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끝난 광화문 도로에 수북이 쌓인 수백개 의자

김민 기자 2024. 6. 1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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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일로 광화문을 찾던 김건희 작가(55)는 집회가 끝난 도로에 쌓인 플라스틱 의자들을 보고 생각에 잠겼다.

"차곡차곡 쌓인 수백 개 의자들. 거기에 앉은 사람마다 각자의 의견이 있었을 텐데 흔적만 남았구나." 작가는 시시각각 변하는 것을 단정 짓지 말자고 마음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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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그렇다, 그리고 그렇지않다’展
캔버스에 아크릴과 유화로 그린 ‘여러분’(2024년). 이유진갤러리 제공

주말마다 일로 광화문을 찾던 김건희 작가(55)는 집회가 끝난 도로에 쌓인 플라스틱 의자들을 보고 생각에 잠겼다. “차곡차곡 쌓인 수백 개 의자들. 거기에 앉은 사람마다 각자의 의견이 있었을 텐데 흔적만 남았구나….” 작가는 시시각각 변하는 것을 단정 짓지 말자고 마음먹는다.

김 작가는 이 일화에서 얻은 영감을 토대로 완성한 회화 작품을 전시를 통해 선보인다. 22일까지 서울 강남구 이유진갤러리에서 진행되는 개인전 ‘그렇다, 그리고 그렇지 않다’를 통해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이해하는 그림’보다 ‘감각하는 그림’에 집중하려 했다. 광화문 풍경과 그것을 확대해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한 캔버스 회화가 전시됐다.

갱지에 그린 작품도 있는데, 이는 어느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그리자는 생각에서 택한 재료였다. 재료비부터 100호 캔버스는 25만 원인데 갱지는 1장에 120원에 그친다. 작가는 “유화 물감을 사용했더니 갱지에 기름이 스며들어 더 단단하고 투명해지는 효과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유진 대표는 “팬데믹 시기 미술 시장에서 다양한 작품이 쏟아져 나온 가운데 제대로 된 그림을 보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제가 미대생일 때부터 실력 좋기로 유명했던 김건희 작가에게 밤에 전화해 전시하자 졸랐다. 이번 전시가 그 결과물”이라며 “신작은 2010년대 무채색에서 벗어나 다양한 컬러와 밀도 높은 표면 질감이 돋보인다”고 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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