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발뺀다던 브랜드들 아직도 있네···철수 못한 이유는

정혜진 기자 2024. 6. 19.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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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코카콜라는 항의의 표시로 '러시아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코카콜라는 이후 러시아 현지 업체들에게 청량음료 시럽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으며, 가게에 입점한 코카콜라 제품을 모두 철수시키고 음료 생산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코카콜라의 러시아 공장을 소유하고 있던 코카콜라HBC는 현지 사업부 사명을 멀튼파트너스로 바꾼 후 기존 설비를 이용해 도브리 콜라를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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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HBC, '도브리 콜라' 출시해
러 탄산음료 시장 1위···점유율 13%
네슬레·유니레버 출국세 못이겨 포기
사진=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코카콜라는 항의의 표시로 ‘러시아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코카콜라는 이후 러시아 현지 업체들에게 청량음료 시럽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으며, 가게에 입점한 코카콜라 제품을 모두 철수시키고 음료 생산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그로부터 약 2년 4개월이 지난 1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전국의 슈퍼마켓과 레스토랑에서는 코카콜라와 똑닮은 ‘도브리 콜라’가 유통되고 있다. 코카콜라의 러시아 공장을 소유하고 있던 코카콜라HBC는 현지 사업부 사명을 멀튼파트너스로 바꾼 후 기존 설비를 이용해 도브리 콜라를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데이터업체 프로다지에 따르면 도브리 콜라는 러시아 탄산음료 시장에서 13%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단번에 1위 업체로 부상했다. 가렛 넬슨 CFRA리서치 분석가는 “코카콜라가 러시아에서 벌어들이던 이익이 이제는 도브리 콜라를 성공시킨 코카콜라HBC로 고스란히 옮겨간 것뿐”이라고 말했다.

코카콜라 제품은 조지아·카자흐스탄 등 이웃 국가들에서도 러시아로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상표권 소유자의 승인 없이도 브랜드 상품을 수입해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병행수입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웃 국가에서 대형 트럭을 통해 운반되는 오리지널 코카콜라는 러시아 탄산음료 시장의 6%를 차지하며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코카콜라HBC는 “지난해 러시아 내 코카콜라 판매량이 12% 증가했다”면서도 “시장 점유율은 26%에 달했던 2021년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에서 완전히 발을 빼지 못한 기업은 코카콜라뿐만이 아니다. 예일 경영대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전쟁 발발 후 1000여 개의 다국적 기업이 러시아 사업을 축소하겠다고 밝혔지만 대부분이 자금 문제로 여전히 현지에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식품 업체인 네슬레와 유니레버는 러시아 정부가 출국세를 명분으로 대규모 현지 공장을 헐값에 넘길 것을 요구하자 러시아 철수 계획을 철회했다. 러시아와 공장 매각 협상을 벌였던 덴마크 양조업체 칼스버그와 프랑스 식품기업 다논은 회사 자산이 압류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아직 러시아에 남아 있는 기업들의 경우 자금을 인출하기 위해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는 것이 어렵다”며 “그러나 러시아에서 사업을 지속하는 경우 얻는 수익은 상당하다”고 전했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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