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 학생은 다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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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시사 고발 프로그램 제목과도 같은 글 제목이지만 나의 어머니가 처음 교직에 들어간 필자에게 해주신 말씀이다.
필자는 어렸을 때 성격이 깔끔하신 어머니 밑에서 고생 아닌 고생을 했었다.
그때의 나는 학생들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이다.
나의 표정, 말투, 태도 모든 부분에서 내가 현재의 모습을 만족하고 있지 않고 그걸 학생들이 다 체감하고 있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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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시사 고발 프로그램 제목과도 같은 글 제목이지만 나의 어머니가 처음 교직에 들어간 필자에게 해주신 말씀이다. 필자는 어렸을 때 성격이 깔끔하신 어머니 밑에서 고생 아닌 고생을 했었다. 과자를 먹는데 부스러기가 바닥에 떨어질까봐 신문지를 깔아두시고 그 위에서 과자를 먹으라고 하셨다. 그때 필자가 '치사해서 안먹어!'라고 외치고 과자를 던졌다고 한다. 그때 어머니는 큰 깨달음을 얻으셨다고 한다. '아… 아무리 작은 아이라도 내가 어떤 의도로 행동하는지를 다 알고 있구나!'라고.
필자의 어머니는 교사가 꿈이셨다고 한다. 그때 분들이 다 비슷하셨겠지만, 동생들을 위해 공부가 아닌 취업의 길을 택하셨고 교사의 꿈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 필자는 처음에 사범대가 아닌 교대를 진학했었다. 어머니는 그 누구보다 행복해하셨다. 당신의 꿈이 이뤄진 것처럼. 그러나 필자는 그 기대를 산산히 박살냈다. 매년 나가는 교생실습에서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웠다. 초등학생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학생들에게서 외면받기도 하였다. 그러다 교대를 그만두게 되었다. 그때의 나는 학생들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이다. 나의 표정, 말투, 태도 모든 부분에서 내가 현재의 모습을 만족하고 있지 않고 그걸 학생들이 다 체감하고 있었다는 것을.
그러다 삶에서 많은 일이 있었고 운명처럼 사범대에 진학하였다. 졸업 후 2022년 3월 새로운 시작을 하면서 어머니는 학생들이 다 알고 있으니 항상 삼가라고 말씀해주셨다. 아직 햇병아리 같은 3년 차 교사지만 교대에서 나의 모습과 달리 항상 학생들은 모두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은 본능처럼 자신에 대한 선생님들의 모습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TV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박주영 판사가 나온 편을 본적이 있다. 거기서 나의 교직관을 한번 돌아보게 하는 멋진 말씀을 하셨다. 마지막에 버티고 서서 사람들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는 게 판사라는 표현이었다. 필자는 그렇게 생각한다. 가장 앞에서 최우선으로 학생과 함께 성장하는 역할을 하는 게 교사라고 말이다. 항상 교사라는 지위가 학생들과 의사소통 하는데 큰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항상 친절히 대하고자 오늘도 노력한다. 왜냐하면 학생들은 모든 것을 알고 있으니까. 이시우 대전제일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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