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한의 증권+은행 '원 WM' 전략은 통할까

전민준 기자 2024. 6. 19.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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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투자증권이 WM 부문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앞으로 전략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모습./사진=이미지투데이
"신한투자증권이 창사 이후 최초로 은행·증권 WM(자산관리)총괄조직을 만든 건 WM부문에서 승부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입니다." 최근 기자와 만난 증권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달 초 이뤄진 신한투자증권의 조직개편과 관련해서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WM 수수료 수익 부문 기준으로) 3위권 진입은 가능할 것"이라며 잠재력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신한투자증권의 WM부문 사업 전략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달 1일 신한투자증권은 자산관리 사업모델 고도화를 위해 자산관리총괄조직을 신설, 증권·은행의 WM 기능을 통합했다. One(원) WM 전략으로 증권 자산관리 비즈니스 역량을 하나로 집중해 증권 고객과 은행 고객에게도 차별화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의도다.

자산관리총괄대표에는 신한은행 PWM압구정중앙센터 센터장과 영업부 커뮤니티장, 영업추진2부 본부장, 부행장 등을 거친 정용욱 신한투자증권 WM그룹장을 선임했다. 정 대표는 통합조직 수장으로 증권 자산관리부문과 은행 WM그룹을 모두 총괄하며 증권·은행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정 대표는 이달 말 예정돼 있는 하반기 정기 임직원인사에서 WM총괄 조직을 대대적으로 보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증권업계에서 신한투자증권의 One WM 전략에 큰 관심을 두는 배경에는 긴장감이 어느 정도 깔려 있다. 최근 증권사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에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WM에서 활로를 찾는 중이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을 보유한 자산가 규모가 2022년 38만5000명에서 2023년 41만6000명으로 증가하는 등 WM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데다 자산운용(AM)사업 대비 이익률도 높아 증권사 입장에서는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강남과 같은 부촌에 고액자산가를 전담하는 센터를 늘리며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한투자증권이 리딩뱅크인 신한은행과 협업을 본격화하면 WM 시장에서 '신한'이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신한투자증권은 WM 부문에서 조금씩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WM 수수료 수익 기준으로 신한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과 하나증권, 삼성증권에 이어 4위다. 하지만 신한투자증권의 성장속도는 매섭다.

지난해 신한투자증권의 WM 수수료 수익은 228억원으로 3위 삼성증권(260억원)과 격차를 32억원으로 좁혔다. 2022년 신한투자증권(183억원)과 삼성증권(236억원)의 격차는 53억원이었다. 1년새 21억원 줄인 것이다.

특히 지난해 신한투자증권의 WM 수수료 수익 증가폭은 24.6%로 상위 5개사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10.2%의 증가폭을 기록한 반면 미래에셋증권(-5.0%), 하나증권(-25.1%), NH투자증권(-6.3%) 등 3개사는 모두 감소했다. 초고액자산가를 전담하는 PB의 경우 올해 6월 신한투자증권은 109명으로 증권사에서 가장 많다. 신한투자증권에 이어 삼성증권(91명), 하나투자증권(82명) 등 순이다. 신한투자증권은 WM부문에서 역량을 발휘하기 위한 기반을 어느 정도 닦았다.

초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WM부문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은 올해부터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해 초부터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은 본사 내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가하면 새로운 대형 PB센터를 늘리는 형태로 WM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타사와 달리 신한투자증권은 은행·증권 WM을 통합하는 과감한 카드를 던졌다.

신한투자증권은 WM 사업 강화를 위해 데이터 분석에 기반 한 디지털 마케팅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WM 부문에서 경쟁은 수수료를 무리하게 내리는 등 출혈경쟁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에 신한투자증권이 던진 카드가 신한의 실적 개선을 넘어 전문성과 고도화한 시스템에 기반 한 증권사들의 선의의 경쟁도 이끌어 낼지 기대해 본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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