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박세리

김재근 선임기자 2024. 6. 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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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선수의 1998년 US 여자오픈 우승은 명승부 중의 명승부이고 온 국민에게 큰 감동을 준 사건이었다.

연장 18홀에서 박 선수가 친 샷이 연못 위의 잔디에 멈춘 위기를 맞았다.

요즘 박세리 관련 사건 이야기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대전 출신의 박세리는 선수 은퇴 뒤에도 성실하게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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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근 선임기자. 

박세리 선수의 1998년 US 여자오픈 우승은 명승부 중의 명승부이고 온 국민에게 큰 감동을 준 사건이었다. 연장 18홀에서 박 선수가 친 샷이 연못 위의 잔디에 멈춘 위기를 맞았다. 상대 선수는 페어웨이에 공을 안착시킨 상황이었다.

박세리는 신발과 양말을 벗고 물에 들어가 멋진 어프로치 샷을 날려 공을 그린에 붙였다. 대담한 샷으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기고 승부를 서든데스로 몰고 가 결국 승리했다. 1996년 프로로 전향한지 2년만에 세계 최고 대회 우승을 거머쥔 것이다.

국가가 부도나 IMF 사태로 고통을 겪고 있던 국민들은 열광했다. 21세의 어린 선수가 엄청난 노력을 통해 승리하는 장면이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온 것이다.

요즘 박세리 관련 사건 이야기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신문과 방송은 물론 유튜브에도 그에 대한 기사와 영상이 넘쳐난다.

이번 사건은 엄격하게 말해 그가 아닌 아버지가 관련된 사건이다. 아버지가 사문서를 위조하여 박세리희망재단이 새만금 해양레저관광복합단지의 국제골프학교 설립에 참여하겠다는 서류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아버지 박씨는 딸 세리씨가 운영하는 희망재단에서 아무 직함도 없다고 한다. 희망재단의 회장이라며 재단의 도장을 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만금개발청이 진행하는 이 개발은 사업비가 300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박세리희망재단이 아버지를 고소했고, 경찰에서 수사하여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대전 유성에 있는 부녀 공동소유의 주택에 대해 경매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의 채무 때문에 경매에 내몰렸다는 것이다.

박세리는 우리나라 여자 골프의 역사이고 살아있는 전설이다. LPGA 25승, 메이저 투어 5승의 빛나는 기록을 남겼다. 그가 골프하는 것을 보고 배운 신지애, 박인비, 최나연, 유소연, 고진영, 박성현 선수 등이 잇따라 세계를 제패했다.

대전 출신의 박세리는 선수 은퇴 뒤에도 성실하게 살아왔다. 후배들을 가르치고 후원했으며, 국가대표감독으로 올림픽 금메달도 일궈냈다. 훌륭한 스포츠인이 주변 때문에 고통을 겪는 게 안타깝고 측은하다. 슬기롭게 대처하여 하루 빨리 악몽을 떨쳐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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