서 자유를 만끽하는 반려견의 표정은 마치 세상을 다 가진 듯 보였다.서울을 벗어나면 반려견 운동장을 갖춘 카페를 종종 볼 수 있지만, 서울 시내에 머무른다면 시에서 운영하는 반려견 놀이터를 이용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13개의 반려견 놀이터는 동물 등록이 된 반려견만 입장할 수 있으며, 소형견과 중대형견 2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바닥이 흙이라 날씨가 건조할 경우 흙먼지를 뒤집어쓸 수 있지만 자연 친화적이라는 것이 장점이다. 게다가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다만 보호자와 반려견이 이용할 수 있는 그늘막 쉼터가 거의 없고, 반려견 전용 스포츠인 '어질리티’ 놀이기구가 부족하다는 점이 아쉽다. 그래도 주로 실내에서만 생활하는 반려견이 콧바람을 쐬기에 충분한 공간이다.
반려동물 연관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 중이다. 미국의 IHG 호텔앤리조트, 힐튼호텔, 메리어트호텔 등 대부분의 럭셔리 호텔은 반려동물 동반 무료 숙박, 룸 클리닝 보증금 무료, 필요시 무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며 반려동물 친화적으로 정책을 바꾸고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의 피에스타섬은 자연을 이용하여 반려견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모래언덕을 만들고, 해안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는 등 미국 최고의 반려견 공원을 조성했다. 하와이 호놀룰루에서는 반려견과 함께 스탠드업 패들보드를 배우고 타보는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으며, 럭셔리 호텔이 즐비한 카할라 비치에서는 반려견과 수영도 하고 백사장을 밟으며 산책도 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지자체와 기업 등이 적극적으로 반려동물 동반 여행을 위한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전라남도 순천시는 '2024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로 선정돼 드라마촬영장에 반려동물 동반 입장이 가능하게 됐고, 강원랜드 또한 인근 산을 트레킹하는 프로그램 등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항공사는 반려동물의 기내 허용 몸무게를 늘리거나 반려동물 이름이 적힌 탑승권을 발행하기도 하고, 반려동물 전용 굿즈나 기내식을 제공하는 등 반려인과 반려견의 니즈를 고려한 상품을 지속 개발 중이다.
다만 반려동물 동반 여행 시장이 블루오션이 됐다고 해서 인위적으로 공원을 조성하거나 프로그램을 기획할 필요는 없다. 장소적 특성이나 지역 특산품을 활용한 콘텐츠를 다채롭게 제공한다면 그것이 가장 돋보이는 여행 서비스가 될 것이다. 무엇이 됐든 반려인은 반려동물과 같이 여행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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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sup dog hawaii 소노펫클럽앤리조트 켄싱턴리조트
이경희 사단법인 반려동물지속가능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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