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웬수’…핏줄 때문에 피눈물 ★들

강주일 기자 2024. 6. 1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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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서 위조 父 고소한 박세리…장윤정은 돈 문제로 母 손절
심형탁, 부모빚 갚느라 생고생…차예련·김혜수도 빚투 고통
김혜수 | 장윤정



가족이 웬수다. 평생 노력으로 일군 결과물을 가족이 무너뜨리는 것 만큼 허망한 일도 없다. 피를 나눈 사이기에 더욱 해결하기 힘든 것이 가족 간 금전 갈등이다.

세계적인 골프선수 출신 방송인 박세리가 부친 박준철 씨를 사문서 위조 및 사문서위조 행사 혐의로 지난해 9월 대전 유성경찰서에 고소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안긴 가운데, 18일 박세리는 서울 삼성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들은 내 전부였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박세리는 “가족사가 쉬운 건 아니지 않나. 살다보니 이런 일이 있다. 혼란스럽고 심란하다”는 심경을 고백했다. 그는 “현재 부모와 거의 소통을 하고 있지 않다”면서 아버지와의 관계 회복에 대해선 “확답을 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박세리는 “가족이기 때문에 아빠와 관련된 채무관계를 다 변제해드렸지만, 더 이상 변제할 수 없는 부분까지 오게 됐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위가 선이 넘었다. 매번 그렇게 무언가 수면 위로 올라왔고 그렇게 흘러왔다”면서 “더 이상 내게 채무관계를 가져오셔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박세리가 부친을 고소하게 된 것은 박씨 아버지가 ‘박세리 재단’도 모르는 박세리 국제 학교(골프 아카데미 및 태안, 새만금 관광사업) 유치 설립에 참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재단 측은 박세리 부친이 국제골프학교를 설립하는 업체로부터 참여 제안을 받고 재단의 법인 도장을 몰래 제작해 사용했다며 고소 이유를 밝혔다.

해당 사실이 알려진 후 박세리 부친의 채무가 수천억원에 이른다거나, 박세리의 집과 건물, 대지 등이 모두 경매에 넘어갔다는 등의 루머와 보도가 퍼져나갔다. 박세리 측은 집 경매에 대해 “여러가지 과정을 거쳐 명의를 변경했고, 현재로서는 경매에 나와 있지는 않은 상태”라고 해명했다.

연예계에는 이처럼 부모의 빚투 등으로 논란이 인 스타들이 여럿 있다. 자식의 유명세를 이용해 돈을 빌리거나 투자 사기 등을 당하는 사례 등이 왕왕 일어나는 것이다. 이들은 스타라는 이유로 입길에 오르내기는 것이 부담스러워 대신 갚아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수 장윤정은 모친과 재산을 두고 불화를 겪다 절연했다. 장윤정의 모친은 딸에게 소송을 걸었으나 패소했다. 장윤정은 2015년 SBS 예능 ‘힐링캠프’에 출연해 “10년 동안 노래해 번 돈을 엄마가 동생 사업 자금으로 사용했다. 어느날 은행에서 연락이 와서 찾아가보니 은행 계좌에 마이너스 10억원이 찍혀있더라”고 고백해 충격을 안겼다.

배우 심형탁(위쪽), 차예련.



배우 심형탁은 어릴 적부터 부모가 사기를 당해 빚을 갚느라 힘든 세월을 보냈다고 했다. 배우가 되어 부모에게 한강뷰 아파트와 고물상 가게도 사줬지만 부모의 잘못된 투자로 이 마저도 처분해야 했다고 밝혔다. 그는 TV조선 ‘조선의 사랑꾼’ 에 출연해 눈물을 흘리며 “편지 한 통이 날라왔다. 민사소송이었다. 내 이름을 대고 어머니가 돈을 빌리셨더라. 어머니와의 갈등에 환청까지 들렸었다”고 회상했다.

부모 때문에 ‘빚투’의 주인공이 되어 커리어에 먹칠을 하게 된 사례도 있다. 배우 차예련과 김혜수가 그 예다. 차씨는 2018년 ‘빚투’에 휘말리며 아버지 빚 10억원을 대신 변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세 때 부터 연예계 활동을 하며 수입을 부모에게 맡겼으나 남은 것은 빚 뿐이었다. 이후 그는 15년간 아버지 얼굴을 보지 않고 살고 있다고 고백했다.

김혜수도 2019년 ‘빚투’ 논란에 휩싸였다. 과거 모친이 13억을 빌리고 갚지 않아 ‘빚투’의 당사자로 지목됐다. 김혜수 측은 “김혜수가 십 수년 전부터 어머니를 대신해 금전 문제 변제 책임을 떠안아 왔다”면서 “2012년에도 전 재산으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빚을 다시 부담했고 이 과정에서 관계를 끊게 됐다. 이번 일은 8년 가까이 연락이 끊긴 어머니가 가족과 상의 없이 일으킨 문제”라며 모친과의 절연 사실을 공개했다.

가족에게 이름을 도용 당하고, 가정사까지 만천하에 공개 당한 스타들. 가족이라는 이유로 갈등과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 이들도 그저 한 명의 피해자 일 뿐이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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