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흘린 국민 영웅 박세리 “안 울거라 생각했는데”...부친 채무에 선 그었다
골프 국민 영웅 박세리(47) 이사장이 눈물을 쏟았다. 아버지의 지속적인 채무 변제를 그간 남몰래 대신하면서도 끝내 천륜을 지키려 했던 노력이 무너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도 박세리 바즈인터내셔널 회장 겸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은 한국 스포츠 유망주 육성에 기여 하겠다는 자신의 꿈을 놓지 않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골프를 통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겼던 박세리가 19일 서울시 강남구에서 박세리희망재단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고소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세리희망재단이 지난 11일 박세리의 부친 박준철 씨를 사문서 위조 및 위조 사문서 행사 혐의로 고소한 배경을 밝히는 동시에 이후 불거진 각종 루머를 해명하기 위해서였다. 해당 기자회견에는 이사장 박세리와 박세리희망재단 법률대리인 김경현 변호사가 참석했다.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박세리는 은퇴 이후 박세리희망재단을 비롯해 각종 사회공헌 활동과 방송활동을 병행하면서도 끝없는 부친의 부채를 계속 대신 탕감하는 등 남모르는 고통을 삼켜왔다는 후문이다.
핼쑥한 얼굴에 침통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나선 박세리는 “감당할 수 있는 수위를 넘어섰다. 가족이기에 아버지의 채무와 관련해 계속 해결해 왔으나, 줄을 선 것처럼 계속해서 아버지의 채무 문제가 불거졌다”며 아버지 박 씨와 관련한 과거 사실 관계를 밝히며 “이제는 제가 가고자 하는 길에 있어서 힘들 것 같았고, 더 이상 채무와 관련해 책임질 수 없다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서 왔다”며 입을 열었다.
박세리는 “현재 문제가 벌어진 것 뿐만 아니라, 꽤 오랫동안 문제 상황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문제가 한두 가지는 아니었다”면서 “아시는 것처럼 저는 해외에 선수생활을 오래 했고, 2016년에 은퇴를 했다. 은퇴 후 한국생활을 많이 하면서 개인적인 생활을 하면서부터 이런저런 문제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더라”며 최근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 오랜 기간 지속됐던 사안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세리는 “그때는 ‘그래도 가족’이니 제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해결하려고 했었다. 조용히 해결하려고 했으나, 한 번 채무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올라오기 시작했던 것이 시발점이 됐다. 점점 문제가 커졌다. 그러면서 지금의 상황으로 온 것”이라고 지난 시간에 대해 털어놨다.
박세리는 “살면서 처음 겪는 일이기도 하고,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로 인해서, 지금까지 제가 설계해 오고 이루고자 했던 꿈과 계획에 대해 혼란을 느끼고 있다”면서 “제 꿈이 단순히 저로 끝나는 꿈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꿈나무들이 있기에, 오늘 확실히 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부친인 박 씨의 채무 문제에서부터 비롯된 일들인 만큼 골프학교 설립 등 명의를 동요해 벌린 사건에 대해 박세리 본인도 파악하기 힘들었다.
“어떤 부분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알 수는 없다. 그 전에 과거에도 아빠가 어떤 형사고발이 들어왔는지 알 수 없기에 나 역시 답답하다. 새만금사업 또한 저희는 이에 대해 전혀 알 수도 없었고 참여한 적도 없었기에 사업이 어떻게 진행이 됐는지도 알 수 없다. 나도 궁금한 부분이다. 단순히 개인의 일만이 아니기에 확실히 해야 했다.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고소를) 할 수밖에 없었다.” 박세리희망제단 이사진 회의 끝에 고소와 기자회견을 진행하게 된 배경이다.
이어 박세리는 “나는 내 갈 길을 갔고 아버지도 아버지의 길을 갔다. 나의 인생을 선택을 했고, 아버지의 가시는 길에 있어 여러 번의 기회를 만들어 드리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면서 애끓는 그간의 심경들을 전하며 “상황이 그렇게 된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유감이다. 정말 많은 기자회견을 했었다. 항상 좋은 일로만 했었는데”라며 쉽사리 말을 잇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부당한 요구와 함께 아버지의 부채 문제에도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박세리는 “벌어진 일이기도 하고 해결될 일만 남았지만 내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은 확고히 정해져 있는 사람이다. 저는 이제 정해진 것 같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건 확실하다. 아빠이기에, 가지고 있는 채무를 모두 갚아드리려고 했지만 더 이상 할 수 없다. 감당할 수 있는 수위를 넘어섰다”면서 “거짓말처럼 문제가 줄을 서 있는 것처럼 나타났고 매번 처리해 왔다. 가족이기에 해왔다. 이제는 더 이상 이렇게 갔다가는 가고자 하는 길에 있어서 힘들 것 같더라. 이제는 마지막으로 이 사건이 터지고 나서는 더 이상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더 이상 채무와 관련해 책임질 수 없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왔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가족이기에 보호하려하고 스스로 고통을 감내하며 지키려 했던 자신을 오히려 탓하기도 했다. 박세리는 “저는 제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만의 착각이었다 그 착각이 지금의 화를 더 부른 것 같다”며 “이번 사태는 저에게도 살면서 가장 큰 교훈이 됐다. 저는 살아갈 날이 더 많다. 살다 보니 굉장히 많은 경험을 하게 된다. 앞으로는 더 신중하게 더 크게 넓고 살아가는 걸 배웠고, 아직 부족한 만큼 더 열심히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에 대해 “누군가 꿈을 이루고자 열심히 달려가고 노력할 것이고, 그 꿈을 이룰 수 있게끔 도와줄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또 다른 꿈이자, 회사를 설립한 이유”라며 “현재 유망주들을 위해서 제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골프뿐 아니라 모든 종목의 스포츠 선수들이 조금이나마 더 나은 환경 속에서 실력을 향상시키고 대한민국을 빛낼 수 있는 선수가 나올 수 있도록 열심히 도와주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고 밝혔다.
김원익,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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