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암 초기 수술하면 90% 이상 완치…증상 나타나면 늦어
생활습관 개선 중요… 정기적 복부 초음파 검사 받아야
신장(콩팥)은 심장에서 보내진 혈액 속의 수분과 노폐물을 거르고 불필요한 수분(소변)을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나트륨·칼륨·칼슘·인 등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성분이 몸속에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항상성을 지키는 기능도 있다. 이러한 신장에 암이 생기면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특히 신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는 편으로, 증상이 나타난 후 병원을 찾으면 2기 이상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장암의 특징과 대처법은 무엇일까.
◆신장암이란?=신장은 우리 몸 양쪽 옆구리에 각각 하나씩 존재한다. 약 12㎝ 크기의 강낭콩 모양에 무게는 성인 기준으로 200~250g이다. 신장암은 신장에 생긴 악성종양이다. 전체 신장 종양의 약 85%를 차지한다. 신장암은 초기엔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통증을 동반한 빈뇨나 혈뇨, 또는 옆구리 통증이나 체중감소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발병 원인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흡연 ▲비만 ▲고혈압 ▲당뇨병 ▲장기간 투석 ▲유전적 요인 등이 위험인자로 꼽힌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신규 신장암 환자는 6883명으로 전체 암 환자 중 10번째로 많았다. 남녀 비율은 각각 4775명과 2108명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2.3배 많다. 연령대별로는 ▲60대(2034명, 29.6%)가 가장 많고 ▲50대(1570명, 22.8%) ▲70대(1296명, 18.8%) ▲40대(1001명, 14.5%) 순이다.
◆대처법은?=신장암 치료는 암의 진행 정도(병기)와 나이, 전신 상태, 동반된 다른 질환의 유무 등에 따라 결정된다.
다만 신장암은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아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최선이다. 또 초기에 수술하면 90% 이상 완치될 정도로 예후가 좋은 편이다. 실제 신장암의 5년 상대생존율(2017~2021년)은 86.4%로, 10대암 가운데 갑상선암‧유방암‧전립선암 다음으로 높다.
신장암의 수술적 치료는 크게 전절제술과 부분절제술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전절제술은 암덩어리를 포함한 한쪽 신장을 완전히 들어내는 수술이다. 수술 후 일시적으로 반대편 신장의 기능이 향상되며 제거된 신장의 기능을 보완한다.
1990년대까지는 전절제술만이 유일한 신장암 치료법이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 남은 반대쪽 신장의 기능이 과부하로 점차 감소하게 된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신기능이 감소하면서 기대 수명 또한 줄어든다는 점이다.
실제 신기능이 감소된 환자에서 2차암이나 대사증후군, 혈관 질환 등 잔여 수명과 연관이 깊은 중증질환의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통상 전절제를 시행한 환자의 20% 정도가 추후 투석 등 신장 대체 요법을 받게 되는데, 만약 운이 좋아 투석을 피한다 해도 신기능이 떨어진 환자에서 암이 재발하거나, 혹은 다른 중증질환이 발생하게 될 경우 감소된 신기능으로 인해 여러 검사나 치료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잔여 신기능이 감소된 만성신부전 자체가 환자의 예상 수명을 줄이게 되는데, 대략 70~80%의 신장암 환자에서 부분절제를 통해 예상 수명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암 치료를 결정할 때 예상 수명이 가장 길 것으로 기대되는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수술의 70% 이상에 부분절제술 적용=부분절제술은 전절제술을 보완하기 위해 고안된 수술법이다.
현재 국내 신장암 수술의 약 70%가 부분절제술로 이뤄진다. 부분절제술의 경우 암 자체의 완치율은 전절제술과 유사하지만, 잔존 신기능 측면에서 전절제술보다 우위에 있어 예상 생존 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통상 부분절제술이 성공할 경우 대부분의 환자에서 신기능이 대략 5~20% 정도만 감소하기 때문에 이후 신부전으로 진행할 가능성 역시 크게 낮아진다.
김정준 교수는 “최대한 광범위한 부분을 제거하는 것이 과거 종양학의 암 수술 원칙이었다면, 현대 종양학은 신체 기능을 보존하는 범위 내에서 수술을 시행해 삶의 양과 질을 모두 생각하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은 비교적 위험도가 낮은 암에서 시작돼 점차 악성도가 높은 암종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장암은 전절제 후 단시간에 신부전으로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부분절제술이 소극적으로 적용돼온 측면이 있지만 최근 수술 기술이 발달하면서 부분절제술의 영역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라며 “현재 대부분의 진료지침에서도 암을 완전하게 제거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 부분절제술을 시행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더붙였다.
신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활습관의 개선이 중요하다. 금연, 당뇨병 등 만성질환 관리, 식단 관리와 체중 조절 등이 권장된다. 또 진단이 늦어질 경우 위험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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