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카르텔과 中 지하 금융 밀착, 수백억 세탁…美 법무부 철퇴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4. 6. 19.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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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멕시코 최대 마약 카르텔 ‘시날로아’ 조직원 등 20명 기소

멕시코의 악명높은 마약 밀매 카르텔이 중국 지하 금융을 통해 마약자금을 세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법무부는 중국 지하 금융과 연계된 그룹과 공모해 5000만 달러(약 690억원) 이상의 마약 판매 자금을 세탁한 멕시코 ‘시날로아’ 카르텔 조직원 및 송금 브로커 등 20여명을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미국 수감 중)이 이 조직을 이끌면서 마약 밀매뿐만 아니라 납치·살인 교사 등의 중범죄를 저질러왔다가 미 당국에 붙잡혔었다.

멕시코의 저명 언론인 하비에르 발데스(50)가 지난 2017년 5월 15일 북서부 시날로아 주의 주도인 쿨리아칸 시에서 총격을 받고 숨졌다. 발데스는 지역 최대 마약조직인 시날로아 카르텔과 우두머리였던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에 대한 비판 보도를 끈질기게 해왔다. 사진은 이날 한 감식요원이 발데스의 피격 현장을 조사하는 모습. /AP 연합뉴스

미 법무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시날로아 카르텔과 관련 있는 돈세탁 네트워크가 캘리포니아의 한 송금 그룹 도움을 받아 로스앤젤레스(LA)에서 달러로 거액의 마약 수익금을 처리했다”며 “돈세탁은 중국의 지하 금융 시스템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돈 세탁이 필요한 시날로아는 중국인들이 달러가 필요하다는점을 이용해 달러 거래 브로커 등을 거쳐 중국 금융과 거래해왔다고 미 당국은 밝혔다.

멕시코 시날로아주(州) 에서 시작한 마약 조직인 시날로아는 마약 밀매, 살인, 인신매매, 자금 세탁, 무기 밀매, 뇌물 등 다양한 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미 정부 당국과 의회는 시날로아 카르텔을 가장 위험하고 영향력있는 조직으로 간주한다. 미국으로 밀매되는 마약의 65%가 시날로아 카르텔에서 만들어지고 이를 방해하는 세력은 살인·납치 등을 서슴지 않는다.

멕시코 카르텔은 미국 등 전세계에서 마약 판매로 벌어들인 돈을 가능한 한 안전하고 저렴하게 멕시코로 돌려보내려고 한다. 중국 내 부유한 사업가들도 중국 당국의 외환거래 제한을 피해 자신의 재산을 미국으로 빼돌리고 싶어한다. 양측의 수요를 파악한 중간 브로커도 수수료를 챙기려고 해 절묘하게 이해관계가 맞았다는 것이 법무부의 설명이다.

카르텔과 연계된 자금 세탁 조직은 중국 지하 금융권의 도움을 받아 마약 수익금을 미국 달러로 바꾼 뒤, 수익금을 가상화폐, 명품, 자동차 등으로 세탁했다고 한다. 2019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 사이에 이런 방식으로 처리된 마약 판매 수익금은 5천만 달러(690억원 상당) 이상이라고 미 법무부는 설명했다.

미 법무부는 “중국에서 송금된 자금은 멕시코 또는 다른 지역의 조직이 구매한 마약 원료 등 물품 대금을 지불하는 데 쓰이기도 했다”며 “미국에서 펜타닐 등 마약을 팔고 얻은 수익금을 멕시코와 다른 지역 카르텔 조직원에게 제공한 것”이라고 했다. 미 당국은 멕시코·중국 사법당국과 협조해 이번에 기소된 피고인 일부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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