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디즈니? 때늦은 도전?… 네이버웹툰, 美상장 성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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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미국 시장을 노리고 뛰어든 시기적절한 선택일까.
네이버웹툰이 17일(현지 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수정 증권신고서(S-1/A)를 제출하면서 네이버웹툰의 나스닥 상장 성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EC가 수정 증권신고서를 허가하면 네이버웹툰은 이르면 6월 상장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SEC의 허들을 넘는 과정에 발목을 잡을 악재도 적지 않다.
네이버웹툰은 국내 1위 포털인 네이버를 등에 업고 빠르게 성장했지만, 해외 시장에선 몸집이 거대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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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IP 가치 높아져 ‘몸값 껑충’
웹툰 시장 폭발적 성장도 호재로
구글 애플 견제로 수익성 악화 우려… 엔데믹이후 ‘골든타임 놓쳐’ 분석도
거대한 미국 시장을 노리고 뛰어든 시기적절한 선택일까. 웹툰 호황기가 지난 뒤 때늦은 악수일까.
네이버웹툰이 17일(현지 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수정 증권신고서(S-1/A)를 제출하면서 네이버웹툰의 나스닥 상장 성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EC가 수정 증권신고서를 허가하면 네이버웹툰은 이르면 6월 상장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SEC의 허들을 넘는 과정에 발목을 잡을 악재도 적지 않다.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보는 게 ‘일상화’되면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도 유리한 점이다. 현재 네이버웹툰은 현재 15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월간활성이용자(MAU·서비스를 한 달 동안 이용한 사용자 수)는 약 1억7000만 명, 웹툰 작가 약 2400만 명이다. 또 일본과 함께 만화 시장의 양대 축으로 불리는 미국은 콘텐츠 유료 소비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다. 한창완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텍 교수는 “네이버웹툰이 만화로 시작해 디즈니플러스라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운영하는 ‘디즈니’처럼 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상장 전망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코로나19 시기 웹툰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했으나 현재는 한풀 꺾였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 만화·웹툰 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웹툰 이용자의 주 1회 이상 이용 비율은 2022년 69%에서 2023년 62.8%로 떨어졌다. 네이버웹툰의 북미법인은 지난해 1분기(1∼3월) 순이익에서 약 252억 원 손해를 봤다. 이융희 문화연구자(전 세종사이버대 만화웹툰창작과 겸임교수)는 “사람들이 ‘집콕’ 하며 웹툰 등 콘텐츠를 소비하던 코로나19 시기를 지나 상장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했다.
경쟁자의 추격도 만만치 않아 수익성 약화의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아마존은 지난해 5월 웹툰 서비스인 ‘아마존 플립툰’을 내놨다. 애플의 전자책 플랫폼 애플북스 역시 지난해 4월 ‘세로 읽는 만화’ 페이지를 신설했다. 네이버웹툰은 국내 1위 포털인 네이버를 등에 업고 빠르게 성장했지만, 해외 시장에선 몸집이 거대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 네이버웹툰은 증권신고서에서 “네이버의 자회사로 사업 운영의 특정 기능을 네이버에 의존해왔다”고 스스로 밝혔다.
또 네이버웹툰은 증권신고서에서 “애플 또는 구글이 네이버웹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식으로 플랫폼을 수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만드는 애플과 구글이 수수료를 높이면서 견제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앱스토어 내부 결제) 수수료 인상 정책 때문에 네이버웹툰은 국내에서 쿠키(네이버웹툰 내 가상화폐) 1개 가격을 2022년 100원에서 120원으로 올렸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반발해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향후 가치가 높아질 것인지는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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