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변화의 속도와 흡수 역량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前 대한상공회의소 SGI 연구원장 2024. 6. 19.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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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공지능이 우리 삶에 침투하는 속도는 매우 놀랍다.

이마케터(eMarketer)라는 데이터분석기관에 따르면 챗지피티(Chat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 도구는 출시 2년 만에 778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는데 이는 태블릿과 스마트폰의 초기 채택 속도보다 2배 이상 빠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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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전 대한상공회의소 SGI 연구원장

최근 인공지능이 우리 삶에 침투하는 속도는 매우 놀랍다. 이마케터(eMarketer)라는 데이터분석기관에 따르면 챗지피티(Chat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 도구는 출시 2년 만에 778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는데 이는 태블릿과 스마트폰의 초기 채택 속도보다 2배 이상 빠르다고 한다. 1860년 이후 인류 역사에 등장한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의 보급속도를 연구한 옥스퍼드대학 보고서에서도 인공지능은 소설미디어나 팝캐스트에 비해서도 빠른 속도로 확산한다고 분석했다.

인공지능이 이렇게 빠르게 확산하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이 중 하나는 인공지능은 추가적인 하드웨어를 구매할 필요 없이 기존 장치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챗지피티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같은 기존 디바이스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들이 챗지피티를 사실상 무료로 쓸 수 있는 것도 대중적인 이용에 크게 기여했다. 챗지피티의 범용성도 중요한 요인이다. 사용자들은 다양한 목적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한다. 자료를 검색하거나 외국어를 공부할 때, 학생들은 과제를 수행할 때도 인공지능을 쓴다. 더욱이 인공지능의 기능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사용 가능한 분야도 점차 확장된다.

이런 변화의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흡수역량(absorptive capacity)이다. 흡수역량이란 듀크대학 코헨 교수와 펜실베이니아대학 레빈탈 교수가 1990년에 작성한 논문에서 제시한 개념으로 조직이 새로운 외부정보를 인식하고 분석해 자신의 지식으로 통합한 뒤 이를 혁신과 성과로 이끌어내는 능력을 가리킨다. 그런데 흡수역량은 수용성(receptivity)과 혼동되기 쉽다. 수용성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정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초기반응과 태도를 나타내는데 개방성이나 긍정적인 태도와 같은 심리적 또는 문화적 요소와 관련이 있다. 따라서 흡수역량은 수용성과는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개념이다. 그리고 지금 같은 변화의 시기에는 수용성을 높이기보다 혁신역량을 높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즉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수용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공지능이라는 혁신적인 과학기술로 인해 초래되는 경제와 사회의 변화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이것을 기회 삼아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러나 기업의 흡수역량은 기업 자체의 노력만으로 증진될 수 없다. 유연하고 개방적인 기업조직,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자금과 전문인력 확보, 혁신과 도전을 장려하는 기업문화 등은 흡수역량을 높이기 위해 기업이 스스로 해야 할 일들이다. 그러나 혁신을 위해 기업-대학-연구소가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하거나, 새로운 기술도입을 촉진하도록 규제를 유연하게 개선하거나, 기업이 더 많은 자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할 수 있도록 보조금과 세제혜택을 제공하거나, 인터넷 같은 정보통신 인프라를 강화해 지식 접근성을 높이는 일은 정부가 해야 할 과제다.(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전 대한상공회의소 SGI연구원장)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前 대한상공회의소 SGI 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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