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모친 살해한 전교 1등 아들 "母 위로 못한 게 너무 후회"
두 아이 아빠 됐다…"이 사실 털어놓을 준비"
강 씨 "나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서울=뉴시스]이혜수 인턴 기자 = 13년 전 '전교 1등 모친 살인사건'으로 알려진 피의자 강준수(가명)씨가 방송에 나와 당시 살인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강준수 씨는 어머니로부터 학업을 이유로 지속적인 학대를 당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살인을 저지른 것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17일 tvN에서 방영된 '이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에서 강 씨는 "비난하는 분들이 있으실 거라는 생각이 확실히 있고 잘 전달 될 수 있을까 하는 염려가 든다"며 말문을 열었다.
강 씨는 2011년 3월 13일 고3 수험생 아들 이 어머니를 살해하고 8개월 동안 그대로 방치했던 사건으로 알려진 피의자다.
당시 상황에 대해 묻자 강 씨는 "(그 순간이) 명확하게 기억은 잘 안 난다"며 "먼저는 무서웠고 그 다음으로는 죽기 싫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 2심 판결문에 따르면 강 씨는 당시 전날 밤인 12일 밤 11시께부터 13일 아침 8시까지 9시간 동안 골프채로 200여대를 맞은 상태였다.
더불어 강씨는 10일부터 3일간 잠을 자지 못하고 밥을 먹지 못하는 체벌을 받은 상황이기도 했다.
강 씨는 "밥을 먹으면 잠을 자니까 밥을 못 먹게 하셨다"며 학업을 이유로 잠과 밥을 금지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강 씨는 11살 때부터 강도 높은 학업 성취 강요와 학대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치료감호소 국립법무병원 정신감정서에서 강 씨의 진술을 담았는데 '하루 이틀 지나니 밥 못 먹는 것은 별로 힘들지 않고 별 느낌이 없었다. 그러나 잠을 못 자는 것은 힘들었다'며 '내가 짐승이 되는 느낌, 누가 건드리면 주먹이 나갈 듯 하고 짜증나고 다른 데는 별 감각이 없는데 머리와 눈에 감각이 몰린다'고 적혀있다.
강 씨의 어머니는 아들인 강 씨를 체벌한 후 아침 8시가 넘어서 자기 위해 안방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강 씨는 다시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기 위해 앉으려고 하자 맞은 부위에 피가 배어 나오는 상태였다고 방송에서 전했다. 공부 계획표를 짜기 위해 잠시 멍하게 있던 중 탁상 달력에 '학부모 상담'이 적힌 걸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강 씨는 방송에서 "저 날 세상이 끝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렇게 강 씨는 부엌으로 가 칼을 집어 들고 어머니가 있는 안방으로 들어간 후 살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시신이 방치된 상태로 강씨는 8개월간 시신과 동거했다. 이후 2011년 11월 별거 중이던 아버지가 아들이 오래동안 연락이 되지 않는 점을 이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하면서 강 씨가 체포되고 사건이 알려졌다.
법원은 강 씨가 지속적으로 학대를 당했다는 점과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극심하게 폭행을 당했다는 점을 참작해 강 씨에 단기 3년, 장기 3년 6월을 선고했다. 우리사회가 내릴 수 있는 최저 형량이었다.
2심 재판에서 강 씨를 변호했던 이명숙 변호사는 방송에서 "(강 씨는)계속 폭행을 당해왔고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도 요청할 수도 없는 극한 상황이었다"라며 "어머니의 폭행으로부터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선택한 최후의 수단이었다"라고 말했다.
강 씨는 당시 상황을 돌이키며 후회하는 심경을 고백하기도 했다. 강 씨는 "점점 저에게 (학업적으로) 압력을 줄 때 이제서야 조금씩 해석이 되는 것들은 어머니가 점점 더 불안해하셨던 것 같다"라며 "어머니께 '내가 아니어도 어머니는 대단한 사람이고 귀한 사람이고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라고 어머니를 위로해드리지 못한 게 너무 후회된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강 씨는 현재 서른 한 살로 두 아이의 아빠가 됐다. 강 씨는 언젠가 아이들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기 위해 준비하면서 살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강 씨는 "혹시라도 지금 열여덟 준수(가명)와 같은 상황을 겪고 있다면 부디 자신과 같은 선택, 자신과 같은 후회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을 남겼다.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을 당시 사람들은 어머니는 살인 사건의 피해자이지만, 강 씨 역시 피해자이기도 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oo102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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