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의대 교수들 폭주 더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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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은 자신이 진료하는 환자를 흔히 '내 환자'라고 한다.
그런 의대 교수들이 '내 환자' 진료를 하나둘 포기하고 있다.
전공의, 간호사, 의대생, 환자 모두 의대 교수의 지휘 또는 보호를 받는다.
한밤중에도 응급환자 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달려가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게 의대 교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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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은 자신이 진료하는 환자를 흔히 ‘내 환자’라고 한다. 동네 개원의보다 대학병원 의사들에게 이런 경향이 더 강하다. 환자를 대하는 의사들의 자세가 고스란히 담긴 표현이다. 이런 말을 들을 때면 위급한 중증환자를 대하는 책임감과 의술에 대한 자신감이 함께 느껴지곤 한다.
그런 의대 교수들이 ‘내 환자’ 진료를 하나둘 포기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을 필두로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빅5’ 병원이 집단휴진에 가담했다. 의대 교수들의 집단휴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의사들이 내건 요구가 비현실적이어서다. 정부 행정명령을 거부한 전공의를 무조건 처벌하지 말라는 건 법치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의사가 특권층이라는 비판만 받게 될 것이다. 의대 정원 증원 재검토도 이미 물 건너갔다.
끝이 보이지 않는 의정 갈등
이런 상황을 의대 교수들이 모를 리 없다. 그런데 왜 이들이 ‘내 환자’ 진료까지 팽개치고 휴진을 선택했을까. 우선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4개월 동안 병원을 지키던 의대 교수들이 사실상 번아웃된 영향이 크다. 환갑을 넘긴 교수들조차 낮에는 외래 진료를 하고 밤엔 당직 근무를 섰다. 체력적으로 지칠 수밖에 없다. 몸이 지치고 힘들어 사명감마저 흔들렸을 수 있다. 오죽하면 더는 몸 갈아 넣는 거 못 버티겠다고 할까 싶다.
둘째는 분노다. 의대 증원 등 의료개혁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의사집단이 무시당했다는 박탈감이 크다. 의료 최고 전문가들을 배제한 채 정책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밥그릇 지키려고 환자를 외면한다는 여론도 견디기 힘들어한다. 이런 여론몰이를 정부가 조장했다는 게 의사들의 인식이다.
셋째는 먹이사슬 붕괴다. 의대 교수는 의료계에선 최정점에 있는 존재다. 전공의, 간호사, 의대생, 환자 모두 의대 교수의 지휘 또는 보호를 받는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의대 교수-전공의-의대생으로 이어지는 위계질서가 무너졌다. 자유의지가 강한 MZ세대 전공의들은 과거처럼 의대 교수에게 복종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스승을 중간 착취자라며 비판했다. 학부모들까지 의대 교수들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몰아세웠다.
환자 돌봄 소명 버려선 안 돼
의사는 사명감으로 버티는 직업이다. 한밤중에도 응급환자 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달려가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게 의대 교수들이다. 전공의들은 그런 교수 밑에서 소명의식을 키운다. 물론 돈벌이가 목적인 의사도 한둘은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의사는 필수의료 분야에서 위급 환자를 살려내고 있다. 이런 일선 의료 현장에선 ‘개인적 이기심’이 삶의 핵심 동력이라는 막스 베버의 이론이 설 자리가 없다.
의대 교수들은 도무지 말을 들어먹지 않는 정부 때문에 집단휴진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했다. 그들이 외치고 싶은 말은 의료 붕괴 방지다. 아이러니하게도 의료 붕괴의 시작점이 의대 교수가 될 판이다. 의대 증원이든, 필수의료 수가 인상이든 다양한 정책적 수단 논의가 지금 당장 치료를 요하는 환자를 앞설 순 없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병원과 학교로 돌아오게 하는 것도 스승인 의대 교수의 도리다. 의료개혁 논의는 그다음 일이다. 지금은 의료 정상화가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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