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북한 포탄 이어 탄도미사일 공급도 확대될지 촉각

선명수 기자 2024. 6. 1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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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방러 뒤 미국 “컨테이너 1000개 이상 러시아행”
24년 만의 푸틴 방북 계기로 추가 무기거래 가능성 주목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지역에 배치된 러시아군 병사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탄약을 나르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2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안보협력을 강화해온 양국이 무기 거래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제사회는 추가 무기 거래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북한제 무기가 전장에서 다수 사용됐지만, 양국은 무기 거래 사실을 부인해 왔다. 북한과의 무기 거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 위반 사항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한 북한 무기는 포탄 등 재래식 무기들이다. 미국 정부는 전쟁 발발 7개월 후인 2022년 9월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과 로켓을 이전했다고 처음 공개했다. 북한 이외에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진 국가는 이란뿐으로, 이란제 샤헤드 드론 등이 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전쟁이 치열한 지상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심각한 포탄 부족에 직면했다.

이런 상황에서 양측 모두가 포탄 부족을 해결할 ‘무기 창고’로 주목한 곳이 한반도다. 냉전 종식 이후 주요국들이 수십년간 포탄 생산량을 줄여온 반면, 과거 전쟁과 오랜 군사적 대치로 한반도엔 수백만발의 포탄이 비축돼 있기 때문이다.

서방의 포탄 생산 속도가 전장에서 소진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자 우크라이나와 서방 동맹국들은 한국산 포탄에 눈독을 들였고, 지난해 한국산 155㎜ 포탄의 ‘우회 지원’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한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직접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지난해 12월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간접 지원한 한국산 155㎜ 포탄이 유럽 모든 국가가 공급한 포탄의 양보다 많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북한제 포탄을 들여오는 것으로 돌파구를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미 백악관은 지난해 8월 북한과 러시아가 재차 무기 협상을 하고 있다며 경고했고, 곧이어 다음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났다. 이 만남 몇 주 뒤 미 정보기관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될 무기를 실은 컨테이너 1000개 이상을 러시아로 선적했다고 밝혔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하면서 북한이 480만개의 포탄을 실을 수 있는 컨테이너 최소 1만개를 러시아에 보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122㎜·152㎜ 포탄 180만발을 들여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제 탄도미사일도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백악관은 지난 1월 러시아가 북한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고, 2월 북동부 하르키우 등 우크라이나 여러 도시에서 러시아의 공습 후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1형 파편이 발견됐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북한이 이외에도 러시아제 차량 및 전차 수리를 위한 부품 등 군수 물자를 제공하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북한과의 무기 거래가 러시아의 포탄 부족에 숨통을 트여주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탄도미사일을 제외하고 북한제 포탄의 실제 효과가 미미하다는 평가도 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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