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휴진 병의원 불매운동은 소비자 시민의 권리다

경기일보 2024. 6. 1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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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의 집단 휴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환자들의 불편과 고통만 더 크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휴진 병의원 불매운동 목소리다.

'울 동네에서 의사 집단 휴진에 동참하는 병원은 앞으로 이용하지 말자.' 작성자는 작금의 의료계 대응에 대해 '밥그릇만 챙기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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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전공의 사태 해결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집단 휴진에 들어간 지난 17일 오전 성남 분당서울대병원 노조게시판에 '히포크라테스의 통곡'이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어있다. 왼쪽은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 모습. 조주현기자

 

의사들의 집단 휴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체 생명의 위협을 직접 받고 있는 환자단체연합회다. “(전체 휴진 강행 등을) 규탄하고 당장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환자는 (일련의 현안에 대해) 아무 잘못도 없다”고 밝혔다. 일부 의사 단체들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환자들의 불편과 고통만 더 크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기서 주목되는 일반 시민들의 행동이 있다. 휴진 병의원 불매운동 목소리다.

남양주지역 한 온라인 카페에 올라온 글은 이렇다. ‘울 동네에서 의사 집단 휴진에 동참하는 병원은 앞으로 이용하지 말자.’ 작성자는 작금의 의료계 대응에 대해 ‘밥그릇만 챙기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화성 동탄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났다. ‘어느 개원의가 참여하는지 지켜보려 한다’, ‘이런 병원은 공유해서 동탄에서 장사 못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틀린 말 하나 없다. 시민의 불안이 크다. 참았던 시민 분노가 이제 표현되기 시작한 것이다.

병의원은 의료 서비스 공급자다. 이들에겐 공급을 중단할 권리가 있다. 숭고한 희생을 강요만 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이어진 간헐적 태업이 그것이다. 반대로 시민은 의료 소비자다. 불매운동 또한 이들의 권리다. 흔하지 않지만 가까운 과거의 예는 있다. 지난 2020년 의료계 총파업 때 있었던 병의원 불매운동이다. 당시에도 태업은 의료계가 먼저 했다. 참다 못한 시민이 막판에 행동했다. 상당히 진행됐었다. 진료 거부 병의원 명단이 실제로 공개됐었다.

국민 분노가 높다. 최근 한 조사 기관이 전국 1천32명에게 설문했다. 의료계 파업에 대해 응답자의 77.3%가 ‘국민 건강권 침해’라고 했다. 의사들의 파업 목적을 묻은 질문도 있었다. 63.7%가 ‘의사들의 기득권 지키기’라고 답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국민 1천명에게 물어 본 조사도 있다. 응답자의 85.6%가 “(의사들은)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방향을 달리하는 조사는 없다. 이게 불매운동을 있게 한 근거다.

사태 초기 유명 의료계 인사가 호언했다. “정부는 의사들을 절대 이길 수 없다.” 정부를 상대로 봤을 테니 그 말이 맞았다. 불매운동에는 그 자리에 국민이 앉아 있다. 여기서도 의사가 국민을 이길 수 있다고 보나. 의협 회장은 ‘특정 정당의 숨통을 끊겠다’고도 했다. 정치적 협박인데 총선과 함께 효력은 끝났다. 지금 의료 파업에 맞선 것은 시민 소비자들이다. 신체 생명을 위협 받는 시민들이다. 이 분노에 대해서도 앞서의 협박을 입에 담을 수 있다고 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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